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talk talk talk 현덕면 진종범>

진종범씨와 아버지 진성진씨

“사과재배의 새로운 길 열어요”

안중읍 현덕면에는 이제 막 사과수확이 끝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대진농장이 있다. 35년 간 축산업을 해오다 3년 전 과수로 작목을 바꾼 아버지와 함께 사과 농사를 시작한 진종범(31) 씨는 우리에게는 낯선 밀식재배 방식으로 사과를 재배한다. 보통 4m*2m 간격으로 심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밀식재배는 나무 사이의 거리가 2m*70cm에 불과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나무를 심어서 단일 면적 당 수확량을 3배 이상 올린다. 현재 평택에는 24개의 사과재배 농가가 있고 그 중 밀식재배 방식을 사용하는 곳은 진종범 씨의 대진농장을 포함해 8개 농가이다.

“농지 대비 수확량이 많은 만큼 까다로운 기술이 많이 필요합니다. 관리방식도 기존의 재배법과는 많이 달라요.” 성공적인 수확을 위해 지금도 대학교수에게 한 달에 한 번씩 교육을 받는다는 진종범 씨와 아버지는 맛좋은 사과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종범 씨는 새가 날아들어 사과에 상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2500여 평의 과수원에 그물을 쳤다. 새 피해는 막았지만 지난겨울 폭설로 그물이 내려앉아 4800그루 중 1500그루가 쓰러졌다. 지금은 70cm지만 당시엔 30cm간격으로 심었던 사과나무를 뽑아 쓰러진 나무가 있던 자리로 옮겨 심어 지금의 과수원 형태가 되었다. “눈에 내려앉은 나무를 보고 절망스러웠지만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무 간격을 넓히게 되면서 일하기가 편해졌거든요. 나무도 더 잘 자라는 것 같고요.” 밀식재배 방식은 최근에 개발된 기술로 아직까지는 전국적으로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연구자와 농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첨단 농법이다.

밀식재배용 묘목은 나무가 굵지 않아 햇빛을 받기에 좋다. 따로 반사판을 깔지 않았고, 색소를 입히지 않았는데도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과 단 맛을 낼 수 있는 이유이다. 또한 5년 후에 수확할 수 있는 기존의 사과나무와 3년생 식재후 바로 수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첨단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진종범 씨 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평택은 사과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평택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사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지역의 농·특산물을 소개합니다> 진종범 농부의 ‘당도 높은 사과’

수확한 사과를 포장하고 있다.

햇빛 많이 받아 더 달고 더 붉어

요즘은 사시사철 사과를 먹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사과는 늦여름부터 가을에 나오는 사과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펙틴,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사과는 건강을 위해서도 챙겨먹기 좋은 과일이다. 특히 밀식재배로 수확한 사과는 그 맛까지 더 달다고 한다. 밀식재배란 처음 나무를 심을 때 밀도를 매우 높게 하여 심는 방법으로 토양의 유실이 적어서 산림의 황폐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밑가지 발생이 억제되고 수고생장이 촉진되어 나무줄기가 곧고 마디가 적은 나무가 많이 생산된다. 아울러 가지치기 작업이 줄고 간벌을 할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간벌을 해주지 않으면 키만 큰 나무가 생산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는 재배방식이다. 진종범 씨는 겹치는 나뭇가지가 없게 가지치기를 해주는 작업이나 잎이 커지는 여름에 열매가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들이 까다로운 과정이라고 한다. 작은 실수가 수확량을 결정짓기 때문에 아버지 진성진 (63)씨와 함께 교육을 받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관록 있는 아버지와 젊은 아들이 함께하니 배우는 것에 어려움이 적다고 한다.

일반적인 사과의 당도가 11~13브릭스(Brix)이고 13~15브릭스는 당도가 높은 사과로 분류된다. 대진 농장 사과 당도는 17~18브릭스라고 한다.

당도 높은 대진농장의 사과는 평택시 안중읍에서 직거래로 구입할 수 있다.

 

편집자주

평택은 도농복합도시이다. 거대한 발전으로 도시화가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농업이다. 진위와 현덕 등 동북부와 남서부를 제외하면 해발고도 100m 이하의 저평한 곳인 평택은 농업이 깊게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농촌 노동력 부족과 소비량 감소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이유로 인해 농가의 빚이 늘고, 농촌지역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뜨거운 화두로 주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6차 산업이다. ‘6차 산업’이란 1·2·3차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으로 1차 산업의 농림수산업, 2차 산업의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의 서비스업을 복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시민들을 위한 바른 먹을거리 보급과 직거래장터 활성화 및 6차 산업 발전을 위해 <평택 ‘6차 산업’ 활성화 꿈꾼다>는 주제로 릴레이 농업인 인터뷰와 우리지역의 소중한 농·특산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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