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포승‧청북 일부 지역서 물 공급 중단

배수지 물 부족으로 단수사태 발생

가압장 미운용이 배수지 물 부족의 원인

“물 사용량 추이 고려해 미리 가압장 운영했어야” 지적있어

평택시 가압장 운영, 가압장치 설치, 송수관로 복선화 등 대책마련

사태 초기 물 공급 부족때문이라는 평택시, 관련주장 철회

안중읍에서 단수 사태에 따라 주민들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 = 평택시)

[평택시민신문] 지난 18일부터 안중‧포승‧청북 등 평택 서부 3개 일부지역에 물 공급이 중단됐다가 21일 오후에야 물이 정상 공급됐다.

때 아닌 물 부족 사태로 인해 시민들은 찜통더위 속에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등 고통에 시달렸다. 이에 평택시는 급수차와 소방차 및 트럭 등을 동원해 생수 4만2000병과 물 17만 병을 시민들에게 전달했으며, 21일 오후부터 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번 단수사태는 ‘배수지’의 물 부족으로 발생했다. 배수지는 수요량에 따른 적절한 배수를 실시하기 위해 정수를 일시 모아두는 저류지로, 평택은 팔당댐 광역취수장으로부터 받은 정수를 11개의 배수지에 모아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11개 배수지 중 ‘청북2’ 배수지로, 단수사태가 발생한 지역의 물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청북2 배수지에서 물 부족현상이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평택시 차원에서도 잘못된 발표가 이어져 주민들이 혼란을 겪었지만, 결론적으로 평택시의 가압장 미운용이 청북2 배수지 물 부족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졌다.

가압장이란 수압을 높여 고지대 등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평택에는 지산‧세교‧청북에 3개의 가압장이 있지만, 20여 년간 사용이 중단돼 왔다. 지금까지는 가압장을 이용하지 않고도 팔당댐에서 평택으로 내려오는 물의 수압을 이용해 배수지로 물을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남‧화성‧수원‧오산‧용인 등 같은 광역상수도망을 먼저 사용하는 5개 지역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물을 사용할 경우 평택까지 내려오는 물 감소와 비례해 수압도 낮아져 배수지로 물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수자원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 성남‧화성‧수원‧오산‧용인에 물이 공급된 양은 지난해 7월 평균(94만6262톤)보다 9만여 톤 많은 103만8680톤이었고, 18일 5개 지역에 공급된 양도 103만2325톤으로 많았다.

특히 청북2 배수지는 평택에 있는 다른 배수지보다 해발이 높아 평택으로 내려오는 물이 적어져 수압이 낮아질 경우 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즉, 충분한 물이 팔당댐으로부터 내려와도 수압이 약할 경우 물을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단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가압시설을 운영해 상수관로의 수압이 낮아질 경우를 대비했어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평택의 물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평택으로 내려오는 물의 수압이 낮아질 경우를 대비해서 가압장 운영을 권고했지만, 여전히 가압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수자원관리종합시스템에 등록된 2014년 기준의 상수도공급계통모식도. 평택시의 가압장이 계통모식도에는 포함돼 있지만, 사용은 되지 않아 왔다.

이에 평택시는 지산‧세교‧청북 가압장을 새로 신설하거나 보수해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청북2배수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가압장치를 설치해 송수관에서 배수지로 직접 물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또한, 평택시는 서부지역 배수지의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 송수관로를 복선화한다. 현재 팔당4 광역취수장 한곳에서만 포승‧안중‧청북1‧청북2 배수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공급 라인을 다변화해 물 공급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평택시가 이번 단수사태의 원인을 초기 단계에서 정확히 밝히지 못했던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19일 평택시가 배포한 ‘평택시 수돗물 공급 관련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평택시는 광역상수도로부터 1일 물 23만 톤을 공급받아야 하지만, 18일에는 이보다 5만 톤 적은 18만 톤만 유입돼 단수가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수의 원인을 상수도원에서 충분한 물을 공급하지 않은 데에서 찾은 것으로, 결과적으로 광역상수도를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에 단수 책임을 전가한 형태가 됐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이러한 평택시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수자원공사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7일 평택시로 공급된 물의 양은 21만2732톤, 18일 22만2657톤으로 지난해 7월 평균 19만4075톤보다 많았다. 현재 평택시는 “상수원에서 18만 톤의 물만 공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공급된 물의 양이 적어 단수사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은 철회한 상태다. 또 다른 평택시 관계자는 “하루 전체를 봤을 때 20만 톤 이상이 내려와도, 필요한 시간대에 필요한 물량이 내려온 것은 아니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물이 적게 내려왔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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