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황의수평택섶길의 걷기 미학에 빠진 섶길인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 
황의수
평택섶길의 걷기 미학에
빠진 섶길인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 

1월 6일 진위역 광장에서 김정자 자원봉사자의 기체조로 전신에 기침氣針을 받지 않고 길에 올랐다면 진위역 시작점에서 팽성 내리문화공원 종점까지 20km에다가 평택방향 시내버스를 타기위해 이동한 보너스 5km까지 더 걸을 수 있었을까.

진위역부터 소풍정원까지 길을 안내하면서 포인트마다 한도숙 섶길해설사의 해설은 모두 밑줄을 그어 가슴에 저장해야할 것 같다. 특히 여러 해설 중에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신장근린공원에서의 박석수 시인의 소개였다. 

참고로 신장근린공원은 6.25전쟁 중인 1951년 송탄 이곳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구축한 베타탄약고였다. 이후 미군기지 반환 협정에 따라 2003년에 반환되었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도시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의 쉼터로 재탄생된 곳이다. 그리고 공원 한편에는 탄약고를 둘러싸던 철책의 일부가 국방유산으로 남아 전쟁의 아픈 흔적을 기억하고 있다.

이야기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노래가 된 시 중에 박인희가 불렀던 7080의 노래 ‘모닥불’을 대부분 기억할 것 같다. 노래가 된 이 시는 박건호라는 널리 알려진 시인의 시이다. 이 시의 탄생은 박석수라는 시인과 깊은 인연이 있었다 한다.

박석수라는 시인은 송탄이 낳은 시인이면서도 일찍이 생을 달리해서일까. 문학인 외에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시인이어서 이렇게 소개하면 좀 더 가까이 다가서지 않을까 해서 적어보았다.

한도숙 해설사는 곧 걷게 될 신장동 쇼핑몰거리의 활기와 이국적인 느낌만 받고 간다면 송탄이 서러워할 터,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 박석수 시인의 저항문학의 배경이 된 송탄의 고단한 역사를 가볍게라도 더듬어 걸으라는 암묵의 당부였으리다.

 

평택 남북 가로지르는 종단길에서

평택의 역동성과 백미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아

골목길과 부락산 둘레길 연계한

송탄 역사문화 단일코스 개발할 것 제안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택의 문화유산과 역사가 아니없는 섶길에는 강길 논길 마을길 산길 등 여러 형태의 다양한 길이 있다. 이번 평택섶길에 새로이 얼굴을 선보이는 종단길은 남다른 반가움이 와락 다가온다. 송탄의 좁은 골목길이 섶길에 인정되어 걷기 때문이다.

지금도 기지촌은 송탄을 대표하는 키워드이다. 또 과거 이곳 송탄을 특징하는 이름을 나열하라 하면 쑥고개, 부대찌개, 꿀꿀이죽, PX물건, 미군 위안부, 햄버거, 골목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아마 기지촌 2세대로 살아온 내게 묻는다면 골목길을 제일 앞에다가 넣고 싶다. 그만큼 송탄 어디고 골목길이 참 많았기 때문이리다.

언제부턴지 도심재개발로 골목의 많은 길이 끊어지면서 미로와 같았던 옛 골목길의 맛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특히 6.25전쟁 이후 남산터, 밀월동, 송월동, 사거리, 복창동 등의 구릉지역에 다닥다닥 판잣집과 슬레트집을 짓고 미군부대에 기대어 잡초처럼 거친 삶을 일궈냈던 기지촌 1세대 우리 부모님들의 치열한 삶의 길이었고, 골목길의 정서를 먹고 자란 기억 때문에 반가움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골목길이 섶길의 역사가 되는 기쁨을 가지면서도 한편 다양한 얼굴의 송탄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코스가 짧았다. 진위역부터 팽성 내리문화공원까지 걷는 길의 특성상 송탄 시내만 대강 훑고 지나치는 코스여서 그러할 것이다. 송탄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활기찬 모습 등 여러 이야깃 꺼리를 품고 있는 부락산 둘레길과 연계하여 단일 코스로 개발하여 줄것을 제안해 본다.

평택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종단길은 진위 하우스 단지, 첨단 농업시설, 진위천길, 징검다리, 신장근린공원, 부대철도길, 쇼핑몰, K55미군부대, 골목길, 경부선철도, 고덕신도시, 삼성전자,  산책로, 강둑길, 대교大橋 등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멀리 가까이서 평택의 역동성과 평택의 백미를 보고 듣고 느끼는 길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길은 다른 길과는 달리 평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색깔과 얼굴 그리고 넓은 마음이 압축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으며 글을 맺는다.
끝으로 오늘도 길을 안전하게 또 길을 함께 빛내준 황병하·김정자 자원봉사자, 한도숙 해설사, 길벗님들, 섶길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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