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긍정과 역동의 민족성 찾고자 노력
‘조선상고사관견’ 초기 민세 사상 이해에 중요한 글
이 책에는 1930년 1월 30일에서 4월 5일까지 민세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조선일보에 연재한 ‘조선상고사관견’의 학술적 의의를 분석한 논문이 실려 있다. ‘민세주의’와 ‘신민족주의’로 요약할 수 있는 안재홍의 독립․건국 사상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이는 일제 식민지 시기를 겪으면서 오랜 기간 고민해 온 ‘민족성’문제에 대한 처절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민세는 일제에 의한 침탈로 우리민족 사이에 만연했던 자기비하적인 ‘민족성’을 극복하고 긍정과 역동의 ‘민족성’을 찾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상고사관견’은 1930년대 중반 주창한 ‘민세주의’, 해방 후인 1945년 신국가건설운동을 위해 집필한 <신민족주의와 신민주주의>나 1949년 쓴 <한민족의 기본진로>의 사상적 뿌리였다.
인류문화의 보편성에 바탕을 둔 한민족의 고유한 민족성 탐색에 힘써
1927년 2월 신간회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안재홍은 그해 전국을 돌며 신간회 지회 설립에 힘썼다. 그러나 1928년 신문 필화로 2차례 수난을 당하고 신간회민중대회 사건으로 1929년 말 다시 투옥됐다. 이 시기 감옥에서 역사연구의 과학적 방법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민세는 모건이 쓴 <고대사회>를 읽으며 인류문화의 보편적 발전법칙에 의해 성립한 민족문화로부터 특수하고 고유한 한민족의 민족성을 이해하고자 했다.
1920년대 이래 안재홍의 관심은 조선인의 특수문화로부터 민족성을 해명해 내는 것에 있었다. 그는 관용성의 결핍과 정치적 결벽으로 대표되는 부정적 민족성을 타파할 수 있는 조선인의 본질적인 민족성을 확인하기 위해 조선의 상고사로부터 조선인의 특수한 문화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모건의 고대사회 이론을 수용하고 최남선의 상고사 연구 성과를 도입하였다. 그리하여 조선이 원시 혈족사회, 씨족사회, 부족과 부족연합이라는 사회진화의 과정을 거쳐 결국 ‘근대식 국가’를 형성하고 ‘민족문화’를 창성하는 상고사의 역사상을 구상해냈다(식민지 조선의 근대학문과 조선학 연구, 238쪽).
일제 침략에 맞서 글과 행동으로 저항했던 민세는 9차례 수난을 당했다. 그러나 민세는 감옥에서 한국고대사 관련 다양한 글을 섭렵하면서 조선 상고사 연구에 몰두하고 올바른 민족성 정립에 힘썼다. 안재홍의 고대사 관련 저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아직 미진한 편이다. 학제간 연구를 통해 고대사 연구를 기반으로 한 민세 사유 세계의 변화과정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꾸준하게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다.
황우갑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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