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회사 기사 휴게실에서 들어보니…

기자가 한 버스업체를 찾아간 것은 기온이 뚝 떨어진 16일 오후.
그곳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에게 명함을 건넸더니 신분증도 보여 달란다. 기자 사칭하는 사람도 많다며 확인 후에는 자신의 명함을 주고 신분증도 보여 주었다.

“시민들의 불만이 많은데 왜 그런지 기사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왔다”고 방문 목적을 말했다. 회사 관계와 기사들은 기자에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기자: 시청 민원 중 시내버스와 관련한 민원이 많다. 난폭운전, 신호위반, 불친절 등이 주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 민원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도 법규를 위반하면 인센티브에서 불이익이 커 주의를 많이 시키고 있다. 기사간담회와 신호위반 등 사고자 교육을 두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다. 배차시간도 적절히 하고 있고, 타 회사에 비해 휴식시간도 30분 정도로 여유있게 주고 있다.

○기자: 휴식시간이 짧아 기사들이 운행시간을 줄여 더 쉬려는 것은 아닌가.

○회사 관계자: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일일이 확인할 방법은 없다. 과태료가 회사로 나오면 기사에게 그 금액을 청구하기 때문에 기사들이 법규 위반을 알아서 조심할 것이다. 같은 건이 두 번 반복되면 일단 5일간 승무정지 불이익을 주고 점차 늘려 최대 30일까지 근무를 못하게 하고 있다.

○기자: 근무강도는 과도하지 않은가.

○회사 관계자: 3일 일하고 이틀 쉰다. 심하지 않다고 본다.

○기사1: 3일 동안은 3시간 운전하고 30분 쉬고, 이렇게 다섯 탕(회)을 뛴다. 일할 때는 15시간을 운전대를 잡는데 스트레스가 많이 생긴다. 불친절해지는 것도 처음엔 그렇지 않은데 피곤하니까 나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다.

○기사2: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차량이 버스정류장에 접근하면 우르르 몰리고 버스카드나 요금도 미리미리 준비했다가 내면 되는데 타면서 지갑 찾고, 배차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이러니까 시간 맞추려고 신호위반도 하는 것이다.

○기사3: 내가 며칠 전 겪은 일인데, 한 여자 손님이 타려는데 버스가 그냥 출발했다며 시청에 민원을 냈다. 그때 나는 손님 다 태우고 출발했는데 버스 저 뒤에 오는 사람을 어떻게 다 보나. 그래도 민원이 생기면 기사들만 골탕을 먹는다.

○기자: 그러면 상당수 버스들이 신호위반을 하는데 왜 그런가.

○기사1: 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갈수록 차량 정체는 심해지지, 공사하는 곳은 많아지지, 신호 다 지키고 운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기자: (회사 관계자에게) 그렇다면 회차 시간을 조정해야 하지 않나.

○회사 관계자: 출퇴근 때는 차량이 몰려 바빠지지만, 낮에는 여유가 있다.

○기자: 그렇다면 출퇴근 때와 낮 시간에 회차 시간을 달리하면 되지 않나.

○회사 관계자: 물론 그럴 필요도 있지만, 교통상황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일일이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

○기자: 그리고 운수업은 서비스업 아닌가. 다양한 손님이 있을 수 있는데, 손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야단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잘못 아닌가.

○기사3: 우리도 서비스업인 것은 안다. 그렇지만 여러 명이 이용하는 것인데 서로 서로 공중질서를 지키고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서 행동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드물다. 최고 못할 일 중에 하나가 시내버스 운전이다.

○기사4: 이런 사람도 있다. 내가 시내버스 핸들을 잡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출근 첫 날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는데, 자녀와 함께 탄 여자분이 허리가 삐끗했다며 병원에 입원했다. 덕분에 경찰조사를 받았고, 나는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벌점 20점을 받았다. 내가 운전을 잘못해 입원한 것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기자: 말씀 잘 들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나.

○기사3: 우리 잘못도 많은 것은 인정한다. 고쳐나갈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협조도 반드시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 시민들의 불만이 없도록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겠다.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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