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확대로 지역사회 경제를 활성화 시킨 퀘벡모델의 중심

민간연합조직인 ‘CQCM(퀘벡협동조합.상호공제조합 총연합회)과 샹띠에(Chan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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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70%가 각종 협동조합의 조합원
퀘벡주 GDP 10% 사회적경제 영역이 차지

[평택시민신문] 캐나다가 영어권 나라이지만 유독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퀘벡주는 반드시 프랑스 통역이 필요하다. 우리를 안내해준 통역선생님은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우연한 기회에 퀘벡에 와서 정착해 살고 있는 한국인이었다. 그분은 가끔 한국인들이 와서 ‘캐나다는 세계적인 복지국가이고 선진국인데 왜 이렇게 화려하지 않고 사람들이 소박해 보이느냐?’라는 푸념을 한다고 한다. 그 통역선생님의 이야기는 캐나다의 경제수준과 복지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만족도 높은 생활수준과 시민의식이라고 했다.

한국사회는 현재 역대 최악의 일자리 난을 겪고 있다. 이혼율・자살율・노인빈곤률 등 사회지표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장래가 불안하니 출산율도 꼴지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평등과 빈곤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복지국가이며 선진국인 퀘벡은 과거에 우리와 비슷한 상황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해법을 가지고 해결했을지 궁금해졌다.

1960년대만 해도 퀘벡주와 한국의 경제상황은 거의 비슷했다고 한다. 당시 한국사회의 경제 해법은 시민사회를 배제하고 선성장.후복지 방식으로 정부가 제시한 낙수효과는 국민들에게 꽤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은 전세계로부터 칭송을 받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경제성장과 상관없이 불평등 심화와 빈곤 확대가 세대간에 대물림되면서 사회적 불행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퀘벡주는 60년대 조용한 혁명을 거쳐 개혁적인 퀘벡당이 집권을 하면서 ‘시민사회의 참여를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를 함께 성장시켜 낙후된 도시를 혁신한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한국과 퀘벡의 경제지표를 GDP만으로 단순 비교(현재 한국 GDP 2만 5천불/퀘벡 GDP 4만불)해도 퀘벡의 경제성장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경제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퀘벡은 이런 결과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전체협동조합의 네트워크인 ‘CQCM(퀘벡
협동조합.상호공제조합 총연합회)’

CQCM로고

인구 800만명이 살고 있는 퀘벡은 현재 주민의 70% 정도가 각종 협동조합의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캐나다 전체 협동조합의 2/3가 퀘벡에 위치해 있고, 퀘벡주의 10%

정도의 GDP를 사회적경제 영역이 차지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공제조합을 시작으로, 1900년에 데자르뎅 신용협동조합과 1922년 설립된 농업협동조합 그리고 1930년~45년 주택, 식품, 임업과 장례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발달하였으며, 60년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민사회와 주민운동성장을 기반으로 협동조합이 활성화 되었다.

연수단과 CQCM 관계자와 함께 기념사진

특히 1940년에 설립된 전체협동조합의 네트워크인 ‘CQCM(퀘벡협동조합.상호공제조합 총연합회)’은 퀘벡의 협동조합운동을 확산시키는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협동조합의 조직을 분리해보면 1차 조직이 개별조직(개별협동조합들)이고, 2차조직은 부문별 연합조직(신협,학교,주택협동조합 등), 3차 조직은 부문별 연합조직의 연합조직으로 구분할 수 있다. ‘CQCM(퀘벡협동조합.상호공제조합 총연합회)’은 최고의 연합조직인 3차 조직으로 협동조합 진영을 대변하여 대정부교섭을 진행하고,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면서 협동조합 철학을 지켜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글: 오경아
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본지 전문기자

‘CQCM(퀘벡협동조합.상호공제조합 총연합회)’은 개별협동조합들이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지만, 협력을 통해 각자의 목표를 추진하고 협동조합운동 전체에 이득이 되는 공통의 지향점을 찾아서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지역과 산업 부문의 우선순위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협동조합운동 전체에 가장 최선인 목표를 찾기 위해서 중재 역할을 한다. 또한 협동조합진영의 대표성을 가지고 대정부 협상을 진행하여 협동조합 생태계를 우호적으로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운영비의 75% 정도를 퀘벡주에서 지원받고, 25% 정도는 회원조직들의 회비로 운영을 하지만, 주정부는 CQCM을 전문적인 민간파트너로 존중하고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CQCM은 2차 조직인 ‘12개 부문업종별연합회’와 ‘11개 지역개발협동조합네트워크(CDR)’로 구성되어 있는데, CDR은 퀘벡에만 있는 독특한 조직으로 협동조합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협동조합 창립, 성장, 지역을 대표하는 구심적 역할을 하는 일종의 지역개발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일종의 ‘사회적경제중간지원센터’의 역할을 하는데, 민간의 당사자네트워크가 직접 사업비의 80% 정도를 퀘벡주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퀘벡의 사회적경제 모델이 정부지원의 전폭적 지원속에서 민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면서 성장한 모델로 꼽히는 것 같다.

다른 전통적인 기업에 비해 퀘벡의 협동조합 생존율이 2배 높은 이유도 이렇듯 민과 관이 서로 잘하는 것을 존중해주고 상.하파트너십(Bottom-Up Partnership)을 맺고 있기 때문에 가능해 보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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