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현재 100여 권 넘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백두산정계비를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실측 기록 남겨

올해는 민세 안재홍이 백두산 기행을 다녀온 지 90년이 되는 해다. 이 책은 안재홍의 첫 단행본이며 가장 대중성이 있는 글이기도 하다. 민세는 일제강점기에 『백두산등척기』(1931), 『중국의 금일과 극동의 장래』(1935)를 해방 후에는『신민족주의와 신민주주의』(1945), 『조선상고사감』(1947), 『한민족의 기본진로』(1949) 등 5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민세는 1930년 7월 24일 서울을 떠나 함경도 주을온천, 무산읍, 신무치를 거쳐 31일 오전 11시에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민세의 백두산행은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을 정한 백두산정계비를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실측한 역사적 의의도 크다. 민세는 그해 9월 조선일보에 백두산 기행문을 연재하고 이듬해 단행본으로 발간했다. 안재홍기념사업회는 2010년 민세 백두산행 80주년을 기념해 평택시 지원으로 이 책을 재출간했다. 평택과 인연이 있는 해냄출판사 송영석 사장의 도움도 컸다.

 

일제 식민사관에 맞서 단군조선의 역사를 지키고자 고군분투

안재홍은 백두산 답사를 통해 일제식민지 사관에 맞서 단군조선을 재조명하고 한민족의 독립의지를 고취하고자 했다. 민세는 고조선의 중심지를 만주라고 생각했다. 민세는 식민지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에 바탕을 두고 민족정기를 다시 살려 젊음과 용기를 잃지 말자고 호소한다.

 

현실은 어디까지나 현실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냉혹하며 선악의 방벽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의 무덤 앞에서 외로운 빗돌이 되지 말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젊음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한다. 그리하여 백두산에서 울려오는 도끼의 성음(聖音)이 온누리에 퍼져서 민족 전체가 투지를 살려야 한다(안재홍, 백두산등척기, 155쪽).

 

코로나 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속에 올해 민세 백두산행 90년 기념 답사가 취소돼 아쉽다. 민세의 『백두산등척기』는 최남선의 『백두산근참기』와 함께 백두산 관련 최고의 기행문이다. 이 책은 해방 후 국정교과서에 글 일부가 실려 청소년들의 사랑도 받았다. 백두산에 오를 계획이 있는 독자들은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언젠가 중국이 아닌 민세가 갔던 북녘땅 그 여정을 따라 백두산에 오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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