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족주의 역사학으로 한국 근현대사학 발전에 기여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100여 권 넘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고덕 두릉산방은 평택이 자랑할 조선학운동의 산실
이 책은 1994년 창작과 비평에서 상하권으로 출판했다. 여기에서 안재홍은 정인보, 문일평, 백남운, 이청원, 전석담, 손진태 등과 함께 민족국가 건설기의 주요 역사가의 한 사람으로 소개 되고 있다. 안재홍의 다양한 지적 활동 가운데 역사학, 특히 조선학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실천은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세는 1932년 4월 자신이 8년간 재직했던 조선일보에서 물러났다. 이 해에 낙향해서 평택 고덕면 두릉리에 사랑채를 건립했다. 본격적인 역사서 집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이곳에서 1934년부터 1938년까지 일제강점기 최대 출판사업의 하나인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교열작업이 위당 정인보와의 교대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일제 식민사관에 맞서 역사 관련 역저인 ‘조선상고사감’, ‘조선통사’ 등을 집필했다. 그런 의미에서 평택시 고덕면의 두릉산방은 조선학운동의 산실이다. 안재홍의 민세주의, 신민족주의 구상도 이곳에서 구체화되었다.  

고조선과 단군, 삼국사 연구를 통해 고대사의 복원과 재해석에 힘써 
역사학계에서는 안재홍의 역사학을 이전 민족주의 사학과 구분해서 신민족주의 사학이라고 칭하고 있다. 해방 이후의 바쁜 정치활동속에서 학문적으로 구체화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역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일제의 한국 고대사 왜곡에 맞서 고조선과 단군, 고구려·백제·신라의 역사 등 고대사의 복원과 재해석에 힘쓴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재홍은 신채호·정인보류의 민족주의 역사학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면서 해방후 새로운 민족주의 사학을 모색하는 단서가 된 신민족주의 역사학을 제창했다는 점에서 한국 근현대 사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의 역사연구의 백미는 한국고대사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에 있다. 한국고대사는 한민족의 형성과 민족의 시원을 밝히는 연구 영역으로 당시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고 특히 일제 관학자들의 식민사학에 의해 왜곡이 가장 심한 부분이었다(조동걸·한영우·박찬승 엮음 한국의 역사가와 역사학. 창작과 비평사. 204~205쪽).

어느 시대나 역사의식이 뛰어난 지도자가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안재홍의 치열한 삶의 바탕에는 역사적 소명의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의 재확산 조짐으로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사회지도층은 과거에서 배우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는 역사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고난의 시대에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힘껏! 정성껏! 재주껏! 최선을 다한 안재홍의 빼어난 역사의식이 그리운 요즘이다.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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