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임흥락 평택농민회 회장
임흥락 평택농민회 회장

최근 평택시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지를 검토하기로 하고 주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송탄 상수원보호구역은 지난 44년 동안 평택시와 용인시 간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다. 평택시가 수질오염에 대한 문제와 취수원 확보 등을 이유로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지를 반대하면서 용인시 남사읍 일대의 주민들은 공장 설립이나 각종 개발 사업에 제한을 받게 되어 불편을 겪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용인 이동·남사 첨단 반도체 국가산단 부지(7.1㎢)의 약 17%에 달하는 남사읍 1.22㎢가 송탄 상수원 공장설립 승인 지역에 포함되면서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현재 평택시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택호 수질 개선을 진행할 수 있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평택호를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하여 국가가 직접 평택호 수질을 관리하면 수질을 3등급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약 4조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주민설명회에서 강조한다. 평택시가 존치를 결정하더라도 정부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부지를 조정하려 강행할 것이고 수정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같다. 평택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평택호 수질 개선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정부가 책임진다고 하고 평택시의 결정에 상관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정이나 해제를 강행하면 이후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 진위면 주위의 시민들은 규제에서 벗어나 재산권 침해를 받지 않아도 되니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평택시는 정부가 윽박지르듯
추진 하는 사업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정부의 수질 관리 책임 
뒷받침할 확실한 제도적 재정적 
근거 마련 없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는 반대

이를 보며 최근 관리천 오염이 떠오른다. 농사에서 물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물이 오염될 경우 농민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파랗게 오염된 관리천을 바라보는 농민의 가슴에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만약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상류 지역에서는 숙박업·공장·축산시설 등이 규제 없이 들어서게 되고 다량의 오염수가 평택으로 흘러 내려올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이 없으면 평택 농민들은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정부의 예산으로 수질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용인·안성에서 내려오는 물은 물론 화성, 오산 또는 수원에서 나오는 폐수도 전부 하류에 있는 평택의 진위천, 황구지천, 안성천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평택호를 통해 서해로 나간다. 평택 농민들은 그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지금도 장마에 평택호로 밀려오는 상류 쪽 쓰레기 처리를 다른 지자체에서는 모른척하는 것이 현실인대 확실한 대책 없이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면 안 된다. 정부가 윽박지르듯이 추진하는 사업에 끌려가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한다면 정부의 수질관리 책임을 더 분명하게 확정하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확보해야 한다. 조금 더 신중하게 그리고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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