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세척하고 손질

원재료 한우 사용…남녀노소 없이 ‘인기’

[평택시민신문] '나 혼자 산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가수 화사의 곱창먹방이후 전국적으로 곱창이 대세다.
평택 토박이라면 모를리 없는 곱창집의 대가, 통복시장에 자리한 걸식곱창. 가게이름이 썩 익살스럽다. 토속적이면서 해학적인 느낌도 나고 걸식과 곱창이란 두 단어가 서로 잘 어울린다.

“아들이 어릴 적에 걸구처럼 잘 먹었어요. 별명이 걸뜩이였어요. 그래서 걸식곱창으로 했습니다. 걸식이라는 간판 상호는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 할 걸요?”

유래를 소개하며 얼굴이 밝아지는 걸 보니 변경우 대표도 가게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걸식곱창이 문을 연 지는 32년이 됐다. 가게에 들어서니 장판바닥, 화로, 식탁 등에서 그 세월이 느껴진다.

“원래는 운수업을 했었는데 그만두고 음식점을 개업했습니다. 곱창재료를 취급하는 쪽에 지인이 있어서 곱창을 선택했어요. 잘 모르고 시작해 처음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 견뎌내고 노력을 하면서 점점 음식 맛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제는 손님들이 서울서 먹는 것보다 맛있다고 해요.”

가게가 버틴 세월만큼 곱창 맛도 연륜을 자랑한다. 그날 마침 가게를 찾은 손님 중 하나는 “여기가 평택에서 제일 맛있다고 해서 왔다”고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노력이 일구어냈을 비결이 궁금하다.

“내가 음식을 먹는다 생각하고 이날 이때까지 해왔습니다.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이 손질하는 겁니다. 곱창은 냄새가 나선 절대 안 돼요. 정성과 세밀함을 곁들여 청결하게 세척해야 우리 집 특유의 맛이 나는 겁니다.”

비결을 말 할 때 변 대표는 거듭 청결을 얘기한다. 이야기하는 그의 두 손을 내려다보니 손마디가 툭 불거져있다. 그는 곱창을 세척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작업은 대략 4시간가량이 걸린다. 혼자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라 아들이 6년째 도와주고 있다. 관리‧감독은 변 대표의 몫이다.

걸식곱창의 메뉴는 다양한 편이다. 원재료는 모두 한우다. 날마다 거래처에서 물건이 들어온다. 대표 메뉴는 곱창구이, 곱창전골, 곱창볶음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곱창구이로, 곱창만 굽기도 하고 염통, 호돌기, 막창과 함께 모듬구이로 즐길 수도 있다. 육회는 주문하는 손님이 있으면 식육점에 전화해서 그날 잡은 게 있으면 되고 없으면 안 된다. 모듬회는 소의 내장인데 간, 천엽, 등골, 지라(비장)을 내놓는다. 하루 지나고 남은 재료는 폐기한다. 겨울 같은 경우는 2~3일 쓴다. 생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아낌없이 폐기한다고 한다.

식사류로는 내장곰탕과 소머리탕이 준비돼있다. 각각 6000원, 7000원으로 점심메뉴로 그만이다. 선지국은 5000원인데 3000원 더 내면 막걸리와 세트로 판다. 같이 와서 먹어도 저렴하고 혼자 세트로 먹고 가기도 딱 좋다. 밥을 먹고 싶으면 그냥 공기밥도 있지만 볶음 공기 2000원을 추천한다. 구이, 전골, 곱창 전부 볶음밥으로 먹을 수 있다.

곱창은 재료 탓에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메뉴라는 편견이 있지만 남녀노소할 것 없이 좋아하고 인기가 좋다고 한다. 실제로 이른 오후에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 모두 젊었고 남녀 골고루 있었다. 인터뷰 내내 “없어서 못 판다”고 말하시더니 저녁도 안 돼 진짜 곱창구이 재료가 떨어졌다. 그래서 구이 대신 전골을 먹어봤다.

곱창전골에는 곱창, 떡국떡, 느타리, 미나리, 들깨가루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 제공되는 전골면을 넣고 끓여 먹으면 된다.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빨간 국물인데 들깨가루가 많이 들어가 있어 얼큰하면서도 고소하다. 곱창도 장담하던 대로 누린내 없이 고소하다. 특이한 것은 반찬으로 모듬회가 약간 제공돼 천엽, 간을 생으로 맛볼 수 있는 점이다. 매일 물건이 들어온다는 말 그대로 아주 싱싱하고 고소하다. 연륜을 자랑하는 맛있는 음식 외 손님을 위한 서비스도 걸식곱창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평택근처에서 5인 이상일 경우 연락하면 가게서 소유한 승합차량으로 직접 모시러간다. 또, 통복시장은 주차장소가 부족한데 걸식곱창을 이용하면 가게 바로 앞 성심주자창 이용료가 무료다. 성심주차장에 차를 대고 관리소에서 주는 주차증을 식사 후 걸식곱창에 제시하면 된다.

■주소 : 평택시 통복동 88-7

■메뉴 : 곱창구이 (대)4만원 (중)3만5000원 (소)3만원, 곱창전골 (대)4만원 (중)3만5000원 (소)3만원, 곱창볶음 (대)4만원 (중)3만5000원, 모듬회 (대)3만1000원 (중)2만6000원 (소)2만3000원

■문의 : 031-652-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