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100여 권 넘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민족주의, 이제는 버려야하나>
이선민, 2008년, 삼성경제연구소

21세기 다문화시대에 바람직한 한국민족주의의 미래 성찰

이 책은 학술전문기자인 조선일보 이선민 선임기자가 집필했다. 필자는 문화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21세기 다문화사회에서 한국의 민족주의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탈민족주의 시대 한국의 민족주의의 세 가지 쟁점을 분석하고 있다. 그 쟁점은 한국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나, 동북아에서 민족주의는 쇠퇴하는가, 민족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이다.

필자는 한국 민족주의를 보는 이념 지향으로 민족을 중시해온 근대발전국가론의 우파 민족주의와 민족해방론의 좌파민족주의, 탈민족 관점의 신자유주의의 우파 세계주의와 세계시민주의의 좌파 세계주의라는 4가지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민족의 범위와 관련해서 현재 한반도 남쪽을 공간으로 하는 대한민국 민족주의, 남북통합을 염두에 둔 한반도 민족주의, 전 세계 한인공동체를 단위로 하는 한민족민족주의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봤다.

 

안재홍의 신민족주의, 20세기 열린 민족주의의 대표적안 사상적 성과

필자는 21세기 한국민족주의의 미래와 관련해서 특히 열린 민족주의에 주목하고 있다. 남북통일과 한민족공동체의 번영을 이룩하려면 세계사의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자기 줏대를 가지고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엄혹한 일제강점기에 치열한 지적 사유를 통해 안재홍이 정립한 민세주의는 한국민족주의의 오래된 새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한국의 열린 민족주의와 관련하여 우리는 일제 강점기 국내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민족주의자 안재홍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재홍의 신민족주의는 우리 민족이 20세기에 만들어낸 열린 민족주의의 대표적인 사상적 성과다. 세계사의 흐름과 민족주의를 연결시키려고 한 안재홍의 정신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소중하다(이선민, 「민족주의, 이제는 버려야하나」 118쪽).

최근 평택문화재단 주관 문화다양성 관련 전문가그룹 인터뷰에 참여했다. 문화재단 설립과 함께 도시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품격있는 정책수립 준비 작업이라 생각해 흔쾌히 참여했다. 2014년 문화다양성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개인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다양성에 기초한 사회통합과 새로운 문화 창조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평택은 세계 최대 미군기지 이전 주둔, 평택항을 통한 중국과의 교류 확대, 이주노동자 등 해외 이주민의 증가 등으로 어느 지역보다 문화다양성에 대한 고민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평택에서 향후 문화다양성 관련 정책 추진에 안재홍의 열린 민족주의가 소중한 정신적 좌표가 되면 좋겠다.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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