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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로 세상을 뒤집어라’자서전 펴낸 평택국제시장 송쓰버거 송두학 사장인생은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원치은 기자 | 승인 2018.01.10 15:54|(895호)

[평택시민신문]

햄버거 장사 15년에 건물 9개, 땅 소유…30억 부자
17살에 낳은 딸 우유값 벌기 위한 간절함이 성공의 비결

초등학교 성적표

“넌 안 될 거야!” 라는 말을 학창시절 내내 들으면서 자란 ‘문제아’가 젊은이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멘토가 되어 책을 냈다. 송탄 미군부대 정문 앞 평택국제시장에서 햄버거를 팔아 30억 재산을 모은 송쓰버거 송두학 사장(36)의 ‘햄버거로 세상을 뒤집어라’이다.

“장난이 심하고 책임감이 부족함,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나 행동과 말씨가 거친 편임, 싫증을 잘 냄, 주위가 산만함...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들이 통지표에 적어주신 글들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후 제가 칠 대형사고의 예고장이라고나 할까요?”

송 사장의 인생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하다. ‘가가가가가 양양 가가...’ 중3때 성적표다. 고등학교 진학이 문제였다. 다행히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 인문계반이 미달되는 바람에 가까스로 입학을 했다. 어렵사리 들어온 학교라 해서 생활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선생님 말씀에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면 아이들이 빵 터졌어요. 노는 재미로 학교는 잘 나갔어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 놈이 그렇게라도 해서 친구들 관심을 받는 게 좋았던 거 같아요. 친구들 사이에서 웃기는 아이로 통했죠. 학교생활은 즐거웠지만 시험이 항상 문제였어요. 답안지에 3번만 쪼르르 찍고 엎드려 자다 선생님한테 맞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운 오토바이를 타다 걸려 경찰들한테 맞기도 하고요.” 이것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송쓰버거를 다녀간 송두학 사장의 연예인 지인들이 남긴 인증샷을 걸어 매장 한 켠을 포토존으로 꾸몄다.

열일곱에 아빠가 되다

“고1때, 중3때부터 사귀던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어요. 7개월이 되어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벌벌 떨며 부모님과 찾아간 여자친구 집은 발칵 뒤집혔어요. 어린 딸이 임신을 하고 7개월 동안 혼자 속을 태우며 배를 꽁꽁 싸매고 지냈다는 말에 부모님은 대성통곡을 하셨죠. 그 와중에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무릎을 꿇고 여자친구와 살게만 해달라고 했어요. 뭐든지 해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요. 그 자리에 계시던 여자친구 할머니가 우시면서 싸우지만 말고 잘살라고 허락해주셨어요.”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에 피하거나 나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송두학 사장은 열일곱 살에 그렇게 아빠가 됐다.

송 사장은 햄버거 가게 송쓰버거와 각종 행사에 천막 등 기자재를 대여하는 송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한다. 송쓰버거는 평일에 200개, 주말에는 하루 500개가 넘는 햄버거를 팔아 연간 4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건물 9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땅도 제법 갖고 있다고 한다. 자수성가한 서민들의 성공 스토리를 전하는 채널A를 통해 서민갑부로 소개되기도 했다.

성공의 비결은 ‘간절함’

“특별한 재주도 없는 제가 지금까지 거둔 작은 성공은 절망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간절함에서 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 분유값이 절실했어요. 아내는 어린 나이에 학교를 자퇴하고 딸을 키우면서 옷가게나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돈을 벌러 서울로 갔어요. 청계천 볼트 너트 가게에서 일했고 가게 일이 끝나면 곧장 시장으로 가서 허드렛일을 했어요. 벼룩시장에서 중고물품을 사서 인터넷 중고물품 카페에서 되팔기도 하고 자장면 배달에 통닭 배달, 피시방 알바까지 했습니다. 돈이 너무 절실하니까 일이 아무리 고돼도 힘든 줄을 몰랐어요. 힘차게 분유를 빠는 아이 얼굴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셨죠.” 자기 앞가림만으로도 버거운 나이 스무 살, 더군다나 책임감이 없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스무 살 아빠가 겪은 절실함이라기에는 너무 애절하다.

서울서 일해 종잣돈을 마련한 송 사장은 태어나고 자란 동네인 송탄국제시장 노점에서 햄버거 장사를 시작했다. 그때나 이때나 송탄은 햄버거로 유명하다. “고기패티를 가락시장에서 사서 쓰다 보니 하루에 두세 개 팔릴까말까 장사가 안됐어요. 그러던 어느날 KBS <6시 내고향>에서 요리대결 프로그램을 평택에서 찍는다는 소식을 들었죠. 어릴 때부터 방송 일을 해보고 싶어 고등학교 때에는 연기학원을 다닌 적도 있는 제가 이 말을 들으니 연예인 병이 발동해 어떻게 하면 이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흥분됐습니다.”

방송 제대로 타다

방송 한번 제대로 타보자고 몇날며칠 잠도 안자고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던 송 사장은 과거 잠깐 일했던 식당에서 주인할머니가 손으로 찢은 불고기를 연탄불에 구워냈던 생각이 떠올라 연탄불에 구운 돼지불고기로 패티를 만들어보았다. “괜찮았어요. 불고기를 비계 없는 100% 살코기로 하다보니 손으로 주무르고 부드럽게 하려고 전분을 넣는데 전분 대신 계란을 넣어 식감을 높이고, 치즈를 한 장 올려 풍미와 함께 고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모으고 청양고추로 느끼함을 잡았죠. 고기가 씹히면서 느끼하지 않은 맛, 미군들도 좋아했어요. 친구인 개그맨 조세호가 지어준 ‘송쓰버거’라는 이름까지 떡하고 붙여놓으니 유명 셰프라도 된 듯 뿌듯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KBS <6시 내고향> ‘최고를 찾아라’ 에서 1등을 한 것이다. 햄버거에서 패스트푸드 느낌을 걷어내고 ‘수제’에 초점을 맞춰 패티를 프라이팬이 아닌 연탄불에 굽고 모양도 하나하나 다르게 만든 것이 적중했다. “방송을 타자마자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대량주문까지 이어져 40~50개 주문은 흔한 일이고 제일 많게는 2000개짜리 주문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송쓰버거가 수제 햄버거 대열에 멋지게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송탄국제시장 노점에서 시작한 햄버거 장사가 이제 15년을 넘기고 있다. 송 사장은 그동안 KBS<생생정보통>, <아침마당>, SBS<모닝와이드>, EBS등 여러 방송에 나가 성공 스토리를 풀어냈다. 최근에는 아리랑 TV와 TV조선에도 출연했다. “지금까지 70번 이상 방송에 나갔어요. 지난해에만 30~40번 출연했어요.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들을 웃기는 것도 좋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도 좋아해요. 아파서 끙끙대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저절로 눈이 번쩍 뜨여요. 무대체질인거 같아요. 아내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는데 방송 일만은 말려도 계속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햄버거 장사를 열심히 해보려는 노력이기도 해요. 그 덕을 충분히 보고 있기도 하구요.”

창업 성공 멘토로 변신

송 사장은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에 쏙 빠져들게 말을 잘한다. 말솜씨에 유명세까지 더해 요즘에는 여러 기관에서 창업성공 멘토로 강의를 한다. “일년에 30~40번 강의를 나가요. 강사료로 회당 100만원 정도 받는데 평택에서는 무료로도 해요. 평택에서 돈을 벌었고 제 가족이 편히 먹고 살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해야죠.” 말하는 목소리가 유쾌하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보다는 까불거리고 선생님이 다루기 힘든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기를 좋아한다는 송 사장은 “다른 강사들처럼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 생각을 뒤집어라. 성실해라. 긍정 마인드를 가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기들 나이 때에 일찌감치 사고 쳐서 결혼한 이야기나 다이어트 하다 죽을 뻔한 이야기, 밑바닥부터 고생해서 건물을 9채나 가진 이야기까지 제가 살아온 이야기가 평범하지 않아서인지 귀를 열고 재미있게 들어줍니다.”라며 인생은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춰 힘주어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상인회장

송 사장은 3년 전부터 점포가 240개인 국제시장의 상인회장을 맡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상인회장이다. “나를 일어서게 해준 시장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상인회장 일을 맡았어요. 내 가게가 어떻게 하면 장사가 잘될까를 생각하듯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우리 시장을 많이 찾게 만들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대개의 전통시장이 그렇듯 국제시장도 역사가 오래다. 송탄 저녁시장으로 불리다가 2012년부터 평택국제시장이 되었다. 근처 미공군 소속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시장으로 이색적인 외국 음식이나 물건, 밀리터리 룩 같은 것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많다.

송두학 상인회장은 송탄저녁시장의 명성을 되살려보고자 또 당장 먹고사는데 급급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나이트마켓 헬로’를 열었다. “주말마다 밤에 열리는 야시장입니다.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진 예쁜 골목길 양옆으로 핑크빛 포차가 늘어서는데 포차마다 우리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물건들을 선보입니다. 케밥이나 양꼬치, 떡갈비, 송쓰버거 같은 먹거리와 가죽 수공예품이나 퀼트제품 인형같은 물건들이 있어요. 평범해보이는 골목이 주말 저녁이면 일대 변신을 합니다.” 기대했던 대로 여기저기 떠돌며 장사하던 청년들이 나이트마켓에 하나둘씩 합류했다가 국제시장에 정착하기도 하고, 시장은 나이트마켓이 알려지면서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송두학 회장은 국제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특수성을 잘 살리고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비축제, 산천어축제가 잘되어도 평택에서 할 수는 없어요. 평택에는 미군부대가 있으니 미군주둔 지역으로서 충분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할로윈축제라면 좋겠죠. 거기에 맞춰 국제시장도 호박시장으로 하면 어떨까? 호박주스도 팔고 예쁜 호박 선발대회도 하고, 호박 벽화도 그리고 전체 상가들을 대상으로 재미난 콘테스트를 열어서 전국에서 딱 한 곳, 우리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축제를 만드는 것이 차별화 아니겠어요.”라며 그러나 아직은 본인 생각이 현장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딱 마흔까지만 햄버거를 팔고 이후에는 형편은 어렵지만 꿈이 있고 열심히 할 마음이 있는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송두학 사장. 세 딸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인생이 한번 뿐이라지만 그 인생이 혼자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한 번뿐인 인생이 우리 가족과 함께여서 무엇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중3때 만나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함께한 아내와 아이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원치은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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