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애를 실천했던 온건파 지식인 안재홍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총 94권 출간돼 있다. 올해도 몇권이 준비되고 있다하니 조만간 100권을 넘길 것이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평택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 여기며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언론기자가 쓴 안재홍 등 중간파 민족지도자의 삶과 정신

이 책은 경향신문, 중앙일보에도 근무했던 김재명 프레시안 전문기자가 썼다. 필자는 극좌와 극우의 편향성을 극복하고 민족통일과 화합을 부르짖었던 세칭 중간파 민족지도자들의 삶을 재평가하고자 했다. 이 책에는 안재홍을 비롯해서 김규식, 조소앙, 원세훈, 김창숙, 김성숙, 장건상, 조완구, 유림 등 9인의 치열한 민족통합의 실천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식민지시대와 해방정국에서 일관되게 민족의 자존과 통일을 추구하다 현대사의 무대 뒤편으로 사라진 민족지성들의 가시밭길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안재홍의 삶 전체를 개괄하면서 일제 강점기 언론과 역사 연구 작업을 통한 민족정기 세우기와 해방후 다양한 정치활동 참여 과정을 여러 일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안재홍은 한마디로 민족애를 실천했던 온건파 지식인이었다고 정의했다. 긴 투옥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자존을 지키려했던 흔치 않은 지도적 인물로 안재홍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땅의 사람들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자존마저 군화 아래 짓밟히던 때가 일제 식민지 시대였다. 이 시기 안재홍은 무려 9차례, 7년 3개월 간의 투옥에도 끝내 꼿꼿하게 머리를 치켜들었던 인물이다. 병약했고 모진 고문으로 허리마저 못썼지만, 그는 식민지 시대엔 마지막까지 지조를 지키며 민족정기를 되살리려 분투했었다(김재명, 한국현대사의 비극 221쪽)

안재홍 등 민족지도자들의 한국전쟁 납북으로 정치 갈등 더 심해져

필자는 건준 참여와 탈퇴, 반탁운동 주도와 미소공위 참여, 중경임시정부 지지와 이에 대립하던 미군정 참여, 남북협상 포기와 5.10 단독선거 수용, 초계급적 화합을 강조한 신민족주의 등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일생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최선한 차선책을 부단히 추구하며 시대 상황에 대응했던 경계인 안재홍의 입장은 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해방공간의 극심한 좌우 갈등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상징되는 2020년 소용돌이 한국 정치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역사가들은 이런 극심한 갈등의 원인중 하나로 이 책에 소개된 안재홍, 김규식, 조소앙 등 세칭 중간파가 6.25 이후 납북된 것을 꼽는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21세기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유효한 가치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황우갑 시민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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