신생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민족통일의 선결조건
안재홍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비판적으로 지지
경희대 한국현대사연구원이 발간한 이 책은 해방후 남북한의 국가 건설과 전후 처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안재홍 전문 연구자인 김인식 중앙대교수의 논문 <제헌의회기 안재홍의 대한민국 보성강화론>도 실려 있다.
안재홍은 해방 다음날인 8월 16일 경성방송국에서 국내민족지도자들을 대표해 ‘해내, 해외 삼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첫 해방연설을 통해 광복 이후 우리 민족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후 민세는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잠시 활동했고, 바로 국민당을 창당하고 당수를 맡았다. 이 시기 임시정부 영립보강론을 주장하며 김구 선생이 이끌었던 임정을 지지, 한독당에 합류했다. 그러나 미소공동위원회의 개최와 함께 상황 변화를 인식하고 좌우합작운동에 적극 나섰다. 또한 이를 성사 시키고자 1947년 2월에는 민정장관에 맡아 통일 정부수립에 힘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민세는 1948년 8월 15일 역사적으로 출발한 신생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적으로 지지했다.
대한민국을 지지하고 잘 육성해서 남북통일의 주체가 되게 만들어야
해방 이후 3년간 통일민족국가 수립에 노심초사했던 안재홍에게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최선한 차선책’이었다. 그러나 신생 대한민국은 분단 정부라는 뚜렸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안재홍은 적정한 시기에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서는 신생 대한민국이 민주역량의 집결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세는 대한민국을 지지하고 잘 육성해서 남북통일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봤다.
안재홍은 한민족의 분단이 그러하였듯이, 민족통일의 문제도 미국과 소련이라는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결정력을 지녔다고 인식하였다. 그러나 그는 한민족 내부에서 통일의 주체 조건을 형성하여 국제사회의 여건이 변화되는 시기에 대응하고자 하였다. 이는 바로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여, 북한에 견주어 ‘정치적 우월성’을 확보함으로써 민족통일의 주도력을 발휘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대한민국의 민주화로 나아가는 민주정부 수립은, 민족통일의 선결요항으로써 근본 방책이었다(해방 후 남북한의 국가건설과 전후처리, 64쪽).
1948년 정부 수립이후 안재홍이 주장한 ‘대한민국 지지·육성론’은 민족의 비원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 오늘날에도 다시금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소중한 문제의식이다.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은 권위주의 독재를 수차례 경험했고, 1987년 제도적 민주화에 성공했다. 이제는 87년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황우갑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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