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칼럼 _ 박환우 재단법인 2.1지속가능 연구소 이사 / 본지 환경전문기자

정상적으로 광역상수도 물을 공급했다는 한국수자원공사 입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단수사태의 원인은 평택시의 관리부실에 있다.

기술적 원인 파악 위해 특별감사가 필요하다.

박환우
재단법인 2.1지속가능 연구소 이사 /
본지 환경전문기자

[평택시민신문] 폭염에 땀 흘리며 집에 들어오면 화장실에 뛰어들어 샤워를 하는 것이 서민들의 일상이다. 그런데 살인적인 더위에 평택시 포승 안중 청북 지역에 단수가 발생했다. 폭염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너무나도 짜증나는 사건이었다. 수도법에는 부득이한 이유로 일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리 그 구역과 기간을 정하여 주민들에게 알리고, 긴급 급수 대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전공고도 없이 물이 뚝 끊어지자 학교에서는 급식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1만여 가구의 주민들이 하루 종일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는 이중고를 겪었다.

평택시장은 관할 구역의 주민에게 수돗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수도시설의 관리 등에 노력하여야 한다.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물 공급은 기본적이고, 우선적으로 처리해야할 업무라고 생각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평택시의 하루 평균 용수공급량은 21만7천톤이었고, 지난 17일 21만2천톤, 18일 22만2천톤으로 필요량에 거의 맞춰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일 수준으로 문제없이 용수공급을 했다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단수사태는 우리시의 과실일 가능성이 있다. 평택시와 수자원공사의 책임공방의 진실을 더 깊이 살펴보기 위해 수도법의 배수시설 설치기준을 자세하게 살펴보자.

‘배수시설은 연결된 수도시설의 표고, 지형 등에 따라 자연유하방식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야 하고, 시간적으로 변동하는 수요량에 대응하여 적정한 수압으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배수지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역상수도는 일정한 높이까지 물을 올려보낼 수 있도록 수압이 작동하고 있다. 1번 국도 지하 공역상수도관이 파손될 경우에 엄청난 물이 분출하는 사고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평택시가 수도법 기준에 따라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정상적으로 유량, 수위 등 운전상태를 감시했다 한다면, 하루 5만톤 가량의 물이 갑자기 부족해 단수사태가 발생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평택시로 공급되는 광역상수도의 유량, 청북2배수지의 수위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제어하는 설비가 있고, 매년 매월 물 수요 관리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수사태 발생했다면, 기술적인 원인 파악을 위해 특별감사가 필요하다.

이번 단수사태에서 나타난 삼성전자의 공업용수 공급문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광역상수도와 별도로 공업용수도를 설치하여 용수를 공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수돗물을 공급받는 광역상수도 상류에 연결해서 평택시 공급 물량의 20% 가까운 하루 5만톤의 물을 우선 사용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광역상수도와 별도의 공업용수도 설치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뒤늦게 긴급 급수지원으로 단수사태는 해소되었지만, 평택시 물 수요관리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지역 주민들이 단수사태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한편에서는 공공청사 분수를 가동하고, 물놀이장을 운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내년부터는 수돗물로 시청에서 물놀이하는 전시행정은 제발 그만두어야 한다. 진위천 유원지, 수영장, 공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행정의 중심인 시청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인해, 정작 민원인들과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평택시는 인구 50만 대도시로 성장하며,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과 안성천,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 관리 문제는 평택시장의 기본 책무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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