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총 100여 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완성자 이태준이 집필한 바른 문장쓰기 입문서

이 책은 소설가 상허 이태준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나’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민족교양과 한글 수호에 힘쓰고자 집필했다. 청록파 시인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을 등단시킨 문예잡지『문장』의 편집자로 1939년 창간호부터 연재하다가 1940년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됐다. 해방 후 1947년 박문각에서 증보판을 냈고 1988년 월북문인 저서의 해금 후 창비에서 다시 출간했다가 2005년 개정판을 냈다.

『문장강화』는 글쓰기의 방법과 원리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 받는 책이다. 상허는 1930년대 말 ‘시에는 정지용, 문장에는 이태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단편 작가로 인정받았다. 당대 조선의 모파상으로 불리며 한국 근대단편소설의 완성자라는 영예를 누린 문인이다. 상허의 작품 중 단편 『달밤』, 『복덕방』등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실려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태준은 안재홍과 함께 1935년 8월 우이동에서 열린 조선어 표준어사정위원회 2회 모임 때 위원으로 참여해 우리말 사전 간행에도 힘썼다. 그러나 그는 해방 이후 월북, 비극적 생을 마감했다.

 

안재홍의 글, 사리가 정당하고 논리가 바른 논설문의 모범

이 책에는 모범적 글쓰기의 예로 안재홍의 글이 예문으로 소개되고 있다. 문체 편에서 강건체의 대표적인 문장으로 민세가 쓴 『백두산등척기』서문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논설문의 모범적 문장으로 안재홍의 ‘독서개진’론을 예로 들고 있다. 상허는 안재홍의 장강대하(長江大河)와 같은 호소력 강한 문장은 독자를 압도하는 충격을 주는 힘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리가 정당하고 논리가 바른 것은 물론 내용 이상 독자를 압도해 충격을 주는 힘이 있다. 거침없이 흐르는 물과 같은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일종의 엄연미다. 이것은 문체의 힘만은 아니요 필자의 기개요 위엄 있는 태도라고 하겠다. 대중과 대세를 상대로 하는 글은 연설이나 마찬가지로 우선 관심을 끌고 못 끌고에 따라 효과에서 차이가 클 것이다(이태준, 문장강화. 191쪽).

 

안재홍은 방문객들과 대화하면서도 10분이면 글 한편을 완성할 만큼 속필에 능했다. 안재홍은 정인보, 이광수, 최남선, 홍명희, 염상섭, 심훈, 김동환, 변영로 등 당대 대표적인 문인들과도 꾸준히 교류했다. 일제 강점기 14회의 국내외 여행 후 쓴 기행수필과 식민정책을 냉정히 분석한 비평수필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독보적이다. 안재홍은 1930년대 사회주의 성향 김명식과 함께 최고의 논객으로도 평가받았다. 앞으로 평택이 낳은 대표적 근대문인 안재홍의 문학 활동에 대한 재조명이 지역문인들의 참여 속에 꾸준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
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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