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의 선택이 평택의 미래 결정한다

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 착공에 즈음하여

평택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 기공식이 14일 평택시민과 경기도민의 큰 관심과 축하 속에 성대히 거행되었다. 평택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는 2005년 12월 당시 행전안전부가 국제화계획지구 개발 계획을 발표해 고덕 국제신도시 개발이 가시화 된 이후 2008년 5월 국토해양부의 일반산업단지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확정된 산업단지 개발사업이다. 2010년 12월에 경기도와 평택시 삼성전자와 경기도시공사가 395만㎡(120만평) 일괄공급 입주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7월 경기도시공사와 삼성전자가 입주지원 협약 및 분양계약을 최종 체결해 이번 기공식에 이르게 되었다.

평택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 기공식을 통해 평택은 이제 삼성전자라는 국내 최대 대기업과 동고동락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기공식으로 삼성의 100조원 투자와 평택시 세수 1000억원 증가, 3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기대와 희망이 섞인 청사진이 봇물을 이룬 듯 나오고 있다. 특히, 각종 개발 계획의 취소와 지연, 장기간에 걸친 경기 침체로 힘들어 하던 평택시민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우리는 평택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 착공을 44만 평택시민과 함께 환영한다. 14일 개최된 기공식에서 정치지도자들과 삼성전자 최고위 관계자의 발언처럼 삼성전자산업단지가 대한민국과 평택의 미래를 개척할 신성장 동력이 되는 핵심 산업단지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삼성전자 산업단지가 평택지역사회 부가가치 생산과 지역 고용과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지역민의 사랑 속에 평택의 자랑이 되는 기업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기대감과 더불어 오늘 기공식에 즈음해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세계적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일자리 창출이나 세수 확대 등의 경제적 측면의 기여를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삼성전자 산업단지가 지역사회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기여할 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지역사회의 경제적 기여에 대해 의문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 크게 염려되는 지점은 바로 이 경제적 기여가 지역사회의 경제적 권력으로까지 발전하고, 이 경제적 권력이 평택지역사회의 전반에 걸친 무소불위의 보이지 않는 정치·문화적 권력으로까지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산업단지 기공식 같은 축하하는 자리에서 삼정전자 유치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삼성전자 평택 유치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바라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토론회나 지면 등을 통해 우리는 삼성전자 평택 유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삼성전자가 지역사회의 건전한 동반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주체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오늘도 이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평택의 삼성’이냐 ‘삼성의 평택’이냐 하는 근본적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삼성의 자본의 힘에 눌리지 않는 평택 시민의 시민 역량, 정신과 문화적 성숙정도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지역사회에서 삼성전자가 평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리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연구 작업이 너무도 미진하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학문적 성취를 바탕으로 대기업 집단을 지역사회에 건전하게 자리 잡게 할 만한 권위 있는 유수의 대학이나 연구기관도 이 지역에는 없다.

지역사회의 미래 지향적 정신문화 창달활동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고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는 원로 그룹도 거의 없는 편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전 시민의 기운을 통합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결집력도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주변 여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를 내 것으로 만들 역량이 성숙되지 못한다면 변화를 주도하기 보다는 변화에 휩쓸려 버리고 말 것이다. 역사와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이러한 경우를 많이 지켜 보았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평택지역 사회와 관계를 맺어 나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삼성과 함께 하는 평택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평택의 삼성’이 되게 할 것인가, ‘삼성의 평택’이 되게 할 것인가. 이 시점의 우리의 판단과 행동이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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