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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탐방기 캐나다 퀘벡 1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8.10.10 10:15|(931호)

 

꿈꾸는 자들이 만든 단풍국의 도시,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

 

퀘벡, 세계적 관광도시이자 사회적경제 3대 모델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 올드타운을 관광명소로 바꿔

[평택시민신문]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퀘벡주는 단풍국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얼마전 ‘도깨라’는 드라마에서 ‘공유’가 빨간문을 열고 여주인공인 ‘김고은’과 달달한 로맨스를 즐겼던 곳으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퀘벡은 스페인 몬드라곤, 이탈리아 볼로냐와 함께 세계 사회적경제 3대 모델로 더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캐나다 퀘벡은 많은 사회적경제인들이 꼭 방문하고 싶은 도시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얼마전 사회적경제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퀘벡의 사회적경제 기관들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평택시에는 이런 모델들이 어떻게 적용 가능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런 경험과 고민들을 나누고 싶어서 연재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전문적인 연구 내용이 아니기에 인상적인 기관들과 풍경들을 쉽고 간결하게 소개하겠다.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의 ‘알레인이사’가 운영하는 상점

처음 소개하고 싶은 곳은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이다. 이 협동조합은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샤또 프롱트낙 호텔’ 아래로 유럽을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쁘띠샹플렝(Petit-Champlain)’ 관광거리에 위치해 있다. 퀘벡시티의 심장이라 불리는 ‘쁘띠샹플렝(Petit-Champlain)’ 거리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번화가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생활 공예품과 도자기, 장식용 촛대와 보석, 유리공예품, 그림 등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판매되는 거리로 곳곳은 유럽의 작은 골목가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공유’가 나왔다는 ‘빨간문’도 어디에 있을텐데 찾을 수가 없다. 시간이 없어서.

평일 낮이였지만 전세계 많은 관광객들이 북쩍이는 이곳에 오니 해외 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아마 관광객으로 이 거리를 방문했다면 겉모습만 즐기다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의 초창기 멤버 ‘알레인이사’를 만나서 올드타운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기까지 지역주민들의 숨겨져 있는 협동조합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가슴은 ‘쿵쿵’ 두근거리게 하였다.

쁘티 샹플렝(Petit-Champlain) 거리 (www.flickr.com)
Petit-Champlain 거리에서

퀘벡시티는 오래전 항구를 통해 모피 등 교역이 활발했지만 현대에 들어오면서 상업활동이 쇠락하게 되었고, ‘쁘띠샹플렝(Petit-Champlain)’ 상점가도 쇠락하게 되었다. 유령도시로 전락한 거리를 되살리기 위해서 1970년대 예술인들과 상인들이 공동으로 건물을 매입하여 거리를 활성화 시키던 중 1985년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을 결성하여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예술인들이 합류하면서 지금의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재탄생 시켰다.

민관협치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경제 퀘벡모델’의 진가가 이곳에서도 발휘된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살기 좋은 터전으로 일구려는 예술인들과 상인들의 행동과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는 퀘벡주의 지원(자본조달시 100만 달러는 협동조합 당사자들이 모으로 400만 달러를 대출 받을 수 있도록 퀘벡주에서 지원해 줌)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도 억제하고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거리의 테마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산화’ 전략과 낙후된 도시를 되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이 한참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의 사례는 눈여겨 볼 만 하다. 또한 평택은 ‘오상강변 르네상스사업’ ‘안정리 특화거리사업’ 과 통복, 신장 등 구도심의 도시를 다시 활성화 시키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쁘띠샹플렝(Petit-Champlain)’의 성공 사례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는 지혜, 과정중에 여러 가지 오해와 루머들이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었던 사회적 자본,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이며 미래세대를 위한 인식, 민간의 당사자성을 존중하고 이를 뒤에서 받쳐만 줬던 주정부의 역할, 민과 관을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다양한 연합회와 기관들,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주민(선구자)들과 그들의 열정 등등...

아직 우리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100년 이상의 사회적경제 역사의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있는 퀘벡과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적경제를 시작한지 몇 십년이 채 안되는 한국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퀘벡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방문하면서 이들의 성공 요인들을 살펴 보니 한결같이 ‘민간 주도성, 당사자 주도성’이 강했고, 정부기관과 공공부문은 민간을 파트너로 신뢰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었다. 한국의 사회적경제 정부정책에 ‘민간주도’가 강조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는 곳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꿈꾸는 한사람(dreamer)으로 시작하여 현재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은 수천억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독창적이고 개성있게 상업활동을 하면서 지키고 알리고 보존하는 것’을 사명으로 협동조합의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쁘띠샹플렝 거리에서 현재 40개의 상점을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이 운영하고 있고, 예술가들과 공예가들이 안정적으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하면서 조합원들의 멤버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경제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싶은 지역사회에 대한 열망과 꿈을 이루어줄 수단일 뿐이다. 그래서 사회적경제는 ‘저항과 창조’의 수단이라고 어떤 이는 이야기 한다. ‘우리 자신과 지역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저항 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창조’ 과정이 사회적경제일 것이다. 사울 알린스키는 ‘당신을 구할 사람은 당신뿐’이라고 했고,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다.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의 상인들과 예술인들은 스스로 조직의 힘을 키워서 자신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주민 당사자들이 지역사회를 자신들의 역사로 만들어가는 ‘저항과 창조’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 사례를 보면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 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수평적인 민관협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민간 당사자들의 자율성과 자립성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즉 정부의 육성 정책과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사회적경제 활동은 단기적 성과는 낼 수 있지만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쁘띠샹플렝상점가협동조합(The Quartier Petit-Champlain)’의 ‘알레인이사’와 함께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던 ‘알레인이사’는 30년 전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 거리를 둘러보고 투자가치가 없고 미래 가능성이 없다고 떠났지만, 실망하지 않고 상인들과 예술가들을 설득하고 조직했던 주민활동가(선구자)들의 헌신과 꿈에 대한 믿음이 지금의 거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무모하고 아름다운 도전에 가슴 벅찼고, 많은 위기 상황이 닥칠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지키려했던 그들의 절박한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들을 만나서 또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세상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자들에 의해서 바뀌어 가고 있고 바뀔 수 있다는 가슴 벅찬 믿음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글: 오경아 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본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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