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우 (사)평택사회경제발전소 이사장 _ 지금은 사람을 살리고 희망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뭐라도 해야 할 때이다.

‘인간 김득중’의 목숨을 건 네 번째 단식, 이젠 10년의 고통과 절망 끝내야

해고자 130명을 품지 못하는 회사가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 될 수 있을까

지역 정치권 평택시 회사 노동자 시민사회가 함께 상생의 대타협 이뤄야

이은우 (사)평택사회경제발전소 이사장

GM 사태에서 드러난 외투자본의 민낯을 보면서 2009년 쌍용차 사태의 원인이 노동자들 탓이 아니라 당시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 자본의 회계조작과 단물 뽑기, ‘먹튀’가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만 빼가고 투자는 하지 않았던 상하이 자본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은 채 강제적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3천여 명의 노동자들만 거리로 내몰려 10년의 시간동안 고통과 절망을 해고자, 가족, 지역사회가 온전히 짊어지고 있다.

상하이에 이어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해고자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였고, 해고자들과 지역사회는 기대를 갖고 쌍용차가 다시 정상화되어 지역경제의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쌍용차 팔아주기 운동 등으로 ‘함께 살자’ 희망을 공유해 왔었다.

그렇지만 마힌드라 그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약속뿐만 아니라 2015년 12월 쌍용자동차 노노사가 합의한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 한다”는 합의문조차도 생색내기만 하고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는 10년의 시간동안 해고자와 가족 29명이 죽어갔으며, 해고노동자들은 철탑, 고공농성, 단식 등으로 자신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다.

아직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해고노동자 130명은 이제 정말 10년의 고통과 절망을 끝내고, 공장으로 돌아가자는 희망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함께 살자’를 절박하게 외치고 있다. 해고자 김득중 지부장은 곡기를 끊은 지 21일째가 되고 있으며, 매일같이 동조단식, 문화제가 평택시민들도 함께 해 열리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해고자, 가족, 지역사회의 고통과 간절함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고, 기업노조조차도 동료였던 해고자들을 품어주고 있지 못하는 슬픈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아픔이자 전국적인 현안인 130명 해고자를 품어주지 못하는 회사가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수는 없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국민의 기대와 응원을 받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속 좁은 계산만 하는 것이 회사뿐이던가? 지역의 시장, 정치권,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얍삽한 표 계산만 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적지 않은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하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경제적 고단함과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해고를 바로 잡는 것이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출발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모두 또는 사랑하는 이들도 언제든 해고자의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평택’을 희망한다면 그들의 고통·간절함에 관심, 교감, 연대는 당연하다.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인간 그리고 노동자의 존엄함과 권리가 유린된 10년의 시간, 그 아픔을 되새기면서 ‘함께’ 하는 지역공동체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지역사회가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바라보면서 우리의 삶의 과제로 받아 들였으면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의 한 공간에서 인간 김득중은 네 번째인 단식을 목숨을 내걸고 21일째 진행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가 어찌 김득중만이 짊어지고 가야할 문제란 말인가? 130명 해고자마다 아픈 사연과 고통을 짊어지고 우리와 살고 있는데 어찌 그들만의 문제란 말인가? 단식은 중단돼야 하며, 해고자는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제까지 10년의 고통과 절망이 이어져야 한다 말인가? ‘함께 맞는 비’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지금이라도 쌍용차 회사, 기업노조, 지부, 평택시, 시민사회가 ‘함께 살자 협약’을 체결하고, 올 연말까지 130명 해고자 복직문제를 해결하자. 상생의 대타협이 이루어지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평택을 방문해 지역공동체의 아름다운 손잡기에 동참을 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해고자 전원복직을 미루는 것이라면 지역사회가 나서서 ‘130대’ 쌍용차 구매운동을 전개 할 터이니 회사는 ‘130명’ 해고자 복직으로 응답해 달라. 전국적인 대표적 갈등사례이자 노동현안인 쌍용차 해고자 문제 완전해결처럼 회사의 효과적인 영업 전략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사람을 살리고 희망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뭐라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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