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갑이 들려주는 민세 안재홍 파워 독서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100여 권 넘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민족을 사랑한 경성의전(현 서울의대) 출신 의사이자 민족운동가

광복 75주년을 앞둔 지난 8월 12일 저녁 광주광역시에서는 해방의 참뜻을 되새기는 소중한 행사가 열렸다. 의사로 민족운동에 헌신했으나 잊힌 인물인 김범수를 조명한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김범수는 현 서울의대의 전신인 경성의전 출신으로 독립, 통일의 길을 선도했고 청년기부터 안재홍과도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민세는 민족운동 시기 영호남 지역 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터웠다. 특히 광주지역의 여러 인사들과 꾸준하게 교류하며 민족운동의 길을 함께 모색했다. 대학 후배로 항일 언론 활동을 함께한 최원순과 그의 부인으로 근우회에 참여한 호남 최초의 여의사이자 광주YWCA를 이끈 현덕신, 신간회 광주지회장을 역임하고 한센병 퇴치에 힘쓴 광주 YMCA의 창립자 최흥종, 일본 유학시절 동기로 호남은행을 설립한 현준호, 남화의 대가 허백련, 1919년 함께 옥고를 치르고 5.18 당시 수습대책위원장을 지낸 최한영 등이 있다.

 

김범수, 1919년 대구 감옥에서 안재홍과 만나 많은 감화 받아

이 책은 사학자인 필자가 발로 뛰며 흩어져있던 의사 김범수 관련 자료를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김범수는 광주지역 3.1운동을 주도했고, 출옥후 의사로 광주의 심장을 지키며 인술로 지역 민초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해방후 진보적 민족주의자로 건준과 좌우합작에 참여했다. 그러나 한국 전쟁중에 백아산에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이 책은 청년 김범수와 안재홍과의 소중한 인연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광주 3.1 운동으로 대구 형무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김범수는 본인의 진로와 관련해서 옥중에서 중요한 인물을 만난다. 이 가운데 민세 안재홍도 있었다. 이 때 김범수는 안재홍으로부터 많은 감화를 받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안재홍은 대구 형무소에서 3년간 복역하고 있는 동안 먼저 출소한 김범수, 최한영 등 광주지역 독립운동가들에게 한시를 지어주었다. 민세는 씩씩하게 형무소에서 이별하였던 광주 청년들이 십수인이 넘고 이 가운데 친우가 된 이가 적지 않아 광주는 언제나 친숙미가 있다고 했다(박해현, 의사(醫師) 김범수 연구 128~135쪽).

의사(醫師)라는 직업에 쓰이는 ‘사(師)’자는 고대 중국의 군사 조직에서 유래했다. ‘사(師)’는 전쟁이 나면 최전방인 성밖에 머물면서 적과 맞서 성안의 백성을 보호했다. 여기서 유래해 후대에 인격과 지식을 고루 갖춘 직업에만 ‘사(師)’를 썼다. 코로나 19의 최전선에서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의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민족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김범수의 삶도 더 많이 대중과 후배의사들에게 알려지기 바란다.

황우갑 시민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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