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국제중앙시장 34세 송두학 상인회장

▲ 송두학 상인회장

파격적인 상인회 회장 이·취임식이 평택국제중앙시장(신장동 소재)에서 지난 5일 열렸다. 여타 상인회가 주로 연령층이 높은 상인들이 회장직을 맡아 활동하는 것과 달리 국제중앙시장은 34살의 송두학 회장이 상인회를 이끌게 되었다. 일반적인 상인회장들에 비하면 새파랗게 젊은 나이다.

송두학 회장이 국제중앙시장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한 건 10년 전이다. 처음에는 옷가게로 시작해 국제중앙시장에 필요한 게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 4년 전부터 햄버거가게를 차려 운영 중이다. 초기 평택국제중앙시장 상인회는 젊은 세대와 오랜 장사를 했던 세대 간에 의견 충돌이 많았다. 이때 송 회장은 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데 내부 균열이 일어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단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시도했다. 그 결과 ‘나이트 마켓’을 계획하며 힘을 합치게 되었다. 나이트 마켓은 국제중앙시장 특성에 맞춰 다양한 이국적인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를 시장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한 야시장이다. 새로운 나이트마켓은 오는 14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전통시장도 작은 디즈니랜드 될 수 있어
상인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해

현재 국제중앙시장에는 214개의 가게가 있다. 다른 전통시장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중앙시장 상황도 매우 열악하다. 송 회장은 국제중앙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를 주변에 아파트와 같은 인구밀집단지가 없는 것도 있지만, 그 동안 유입요인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관광시장’이다. 국제중앙시장은 K55미군기지와 신장 쇼핑몰과 가깝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제중앙시장으로 동선이 이어질 수 있는데, 볼거리나 먹을거리와 함께 즐기며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자연스레 관광시장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송 회장의 생각이다.
“시장도 작은 디즈니랜드가 될 수 있어요. 시장 거리를 점차적으로 아름답게 바꿔나가고, 재미있는 조형물들을 세워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 국제중앙시장은 변화를 위해 평택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로부터 재능기부를 받기로 했다. 평택대학교 350명의 학생들이 4월부터 국제중앙시장에 벽화를 그려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송 회장은 이번 평택대학교 학생들의 재능기부와 함께 또 하나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있다고 한다. 국제중앙시장에는 공간 활용도가 낮아 빈공간이 많다. 그 공간을 젊은 학생들이 국제중앙시장에 와서 공방이나 카페 등을 차려 직접 활동할 수 있도록 임대료를 반값으로 해주는 등 서로 상호협력을 하는 것이다. 송 회장은 본지가 ‘평택의 창조적 도시미래전략 찾기’ 기획시리즈로 ‘일본 기타큐슈시에서 배우는 민관협력 도시재생의 지혜(736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기타큐슈시 중심지인 고쿠라역 부근 재래시장에는 ‘대학당’이 있다. 이곳은 지역 대학생들이 구도심 재래시장을 살리고자 상인연합회의 지원을 받아 연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산 음식을 대학당에서 먹을 수 있고 바둑과 장기를 두며 시장 방문객의 휴식 장소로 이용되고 있어 큰 예산 안 들이고 재래시장 활성화에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하는 좋은 사례다. 문화시장을 만들고 싶어 서울의 유명한 시장과 거리를 다니며 공부했다는 송 회장은 시장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인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상인들이 마음을 열어야 해요. 그래야 전통시장이 살 수 있어요. 나이트마켓의 경우에도 마음을 열고 단합해 기존보다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켰어요. 상인들이 의식을 바꿔 장사를 하면 시장에 오는 사람들도 더 즐겁고 행복할거에요”
송 회장은 이외에도 테마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수입품 가게는 수입품 거리를, 먹 거리는 먹자골목을, 이런 식으로 테마를 정해 장사를 하면 더욱 재미있는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를 확신하고 있다.

신장 쇼핑몰과 상생 발전
위한 지속적인 행정지원 필요

국제중앙시장과 신장 쇼핑몰은 가깝게 붙어있지만 연결라인이 제대로 구축되어있지 않아 사람들을 유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송 회장은 신장 쇼핑몰과 힘을 합쳐 쇼핑몰에 온 사람들도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올 수 있고, 시장에 온 사람들도 쇼핑몰에 편하게 갈 수 있는 연결라인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쇼핑몰은 K55미군기지에서 나온 미군들을 처음 맞이하는 공간이라면, 국제중앙시장은 그들이 쉬며 즐기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연결 구간에 아케이드 설치와 동선 안내 등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송 회장의 생각이다. 그를 위해 송 회장은 신장 쇼핑몰을 관할하는 상공회의소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이다. 상생 발전을 위한 자리에 시나 도가 함께 나서 주길 바라고, 행정과 재정 지원도 해 주길 기대한다는 송 회장은 국제중앙시장을 관광시장으로 바꿀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 나이트 마켓과 벽화 재능기부를 통한 볼거리 풍성한 거리 조성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상인회는 상가사람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걷어서 조금씩 시장을 바꿔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형물도 세우고, 문화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와 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제중앙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멋진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당당한 포부를 밝히는 젊은 회장의 열정으로 국제시장이 평택을 대표하는 관광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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