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어려운 일이지만 길은 반드시 있다”

포승읍·현덕면 일대 6만5000평 규모로 벼농사

“몸은 힘들지만 국민의 먹을거리 담당한다는 보람“

>> 1995년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시(市)와 주변 군(郡)이 통합되면서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1995년 5월 송탄시·평택시·평택군이 통합된 통합 평택시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도농복합도시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농촌에 대한 관심은 사라져가고 있고, 도시의 발전만이 평택의 주요 의제가 된 상황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도농복합도시로서의 평택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평택의 농업인을 지난호부터 소개하고 있다. ‘평택의 농업인’은 지난해 ‘농업인의 날’에서 대상과 장관상을 받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약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에 만나볼 농업인은 ‘고품질 쌀 생산’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포승읍 농민 이재승(58) 씨다. 20년 가까이 벼농사를 지으며 평택을 넘어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승 씨를 만나 농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상으로 선정된 배경은?

특별하게 농사를 짓기 보다는 쌀농사의 규모가 크고, 평택에서 오랫동안 벼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20마지기(4000평)의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약 6만5000평 정도의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다.

이중 4헥타르에서는 슈퍼오닝이 생산되고 있고, 7헥타르 정도에서 나오는 쌀은 쌀과자 등 친환경 가공식품을 만드는 작목반에 납품하고 있다. 또한 쌀을 정부에 수매하기도 하는데, 작년에는 총 56톤의 쌀을 수매했다. 또한 찰벼를 심거나 고품질 쌀 등 소비자 입맛에 맞는 쌀을 재배해 직거래를 하기도 하고, 현미나 녹미(녹온찰) 등도 재배해 직거래를 하고 있다.

 

농사를 시작한 이유는?

결혼한 이후 경기도 포천에서 평택으로 1989년도에 이사를 왔다. 평택에서 정미소 운영을 시작했는데, 5년 만에 허리를 다치게 돼 정미소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배운 것이 농업 밖에 없어서 농사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고, 정미소와 관련된 벼농사를 짓게 되었다.

비록 우연치 않은 계기로 농사를 짓게 되었지만, 국민의 먹을거리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고 있다.

 

농사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농사는 기계가 하는 부분이 있고, 사람이 하는 부분이 있다.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도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 물론 사람을 고용할 수는 있지만, 사람을 고용하게 되면 인건비 등으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최대한 개인의 노동력을 농사에 투입하고 있다.

쌀값이 하락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농사에 필요한 기계 값 등 물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쌀의 가격이 하락되다보니 수익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에 비해서도 쌀 가격은 너무 싸다. 80kg 정곡을 기준으로 쌀값이 현재는 16만 원이 안되는데, 이 가격이 20만 원은 넘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쌀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 걱정이다.

 

농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딱히 할 것이 없어 농사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은 만류하고 싶다. 농사일이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농사일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더 힘든 일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고, 꿈이 있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길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 농사를 배우고, 농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래도 먹고 살 수는 있다.

조언을 하자면 무작정 농사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전 조사도 해보고,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사전에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의 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농업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과 같은 경우 청년들이 농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생계의 틀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말이야 젊은이들의 농사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거의 지원의 혜택이 없다. 젊은이들의 몸을 담보로라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젊은 층에게 농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해당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행정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농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책이 동반됐을 때 농촌에서 청년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게 되고, 대한민국 농업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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