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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지역 언론현황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참가기 1
김기수 기자 | 승인 2018.09.12 09:16|(928호)

❶ 다매체 시대, 밴쿠버 지역 주간신문의 생존전략을 알아본다
② 소셜미디어 시대, 캐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현장을 가다

 

밴쿠버 지역 언론들, 모바일과 온라인 뉴스 확산 속
전통적 저널리즘 원칙 지키며 생존전략 모색

 

밴쿠버 도심 지역 주간 신문들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

도심 외곽 지역신문은 종이신문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저널리즘 펼치며 안정적 운영
 

1. 일간지 밴쿠버선과 프로빈스 편집책임자(Managing Editor) 발레리 카셀톤(Valerie Casselton)(서있는 사람)과 분야별 편집책임자들의 편집회의 모습. 이들은 이례적으로 방문단에게 뉴스룸 회의를 공개했다. 2. 밴쿠버선 방문 기념촬영을 하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김재봉 위원장(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연수단 3. 밴쿠버 주간지 스트라이트의 역사와 현황을 설명하는 찰리(Charlie) 편집인 4. 밴쿠버 주간지 스트라이트 안내 데스크 앞에 선 필자 5. 밴쿠버 주간지 밴쿠버쿠리어 마르타 퍼킨스(Martha Perkins)(사진 가운데 여성)편집국장이 신문사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 밴쿠버 외곽 써니 지역 주간신문 피스아치뉴스 드웨인 바이든도르프(Dwayne Weidendorf) 발행인 겸 총괄매니저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전통적 저널리즘의 위기

[평택시민신문] 미디어 홍수시대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유투브,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개인 미디어시대를 열며 미디어라는 전통적 영역을 허물어가고 있다. SNS의 발달은 정보의 신속한 공개와 소통, 그동안 수동적인 미디어 수용자 입장에 머물던 개인들이나 사회 집단에게 미디어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해주며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전통적 언론을 통하지 않고도 능동적으로 창출해간다는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나’, 혹은 ‘우리 집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수단으로 기능하여 댓글부대 공작, ‘가짜뉴스’ 등이 대표적인 폐해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 미디어를 오히려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며 트위터 정치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소위 ‘저널리즘 (journalism)’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저널리즘의 위기는 사회적 공론의 장의 위기이며, 공동체의 위기이자 민주주의의 위기이기도 하다. 이 위기는 기성세대 뿐 아니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거의 모든 정보를 흡수하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다매체 시대, 넘쳐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객관적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될 수 있지만, 단순한 미디어 정보 해독력을 넘어 미디어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비판적 지성인으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크게 대두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5월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언론현황을 둘러보고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실태를 알아보는 공동기획 취재를 다녀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취재는 밴쿠버 지역 일간지와 지역방송국, 지역주간신문 등 지역미디어들의 생존과 발전 전략을 알아봄과 동시에 로컬뉴스를 활용한 독자마케팅 현황, 지역언론과 대학, 지방정부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광역 밴쿠버 200만 명 대상 각종 미디어 발달

밴쿠버시는 2016년 현재 인구 약60만의 캐나다 태평양 연안의 중심도시다. 밴쿠버시가 소속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인구는 약500만 명이며, 밴쿠버 포함 인근의 버나비, 써리, 리치몬드, 노스밴쿠버 등을 포괄하는 소위 ‘광역 밴쿠버(메트로 밴쿠버)’ 지역 인구는 약200만 명이며 밴쿠버를 중심으로 광역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과 사이먼프레이저대학 등 세계적 대학이 위치해 있고, 매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최상위권에 속하는 도시다.

밴쿠버 지역에는 방송국, 일간지, 주간지,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가 있다. 방문단은 언론사로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공영방송인 CBC(Canada Broadcasting Corporation) 밴쿠버지사와 밴쿠버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일간신문 밴쿠버선(The Vancouver Sun)과 프로빈스(The Province), 밴쿠버 시내에서 발행되는 대표적 주간신문인 스트라이트(Straight)와 밴쿠버 쿠리어(Vancouver courier), 광역 밴쿠버에 포함되는 써리 지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피스아치뉴스(Peace Arch Newspaper,PAN)를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공영방송 CBC에서는 주로 미디어리터러시 관련 취재를 했지만, 일간지와 주간신문사를 방문해서는 지역주간신문을 발행하는 필자 입장에서 이 지역의 언론환경, 신문의 역할과 경쟁구조 등에 관심이 많이 쏠렸다.

 

▪일간지 밴쿠버선과 프로빈스

포스트미디어(Post Media)그룹에 속한 신문으로 광역 밴쿠버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는 일간신문인 밴쿠버선은 구독자수가 약 28만 명, 월간 웹사이트방문자수가 200만 명에 달한다. 밴쿠버선은 정치·부동산·오피니언 중심으로 기사화하며, 프로빈스는 스포츠나 범죄 등 좀더 흥미위주의 기사를 다룬다고 한다. 밴쿠버선은 밴쿠버에서 상대적으로 도심지역 독자를 타겟으로 증권과 경제 뉴스를 제공하고, 프로빈스는 상대적으로 교외지역에 거주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종이신문 독자는 50대 이상이 많지만 그렇다고 온라인독자 가운데 젊은층이 더 많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종이신문 독자수는 고령화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외면하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캐나다 언론시장 역시 최근 모바일 독자수가 급증하고 있어 모바일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다른 캐나다 언론시장의 특징은 신문사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통해 신문사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독자화하면 신문사의 수입이 증가하는 선순환구조라는 점이다. 대형 포털의 무료기사에 익숙해 온라인독자 유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언론시장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종이신문과 온라인 뉴스 병행 전략 취하는 밴쿠버 중심지역 주간지 스트라이트와 밴쿠버 쿠리어

밴쿠버 중심지역에서는 영어로 된 주간신문이 2개 발행되고 있다. 밴쿠버는 약40퍼센트의 인구가 동양계로 영자신문 이외에 각 민족별·인종별로 발행되는 신문이 7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 교민사회에도 밴쿠버 중앙일보 등 많은 교민신문이 있다. 영자신문 주간지는 이들 에스닉(ethnic) 신문에게 많은 광고시장을 빼앗기고, 일간지와도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경영환경이 만만치는 않았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종이신문의 비중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온라인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였다.

▸주간지 스트라이트(Straight)는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주간신문으로 창업자가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 개인기업이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전쟁의 진실이 은폐되는 현실 속에서 진실보도의 사명감으로 창간되었고, 이후 환경문제와 평화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린피스운동이나 핵발전문제 등을 많이 보도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연장선에서 예술과 게이·레스비언등 성소수자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논조를 갖고 있다.

1980년 대 석유파동 이후 경기침체기에 유가지에서 무가지로 전환하면서 오락이나 영화 등으로 노선변화를 꾀하다가 1990년대 이후 다시 전통적 커뮤니티 신문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시기마다 신문의 변천사를 갖고 있는 오랜 신문사다. 뉴미디어시대를 맞아 일주일 내내 온라인 버전을 업데이트하고, 종이신문은 주1회 발행하는데, 2년전까지는 신문이 엄청 두꺼웠으나 지금은 종이신문은 얇게, 디지털판에 심층기사를 길게 싣는다고 한다. 특징적인 것은 박스(Box)라고 일종의 가판대 같은 곳에 신문을 비치해 사람들이 가져가게 하면서 지면신문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독자를 유치하고 있다. 상근기자 14명과 프리랜서 기자로 운영되며 발행부수는 10만부 정도다. 광고와 온라인 구독자가 주 수입원인데, 인터넷 기사 페이지뷰 당 수익이 나오는 구조라 한다. 무료 인터넷 기사에 익숙한 한국 현실로서는 캐나다 언론시장이 부러울 뿐이다.

▸주간지 밴쿠버 쿠리어(Vancouver courier)는 스트라이트와는 달리 미디어그룹 소속 주간신문사다. 글레이시아 미디어그룹 소속 신문사로 신문 12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주1회 발행, 하루 3회 디지털 뉴스를 업데이트하며 온라인상에서는 일간체제를 갖추고 있다. 밴쿠버 지역신문 시장이 일간지4개와 주간지2개 등으로 포화상태이고 일간지 등과도 경쟁하다보니, 온라인과 인쇄신문은 다르게 운영한다. 이 신문은 스트라이트와는 달리 종이신문에는 피처기사나 기획기사 등 배경 설명까지 포함하는 긴 호흡의 심층기사 중심으로 보도하고, 디지털은 속보 위주로 빠르게 내보내는 방식이다.

또한 그레이시아그룹 인근 지역 7개신문사가 해당지역의 온라인판 기사를 상호공유한다. 사람이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디지털상에서는 기사공유를 통해 신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미디어그룹이 가진 장점이기도 하겠지만, 한국 지역신문들도 지역간 제휴와 기사공유가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끼기도 했다.

타이프라이터를 사용할 때 신문기자를 시작한 편집국장 마사 퍼킨스(Martha Perkins)는 “사람들이 너무 심각한 기사는 안읽는 경향이 있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를 끌어들여 신문사 수익을 창출하는 것 사이의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여전히 종이신문이 주 수입원인 밴쿠버 외각 지역주간신문

밴쿠버 중심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광역 밴쿠버’에 속하는 써리(Surrey)지역 미국 국경부근에 있는 피스아치뉴스(Peace Arch Newspaper,PAN)는 수입의 92퍼센트에서 95퍼센트가 종이신문에서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 170개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블랙 프레스(Black Press)라는 미디어그룹에 속하는 개인기업으로 발행인은 써리와 캐나다 유칸 지역 등에서 7개신문사를 운영 중이다. 피스아치뉴스는 지역공동체 신문으로 로컬뉴스를 포함해 스포츠·병원 소식·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다루며 매우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주2회 발행하여 인근 부유층 은퇴자가 많은 화이트록(White Rock) 지역까지 커버하며 남부 써리 지역에서 3만7500부를 발행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온라인은 속보와 정보 중심, 신문은 전통적 기사를 제공한다. 종이신문의 로컬광고가 수입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하고, 개별배송망을 통한 전단지 수입도 총수입의 20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종이신문을 무가지로 내면서 커뮤니티와 밀착한 기사를 통해 지역광고와 전단지 수입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사의 질이나 기자의 질이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저널리즘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대도심권인 밴쿠버와 달리, 경쟁신문사 없이 한 개 신문사가 정착되어 있다는 점이 안정적 수입과 경영의 기반이 되고 있는 듯하다.

밴쿠버 지역 언론 현황을 보면, 대도심권에서는 일간지를 중심으로 주간신문이 공존하고 있지만, 일간지 주간지 모두 종이신문에서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외곽지역은 다수의 매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1개 도시에 1개 신문이 자리 잡으면서 지역사회와 밀착된 저널리즘 활동을 벌이며 종이신문 중심으로 안정적 경영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기수 기자  kskim@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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