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6개동 관할구역 내 생산 쌀 전량 수매”

조합원 고령화 대응 유천동 육묘장 건설 예정

장학금·건강검진·선진지 견학 등 복지사업 ‘활발’

 

[평택시민신문] >> 현대 한국사회의 농업과 농촌은 복합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농촌은 고령화와 도시개발로 위기를 맞고 있는 동시에 귀농귀촌과 취업난의 돌파구라는 새로운 길로 모색되고 있다. 또 자원의 보고와 현대인의 쉼터라는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농업은 국내총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하고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의 문제에 봉착하고 있음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미래의 신성장 산업이기도 하다. 먹는 산업은 절대 없어지지 않으며 미래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는 안보를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앞 다퉈 종자를 개발하고 조지 소로스 등 세계적인 부호들이 농업에 투자하는 이유다. 농업과 농촌이 새 시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농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평택시의 농업을 이끌어가는 관내 농협 6곳의 사업과 성과 그리고 전망을 차례대로 진단해 봄으로써 도농복합도시로서 평택의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도시화됐지만…농지도 1356ha

평택농협은 비전1· 2동, 세교동, 신평동, 원평동, 통복동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1970년 17개 평택 리단위 이동조합이 합병해 평택농협이 탄생했고, 지역주민들과 호흡하며 꾸준하게 성장해 나갔다. 비전동, 평택동, 신평동만 보면 완전히 도시인 것 같지만 유천동, 죽백동, 신대동, 지제동, 청룡동, 월곡동 등의 농지가 도합 1356ha로 적지 않다. 농지 비율은 답 998ha, 전 318ha, 과수원이 40ha로 대개 수도작을 하고 과수는 주로 배를 기른다. 예전에 안성지역이었던 죽백동, 청룡동에 배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평택에 통합되면서 배가 평택의 주작물이 됐다고 한다. 조합원은 현재 3419명이고 시설로는 미곡처리장(DSC, 미곡종합처리장(RPC)보다 좀 작지만 그에 준하는 시설)과 농협주유소, 농기계수리센터 등이 있으며 모두 죽백동에 위치해 한 번에 이용하기 편리하다.

 

상호금융 예수금 1조원 달성

평택농협의 쌀은 다른 농협과 마찬가지로 평택시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해 보급한 고시히카리, 추청을 재배해 평택시 농특산물 브랜드인 슈퍼오닝과 평택농협 자체 브랜드인 고시네쌀, 해누리쌀로 판매하고 있다. 고시네쌀은 고시히카리 종자에서 따온 이름이고, 해누리쌀은 추청인데, 슈퍼오닝 브랜드보다 먼저 있던 브랜드였다. 기존 거래처가 있어 이 브랜드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관내에서 생산되는 쌀은 자가소비를 제외하고 매년 약 4000톤으로, 평택농협은 이 쌀을 100% 수매하고 있다. 수매가격도 다른 농협에 비해 40kg당 3000~4000원 더 높다. 쌀을 전량 수매할 수 있는 것은 농협의 살림살이가 넉넉하기도 하지만, 조합원들의 경작면적과 농약비료사용실적 등을 전산화시켜,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 때문이다. 평택농협은 2017년 평택지역에서 최초로 상호예수금 1조 원, 대출금 8000억 원을 돌파했다. 도시화로 인해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예금, 대출 고객이 많고 이들의 경제활동규모도 상대적으로 크다. 사업범위가 작은 데도 평택농협 본점, 북부지점, 동부지점, 원평지점, 세교지점, 용이지점, 소사벌지점 등 지점이 총 7군데나 되는 이유는 신용사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농자재지원·복지사업 등 이익 환원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조합원의 경제에 도움과 이익을 주기 위해서다. 평택농협은 신용사업이 우세하지만 농민 본위의 활동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쌀을 전량 수매해 농민들이 판로를 걱정하지 않고 영농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최근 고령 농업인들의 작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육묘장을 만들기로 하고 유천동에 부지 2000평을 구매했다. 정부서 보조를 받아 올해 신청해 내년에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 또 내년부터 무인항공기 방제비용을 평당 26원에서 13원으로 인하해 농가경제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하지만 평택지역은 최근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경지면적이 감소되는 추세이고 농사만으로 생활하는 농가도 500~600명 정도뿐이기 때문에 자녀 장학금, 건강검진, 선진지 견학 등의 복지사업을 늘려 조합원들에게 다양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또 일반 시민들의 이용이 많은 도시형 농협인 만큼 지역 환원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평택농협 경제부(비료·농약·영농자재판매장) 2층에 330㎡(100평) 규모의 문화센터를 건설해 지난 7월 개관했다.

 

 

>> 인터뷰 _ 이재화 평택농협조합장

 

“상호예수금 1조원 이상 도시형 농협에 맞는 길 찾아야”

 

농업정보 전산화‧문화센터 개장 등 성과

준조합원 늘려 이용률 제고…농민에 혜택

이재화 평택농협조합장은 평택농협 직원에서 시작해 상임이사까지 역임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퇴직 후 2년 뒤 2015년 선거에서 조합장에 당선돼 현재 평택농협을 이끌고 있다. 평택에서 학교를 다닌 그는 평택농협에서 40년간 일해 온 평택토박이기 때문에 평택의 농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농촌의 발전을 위해 조합장에 나섰다고 밝히며 나를 위한 조합장이 아니라 농협을 위한 조합장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평택은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지역으로 농업의 전망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 같다. 평택에서 농협의 역할이란.

농협의 이윤은 신용사업에서 80%가 나고 있다. 농협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 이윤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하는 것이다. 원래 농협법상 이익이 나면 50%는 적립을 하고 50%는 출자배당, 이용고배당 등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되지 않는 50%는 사내유보를 제외하고 20%는 조합원 몫의 사업준비금 등으로 적립하고 있다. 또한 교육지원사업비를 통해 영농자재 보조, 문화복지사업 등으로 환원하고 있다. 비료나 농약 보조금 같은 경우 70%까지 해주는데, 경지면적 같은 조건을 봐서 배분을 달리한다. 이 배분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취임 이후 조합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전산화했다. 이를테면 사람 이름을 입력하면 논이 몇 평인지 비료는 얼마나 사용했는지 이런 농업이력이 나온다. 그걸 토대로 보조도 해주고 사업이용량에 따라 학자금도 해주고, 해외선진지견학과 건강검진도 주기대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룰을 만들어놓았다고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조합원들이 더 좋아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지원해줬던 것을 투명하게 만든 덕에 비료보조금이 50%에서 70%로 늘어나는 등 혜택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관련해 하고 있는 사업 혹은 발전방안 있다면.

평택농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배 등을 관내 하나로마트에 우선적으로 진열 및 판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쌀, 배를 제외한 다양한 작물을 생산하고 있지 않아 상품구색의 다양화와 소비자 요구에 맞는 고품질 농산물의 지속적인 공급에는 어려움이 있어 평택농협의 독자적인 로컬푸드 추진에는 어려움이 있다. 로컬푸드가 성공하려면 일반매장과 로컬푸드 매장이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성에 건설하는 로컬푸드센터의 경우 로컬푸드가 수집이 되면 그것을 마트별로 보내 판매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평택 농민들의 수입, 규모화 상황은 어느 정도이며 농민들의 수입을 올리기 위한 사업이 있다면.

여기서 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땅값이 비싸서 규모화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규모화를 통해 농업소득을 올리지 않아도 내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규모화는 임대농이 한다. 관내 15명 정도가 있는데 8~9만 평 짓고 있다. 임대농들의 존재는 농촌 고령화 문제도 해결하는 측면이 있다. 농민들의 수입을 올려주기 위해서 영농에 필요한 상토, 육묘상자, 병해충약제공급과 일정부분 구입비보전을 통해 경영비를 절감해주고 관내에서 재배한 벼는 전량 수매를 해 영농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쌀 과잉생산 문제 대응은.

쌀은 소비되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과잉생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쌀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전라도는 쌀의 최대생산지이지만 먹어보면 평택 쌀이 더 맛있으니까 우리 쌀이 전라도 백화점에 가서 팔린다. 관내 생산되는 4000여 톤은 학교급식, 기업 등 거래처가 있어 판매에 문제는 없다. 하지만 지역 내 기업들이 지역농산물을 몇 퍼센트 정도 소비해준다는 그런 시스템은 현재 되어있지 않다. 회의할 때마다 지역농산물을 지역서 소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온다. 도농복합도시가 되면서 행정이 조금 신경 써주면 지역농산물을 잘 팔 수 있다. 우리는 농사만 잘 지어주면 잘 팔아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누누이 평택 쌀을 사달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그런 활동들이 농협조직이 하는 일이다. 평택농협 쌀을 쓰면 평택농협 쌀 사용점 간판을 만들어 붙여주는 일도 한다. 단가가 비싸지만 소비자는 좋은 쌀을 원하기 때문에 밥집에서 평택농협 쌀을 많이 쓴다. 쌀은 단백질 함량이 적을수록 밥맛이 좋은데 앞으로 단백질 검사 기계를 들여놔 검사를 통해 벼값을 산정하려고 한다. 이는 품질을 높이고 가격은 올리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농가소득은 증대된다.

 

기타 당면 문제와 앞으로의 계획.

도시화되면서 상호예수금 1조원 이상의 농협에 맞는 길로 가야하는데 거기에 맞는 시스템이 아직 안 돼있다. 농협중앙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노력할 것이고 농촌을 보호하면서 예금·대출 등 금융으로 이끌어가야 내실이 있을 것이다. 마트에서는 특산물과 공산품만 팔 게 아니라 주민들의 여가선용 쪽으로 가야 한다. 최근 문화센터를 개장했는데 주부들이 와서 요가를 하고 노래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또 농민 조합원 수가 줄어드니 준조합원을 많이 늘려 농협 이용을 더욱 활발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준조합원 이용고배당은 조합원의 15%로 작년 2억1800만 원 정도 집행했다. 아직까지 준조합원 보다는 일반 이용객이 많은데 향후 준조합원이 늘어나면 농협 이용률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고 이것이 농민들의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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