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정종해 평택주민대회 집행위원장

 

정종해평택주민대회 집행위원장
정종해
평택주민대회 집행위원장

4월 10일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투표로 뽑는 날이다. 투표하는 대부분 사람이 고민하는 선택지는 거대 양당의 후보 두 명 중 하나이다. 2024년 대한민국에는 60여 개가 넘는 정당이 존재함에도 대부분 거대 양당의 후보를 두고 선택을 고민한다.

거대 양당을 두고 고민하는 유권자들에게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소수 정당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에게 당명을 이야기하고, 정책을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름조차 낯선 정당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언론에서도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소수 정당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그나마 현재 보도가 많이 되는, 제3지대로 불리는 정당들은 지금의 양당에서 갈라져 나온 정당이기에 양당의 존재 때문에 일시적으로 언론이 관심을 가질 뿐이다. 필자는 정책과 노선을 가진 정당이라기보다 일종의 아류 정당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소수 정당이 언론의 관심을 덜 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말 그대로 소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에 머무른다고 해서 그 정당의 정책이나 비전이 부족해서라고 할 수만은 없다. 현재의 선거제도에서 소수 정당이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선거구제는 사표 방지 심리로
소수 정당과 후보에게 불리한 제도
유권자 선택의 폭 넓히고 
정책과 비전으로 당당히 
승부할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절실히 필요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적용된다. 1등으로 당선된 후보가 아닌 이상 낙선한 후보에게 던진 표는 모두 죽은 표가 된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기 싫다. 그래서 대다수 유권자는 정당의 정책, 후보의 비전을 보는 것보다 당선 가능성과 사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거대 양당의 후보들을 놓고 고민한다. 사표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마음에 드는 소수 정당과 후보가 있어도 표로 연결되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사표를 없애는 방법의 하나는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1등만 당선이 되어서 1명만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2~3등까지 당선이 되도록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사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내가 지지한 후보가 1등이 아니어도, 2~3등이 되어도 당선이 돼서 의정활동이 가능하기에 이전의 소선거구제에 비해 유권자들은 선택 폭은 크게 넓어질 것이다.

소수 정당에 소속돼 선거운동을 하며 느꼈던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하고, 아무리 좋아해도 당선 가능성이 작아 매우 안타까워하는 유권자가 정말 많았다. 그런 유권자들을 만나면 소수 정당의 정치인들은 고맙고 죄송하며 말로 표현 못 할 정도의 복잡한 감정이 든다.

중대선거구제도가 도입되면 소수 정당을 포함한 다양한 정당이 각자의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 내가 지지하는 노선과 정책을 내세운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고 그 후보가 당선된다면 유권자도, 소수 정당도 지금보다 조금 더 웃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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