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민수 송탄보건소장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에 최선 다할 것

기후·환경의 변화, 감염병, 고령사회 가속화 등으로 많은 이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를 나타내는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에 주목한다. 개인 건강은 개인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과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도시(Healthy City)’ 개념을 통해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면서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 협력해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인 송탄보건소는 시민의 건강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지역사회 핵심 구성원이다. 생애 주기별로 시민이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보건사업을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조민수 송탄보건소장을 만나 이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평택시민에게 자신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비전동에서 태어나 성동초교, 동중(현 신한중), 평택고를 다녔다. 대학에서 식품 관련 학과를 전공했고, 함께 공부하던 선배의 추천으로 1991년 평택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올해가 공직생활 35년 차다.

식품위생 분야에서 각종 인허가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렇게 15년을 보낸 후 보건소에서 의료기관·약국·의학단체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으며 감염병 관리를 맡아 신종플루,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방역을 담당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송탄보건소장을 맡아 진위면 서탄면, 고덕면, 청북읍, 고덕동, 서정동, 송탄동, 지산동, 송북동, 신장1·2동 주민의 건강과 시민 삶의 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확산 당시 평택보건소 감염병 관리팀장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해 1월 27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평택에서 발병했었다.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언제 발생할지 몰라 항상 초긴장 상태였다. 많은 시민이 너무 불안해하시니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했다. 7개 반 108명의 방역대책반 편성,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선별진료소 운영, 유관 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 등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주한미군, 신천지교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6만명이 넘는 근로자 등으로 어려움도 있었다. 새벽 1~2시에 귀가해 몇 시간 뒤에 새벽 출근하는 나날이 이어지다 보니 육체적으로도 무척 힘들었다. 감염병 관리팀장으로 공공 영역에서이 책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최일선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며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환경 변화로 팬데믹을 초래할 수 있는 감염병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던데.

환경적으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감염병 매개체의 출현빈도가 증가하면서 발생주기 역시 점점 짧아지고 있다. 또 교역과 외국여행의 증가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

이에 송탄보건소는 민관 협력 감시체계를 구축해 감염병 매개체 발생과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방제와 연계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보건소 홈페이지에 매주 ‘감염병 소식지’를 공개해 시민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면역력’ 개념이 확산되고 평소 건강을 관리하고 증진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평택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중점을 두는 분야가 있다면.

취약계층 대상사업 강화와 AI·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로 건강 격차도 날로 심화하는 흐름이다. 취약계층 건강증진을 위한 사업을 발굴할 때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시범사업이나 공모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 AI·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는 예산이나 인력의 한계를 넘어 더 많은 분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송탄보건소가 2020년 시작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들 수 있다. 모바일 앱을 활용해 고혈압·당뇨 전 단계, 비만, 콜레스테롤 등 건강 위험요인이 있는 20~65세 시민의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202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우수기관상’을 받으며 비대면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았다.

 

올해 송탄보건소의 주요 사업과 그 성과는 무엇인지.

생명나눔 장기기증 활성화 사업을 적극 전개했다. 지난해 연말 송탄보건소 관할 읍면동의 장기 기증자가 398명이고 내년에도 400명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보고받았다.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사람이 5만4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실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안내 의무화 홍보, 찾아가는 생명나눔 교육, 온라인·SNS 홍보 강화 등으로 기증 희망 등록률을 높이는 데 힘썼다. 보건소 직원 모두가 발로 뛰었다. 저의 경우 아침마다 가는 수영장에서 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정확하게 알리고 안내하며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았다. 장기기증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많은 분이 흔쾌히 참여해 주셨다. 보건소장이 이런 걸 받으러 다니냐며 놀라는 분도 있었다. 보람도 느끼고 흐뭇했다.

 

금연문화 정착을 위한 사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사업을 펼쳤는지와 올 상반기 성과를 알려달라.

금연문화 정착은 흡연인구가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가 흡연하지 않게 함으로써 시민 모두가 일상에서 금연을 실천하는 ‘금연도시 평택’을 목표로 한다. 송탄보건소는 높은 흡연율과 낮아지는 흡연 시작 연령을 고려해 아동기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연교육과 금연환경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치원·어린이집을 찾아가 인형극과 체험형 교육을 제공하고 청소년은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금연·음주예방 강의, 또래지도자 양성, 금연선언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4개 고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전담 금연상담사를 배정하여 개별 상담을 제공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과 연계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병·의원 협약기관을 10곳에서 17곳으로 늘리고, 금연치료 연속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 등 지역 기업과 합동으로 금연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 상반기 금연성공율 42%를 달성했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보면 송탄지역 흡연율이 19.4%로 지난해 25.1%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중단으로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상당수 감소했기 때문에 이후 수치 변동을 보고 사업의 실효성을 파악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보건소는 주민 건강 증진하고 
질병 예방하는 공익적 기능 
수행하는 공공의료기관

 

고령인구 증가로 역할 더욱 확대
민간 의료기관과의 협력으로 
공공·민간 의료서비스가 조화로운
보건체계 구축해야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노인 1인가구가 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노인 대상 사업은 무엇이고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지역사회 건강증진에 있어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5년 10월 현재 평택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8만8000명으로 전체 60만7435명의 14.5%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 인구는 해마다 증가해 초고령화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먼저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게끔 지원하고 있다. 전담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가정을 방문해 혈압·혈당 측정, 복약지도, 질환예방교육, 운동지도를 진행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밴드, 혈압계 등을 연동한 자가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해 참여하는 어르신이 스스로 건강 습관을 실천하도록 지원한다.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과 연 1회 결핵검진을 무료로 제공해 감염병 예방에 힘쓰면서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 문화 조성 교육과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다.

많은 분이 우려하는 치매의 경우 조기발견에 집중하고 있다. 치매관리에서 이른 시기에 발견해 적절한 약을 복용하면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조기검진과 맞춤형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뇌건강 프로그램, 인지재활훈련, 가족힐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치매안심마을 조성, 치매파트너 양성교육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치매환자 돌봄가족의 정서적 지지를 위해 상담·휴식·자조모임을 운영하는 등 지역 중심의 치매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송탄보건소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지역밀착형 건강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시민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공공의료기관인 보건소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데.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 민간 의료기관과 협력해 시민이 공공·민간 의료서비스를 조화롭게 이용하는 지역보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보건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예방 중심의 공공보건 사업을 담당하며 서비스 대부분을 무료 또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한다. 지역단위 건강문제 해결과 건강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보건행정 역할도 수행한다.

민간의료기관인 일반 병의원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수술·입원 등 치료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영역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야 할 부분에서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이때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에서 네트워크를 이뤄 협력해야 시민의 건강이라는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평택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탄보건소는 언제나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보건의료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하고, 시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포괄적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예방·관리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시민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돕겠다. 감염병 선제적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예방접종·방역 활동을 강화해 지역사회 건강안전망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 의료공백 대응 응급체계 운영 등 사회적 현안에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생명존중과 나눔의 가치를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는 열린 보건행정을 실천할 것을 약속드린다.

송탄보건소의 모든 사업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활성화되고 완성된다. 모쪼록 ‘건강하고 행복한 평택’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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