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덕규, <권력과 지식인>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총 100여 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지적 성찰 기초한 혜안으로 민족단합 힘쓴 안재홍 평가해야
이 책은 원로 정치학자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011년 집필했다. 1945년∼1948년 해방 3년 극심한 좌우 갈등속에서 당대 지식인들의 정치적 실천과 권력지향 태도를 분석했다. 이 책의 서두는 삼균주의를 제시한 조소앙과 신민족주의를 주창한 안재홍의 활동과 사상에 대한 성찰로 시작한다. 필자는 권력투쟁에 몰두하며 자파 이익을 우선시한 지식인들과는 달리 민족의 독립과 분단 극복이라는 대의명분을 올곧게 실천했던 안재홍과 조소앙의 지적 실천에 주목했다. 이들의 삶은 오늘날 여전히 정치과잉의 시대에 지식인이 어떤 자세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책임있는 태도인지 일깨우고 있다. 민세는 건준 부위원장, 국민당 당수, 신탁통치반대국민총동원위원회 부위원장, 한독당 상무위원, 민주의원, 입법의원, 좌우합작 우측대표, 미군정청 민정장관, 신생회 회장, 제2대 국회의원 등으로 현실 정치에서 고군분투했다.

 

정치적 지식인, 사회구성원 모두 위한 통합 실천에 힘써야
저자는 지식인이 주도한 해방 정국에서 좌우의 극심한 대립은 구체적 분석보다 감성적 논의에 치중하는 대중 추구, 사색과 성찰보다 지지나 반대를 전제로 하는 행동의 유도, 비교론적 평가보다 저항적 주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봤다. 그러나 이 시기 김규식, 안재홍, 조소앙 등으로 상징되는 중도파 지식인들은 민족의 단합과 국권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실천했다.

삼균과 민세 두 사람의 민족주의를 살펴보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그들은 계급보다 민족을 소중히 여겼으며 외세 의존에서 벗어난 민족적 독자성을 주장했으며 이는 기존의 특정 이데올로기적 지향이 아니라 민족의 전통성에 발판을 둔 새로운 지향이었다. 민족구성원으로 무엇보다 먼저 민족의 단합을 이룩하고 국권을 회복하는 일에 진력해야 했고 민족지도자라면 이러한 열망에 바탕을 두고 서로 손잡고 민족발전을 모색해야 마땅했기 때문이다(진덕규, 권력과 지식인. 22~24쪽).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
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책에서 진 교수는 지식인의 현실참여는 어느 특정 깃발이나 정파를 위한 전위대일수 없고 미래를 위한 자신의 관념과 주장이어야 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통합적 실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치에 참여하는 지식인의 당위적 지향은 권력정치를 시민정치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자율적인 공동체 사회, 주민 참여의 심의민주주의, 강한 시민사회 작은 국가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정치적 지식인 안재홍의 실천에서 배워야 하는 교훈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통합의 정치가 2020년 한국정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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