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중 노조지부장 단식 20일째, ‘복직 기한 명기’문제로 회사와 협상 난항

진통 끝에 쌍용차 해고자 16명 복직 면접 진행, 8명 복귀해도 120여 명 남아

지역 정치권·시민사회 나서 2009년 ‘대타협 정신’ 결실 맺도록 노사 중재해야

해고자들 간절한 복직 염원 담아 18일, 법원 앞에서 쌍용차까지 손으로 차 끌어

15일 쌍용차 복직 면접을 통보받은 16명의 해고 노조원 등이 면접을 사양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자지부 김득중 위원장이 ‘해고자 전원 복직’과 ‘복직 기간 명시’를 요구하며 지난 2월28일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네 번째 단식에 돌입한지 20일째를 넘기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해고자 문제가 다시 평택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 현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득중 지부장 일행이 해고자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쌍용자동차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의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인도를 다녀온 후 회사 측과 노조는 6차례의 복직 협의를 벌였다. 그러나 회사 측이 경영상의 이유로 복직기한 명기를 완강히 거부해 협상은 더 이상 진척을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 13일 16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 측이 보낸 복직을 위한 면접통보서를 받고 전원이 면접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진통 끝에 8명이 복직하게 되었지만, 나머지 122명 복직 문제는 여전히 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사회가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여 평택지역사회가 대타협과 상생의 사회로 나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관련기사 14,15면>

'쌍용차 해고자 10년의 워낭소리- 해고자 끌고 연대가 민다' 행사

가톨릭·개신교·불교 등 종교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매일 문화행사를 하며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일요일에는 해고자들이 평택법원앞에서 쌍용차의 지난 10년 동안 역사를 써붙인 차량 10대를 손으로 끌고 밀며 칠원동 쌍용차 앞까지 가는 ‘워낭소리’ 행사를 가져 시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난 2009년 파업투쟁 당시 대타협을 이끌었던 평택시장과 지역정치권이 적극 나서서, 노노사 대타협을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볼리 판매’에 앞장서며 쌍용차의 회생과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염원했던 평택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쌍용차 사측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와야 한다는 게 지역사회의 여론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회사측의 일방적 복직 면접을 거부했던 해고자들이 동료해고자들의 설득으로 면접에 다시 임하는 등 마음을 울리는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과 공동 해결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쌍용차가 지난 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에 사전 통보 없이 해고자 16명에게만 개별적으로 복직을 위한 면접에 참석할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당사자인 김정우 씨 외 15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면접을 거부하는 등 진통이 있었지만, 쌍용자동차 기업노조의 중재 끝에 지난 17일 16명에 대한 복직 면접이 이뤄졌다.

쌍용차는 다음달 2일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실시하면서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26명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중 8명을 해고 노조원으로 충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충원인원의 2배수인 해고 노동자 16명에게 복직면접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통보를 해온 것. 하지만 면접 통보를 받은 16명은 14일 내부적으로 회의를 열어 회사가 요구한 면접을 전원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면접에 참석하는 대신 이들은 해고자 130명 전원에 대한 복직 계획을 회사 측에 요구하기로 하고, 15일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들러리 복직 사양합니다’ 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 자리에 선 이들 16명은 “면접을 보라는 사측 전화에 아내가 축하전화를 하고 노모가 버선발로 뛰어나올 정도였지만, 면접 대상자들은 남은 해고자들과 끝까지 함께하기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면서, 그 이유로 “(면접에 응하는 것은) 복직을 위해 힘들게 싸우고 있는 동료들을 밟고 지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고 노동자들의 면접거부에 대해 쌍용차 측은 노조에 공문을 보내 ‘해고자들의 행위가 2015년 합의안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면접 거부자들에게 면접 거부에 대한 불이익은 노조가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회사 측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의 갈등이 재점화될 위기도 있었지만, 쌍용차 기업노조의 중재로 회사와 금속노조 관계자가 만나는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금속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일방적으로 복직면접을 추진한 것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입장에서는 한 명이라도 공장에 돌려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면접 통보를 받은 16명에게 면접에 참석할 것을 설득했고, 지난 17일 복직을 위한 면접이 진행됐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16명의 해고자들이 면접을 보게 됐지만, 그들이 보여준 어려운 결단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고자가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은 기쁜 일”이라면서도 “8명이 공장으로 복귀해도 여전히 122명의 해고자가 남아있다. 이들의 복직을 해결하기 위해 노조 측은 지속적으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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