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묘장·자체방제 실시로 경영비 절감·고령화 대응”

올해 RPC 흑자 전환으로 고품질쌀 생산 노력 ‘결실’
추팔리 경제산업종합센터 건립으로 영농편의 도모

[평택시민신문] 현대 한국사회의 농업과 농촌은 복합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농촌은 고령화와 도시개발로 위기를 맞고 있는 동시에 귀농귀촌과 취업난의 돌파구라는 새로운 길로 모색되고 있다. 또 자원의 보고와 현대인의 쉼터라는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농업은 국내총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하고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의 문제에 봉착하고 있음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미래의 신성장 산업이기도 하다. 먹는 산업은 절대 없어지지 않으며 미래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는 안보를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앞 다퉈 종자를 개발하고 조지 소로스 등 세계적인 부호들이 농업에 투자하는 이유다. 농업과 농촌이 새 시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농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평택농업을 이끌어가는 관내 농협 6곳의 사업과 성과 그리고 전망을 차례대로 진단해봄으로써 도농복합도시로서 평택의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팽성농민들을 위한 농협

평택시는 크게 북부, 서부, 남부로 권역이 나뉜다. 서부에는 안중농협, 북부는 송탄농협, 남부는 팽성농협과 평택농협이 위치해있는데, 팽성농협은 5개의 읍면을 아우르는 안중‧송탄농협과 달리 팽성읍만을 사업범위로 하고 있다. 경지면적은 전이 317.10ha, 답이 1437.40ha로, 수도작이 95%에 이를 정도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52.7ha의 과수원에서는 블루베리, 배, 포도 등이 재배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2122 농가가 팽성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팽성농협의 조합원 수는 2674명이다. 팽성읍 객사리에 위치한 팽성농협 본점 외 안송과 본정에 두 개 지점이 더 있다. 그 외 시설로는 미곡종합처리장(RPC), 육묘장, 영농자재백화점 등이 있다.

 

남아돌던 쌀, 흑자 나다

과잉생산으로 오랫동안 천덕꾸러기가 돼왔던 쌀. 쌀 재배 농가가 다수인 팽성농협에도 위기가 찾아와 팽성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은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적자를 내 경영이 악화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어 5월말 기준 약 4억3900만 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시가 정책적으로 보급한 고급 벼품종인 고시히카리, 추청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그만큼 가격이 좋아졌고, 10년간 슈퍼오닝 쌀이라는 브랜드로 시행해온 고품질 정책이 효과를 본 덕분이다. 특히 팽성농협은 고품질 쌀 생산을 통한 RPC의 적자 해소를 목표로 세부추진 사항을 정해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여기에는 슈퍼오닝 계약재배 단지화, 논토양분석으로 과학적 시비를 통한 생산체계 구축, GAP인증 등 고품질 쌀 생산관리와 함께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한 브랜드 가치향상을 비롯, 거래처 채널 증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포함됐다. 또 RPC에 건조기, 색채선별기 등을 갖춰 시설을 개선하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정부의 전기세 감면 정책 등도 흑자전환에 도움이 됐다. 현재 팽성농협의 계약재배면적은 1090ha이며 연간수매량은 6995톤이다. 팽성농협은 이 수량을 매해 전량수매하고 있으며 이는 팽성읍 쌀생산량의 약 70%이다. 팽성농협 슈퍼오닝 쌀의 주요거래처는 코스트코, 이마트, 삼성에버랜드, 제주시농협이다. 쌀 수출통로도 개척해 지난 2014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 첫 수출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7회 80톤 1억8000만 원가량을 수출했다.

 

고령화 대응‧경영비 절감사업 ‘눈길’

육묘장사업과 무인항공방제사업은 팽성농협만의 대표 특색사업이다. 벼는 모를 육묘상자에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 본논으로 옮겨 심는 방식으로 재배를 하는데, 농업인의 노령화에 따른 작업 부담과 일손부족이 문제가 돼왔다. 이에 따라 팽성농협은 2016년에 사업비 4억9500만 원을 들여 2574㎡(780평) 규모에 육묘온실과 함께 발아실·자동살수장치 등을 갖춘 공동육묘장을 조성했다. 이 육묘장을 통해 생산한 모를 계약을 맺은 농가들에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호응을 얻자 2017년에 5692.1㎡(1720평) 넓이의 제2육묘장을 추가로 증설했다. 현재 참여농가수는 189농가, 2018년 공급수량은 약 6만장에 달한다. 육묘장 사업은 고령화에 따른 일손을 덜어주고 농가에 여가를 줄 뿐만 아니라 육묘생산 비용 감소를 통한 농업경영비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작업단계서 품종이 혼용되는 일이 없고 설비를 통해 양질의 모가 균일하게 공급돼 고품질 쌀 생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무인항공방제사업도 고령화 대응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개 농협들은 항공방제를 사설업체에 위탁해 처리하지만 팽성농협은 농업경영비 절감을 목표로 2012년 2억2000만 원을 들여 무인헬기 1대를 구매하고 조합원 2명을 무인헬기항공방제 전문가로 육성해 직접 방제에 나섰다. 초기에는 관내‧외 무인헬기 4~5대를 수배해 공동방제를 했지만 2016년 신형무인헬기를 추가구입하고 직원 4명을 직접 조종사로 양성해 자체방제를 실현했다. 이후 항공방제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로 돌아섰고 자체방제단의 꼼꼼한 방제활동을 통해 벼병해충 감소효과를 보고 있다. 무인헬기공동방제를 실시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일부 시비를 받고 나머지는 농민이 부담한다. 팽성농협은 일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관내 1019ha를 방제한 2017년에는 총 방제대금 1억9600만 원 중 시보조금 4600만 원과 농협보조금 4500만 원이 지원돼 농민부담이 1억500만 원으로 감소했다.

 

>> 인터뷰 | 배연서 팽성농협조합장

“경영비 절감‧신규작목 개발 통해 농가소득 올릴 것”

지역일자리 위해 첨단농업단지 육성해야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배연서 제14대 팽성농협조합장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줄곧 농업에 종사해왔다. 1995년에는 시의원에 나서 16년간 4선을 했고 시의원 활동을 하면서도 농사를 지었다. 2016년 문을 연 육묘장사업이 호평을 받고 같은 해 무인항공방제사업이 흑자 전환한 것은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그는 현재 RPC가 있는 추팔리에 유류판매소, 농기계수리센터, 농자재센터 등을 통합해 경제산업종합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평택은 도농복합 도시지만, 도시화로 인해 농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본다. 대처 방안은.
평택시는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전체 면적의 42%는 농업지역이다. 산업, 도시, 농업이 어우러진 도농복합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각종 제도 및 시책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평택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은 이러한 측면에서 1‧2‧3차 융복합 산업화와 푸드 플랜, 농촌환경보존을 중심으로 하는 농촌개발 등에 대한 종합구상을 담고 있다. 이에 팽성농협은 지역 생산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시와 연계해 안전한 생산기반 정비와 농촌보존에 힘쓰고 6차산업 생산기반시설 설치, 경작지 규모화 등을 통한 농가소득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작목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열대채소나 블루베리, 딸기, 애플수박을 기르는 등 차별화된 작목을 도입할 예정이다.

로컬푸드 발전방안이 있다면.
팽성농협은 자체적으로 하나로마트 내 지역농산물 판매코너 및 외부 직거래장터를 농업인이면 누구나 판매 가능하도록 상시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농산물인 쌀의 경우 지역 판매에 가장 앞장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로컬푸드 사업에 있어서는 특화된 농산물의 구색 문제와 지리적 여건상 팽성농협의 독자적 추진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는 농협이 주체가 되어 실시해야한다고 생각된다. 농협이 농산물 판매와 영농지도의 노하우를 살려 운영주체로서 역할을 하고 시가 시설과 자금을 지원하고,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의 지도사업부서가 연계해 로컬푸드 생산자에 대한 지도를 하는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단기 실적 및 홍보에만 급급한 정책이 아닌 시, 농협, 생산자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중장기 발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
농업인의 인구가 60대 후반에서 70대 후반이 주가 되고 있고 이는 팽성도 마찬가지다. 또 2세들은 팽성을 떠나 가깝게는 평택, 멀게는 대도시에 정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인력 대부분이 외국인이며 지역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촌인구 증가를 위해 귀농귀촌 정책이 필요하다. 귀농귀촌이 활발해지려면 농가소득 증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팽성농협은 농산물 전략 판매, 육묘장사업, 농기계임대사업, 무인항공방제를 통한 농업경영비 절감 등으로 농가소득을 높이는 한편 지속적으로 농가소득원을 발굴하고 농사짓기 편리한 농촌을 만들기 위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계획이다.

팽성 발전 방안이 있다면.
팽성에 위치한 주한 미군은 현재 농산물을 미국서 가져다 먹고 있다. 8년 전 주한미군 이전지원사업에서 원래 한국산 농산물 납품이 사업목록에 들어가 있었는데 여태 하지 못하고 있다. 농지를 잃은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민들이 미군부대 밖에다 땅을 사서 하우스 시설을 만들고 미군부대에 납품하려는 계획이었다. 이것을 시가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주한미군이 이전만 해와 있지 지역소득이라든가 농가소득에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농지면적 감소의 반대급부측면에서 첨단농업단지 육성 등 을 통해 지역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
금년에는 고품질쌀 생산을 위한 건조장 증설 시설을 평택시 보조금 5억5000만 원, 농협중앙회 보조 1억 원을 포함해 사업비 12억8000만 원을 들여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목표는 경제산업종합센터 건립이다. 현 RPC가 소재한 추팔리 228-1 일대에 설립해 영농자재, 비료, 농약, 유류, 농기계수리 등 영농하는데 관련한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구조를 개편, 경제사업본부 및 영농지원단을 신설해 보다 전문적인 무인항공방제, 육묘장사업, 농기계은행사업 등을 시행하고 신규사업으로 농기계임대사업을 시와 협조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을 조속히 이루기 위해 농지법상 규제완화와 개정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