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직언론인의 대부 송건호가 쓴 안재홍 등 민족지도자의 삶과 정신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총 94권 출간돼 있다. 올해도 몇권이 준비되고 있다하니 조만간 100권을 넘길 것이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평택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 여기며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이 책은 한국 언론사에 큰 자취를 남긴 해직언론인의 대부 청암 송건호가 썼다. 1984년 청암이 출간했던 『한국현대인물사론』을 그의 사후에 2009년 개정 재출간 한 것이다. 이 책에는 안재홍을 비롯해 김구, 이승만, 여운형, 김창숙, 이동녕, 안창호, 김교신, 한용운, 신채호, 함석헌 등 11명의 민족지도자들의 삶과 정신이 소개되고 있다. 언론인 송건호는 신채호, 안재홍, 천관우로 상징되는 지사형 언론인의 맥을 잇고 있다. 청암은 1974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의 언론 탄압과 기자 대량 해직에 맞서 사직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조직, 초대 의장을 지냈고『말』지를 창간해 신군부의 보도지침에 맞섰다. 1988년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으로 언론민주화운동에 힘썼다. 그에게 있어서 9번 감옥간 안재홍은 당대 유력한 언론인들이 일제에 타협의 길을 걸어갈 때 꼿꼿이 언론정도를 지킨 비타협 선배언론인의 사표였다.

 

안재홍, 현대한국민족사에 잊지 못할 굵직한 발자국 남겼다고 평가

청암은 안재홍을 민족운동가로서 언론인으로서, 사학자로서 또 8.15 후에는 정치가로서 현대 한국민족사에 잊지 못할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1945년 8월 16일 휘문학교에서 열린 해방기념식에 나온 걸인과 같은 민세의 모습에서 조선 민족의 양심을 발견했다.

민세와 같은 인물이 편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는 방법과 길을 모르고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그는 8·15 해방을 맞았다. 거의 걸인과 같은 그 초라한 민세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민족의 양심을 발견한다. 우리 민족은 민세와 같은 지도자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송건호, 역사에 민족의 길을 묻다. 154쪽 )


청암은 해방후 좌우합작운동에 참여했던 안재홍의 미군정 참여, 남한 단독정부 수립 지지 등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청암은 민세가 거짓없고 순정한 인간으로서 온갖 고초를 겪은 민족지도자였다는 사실만큼은 높이 평가했다. 이 책은 6·25 때 납북되어 한국현대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던 민족지도자 안재홍을 재평가하고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책 출간 5년 후인 1989년 3월 1일 안재홍에게 대한민국 건국훈장이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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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갑 시민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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