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46

 

화성시 양감면 유해화학물질 창고

화재 진화과정에서 유출된 
독성화학물질 오염수가
관리천 7.4km 구간에 가득 고여

관리천 하류 화력발전소 옆 방재둑에 오염수가 가득하다.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 화성양감산업단지 일대 고지대에 입주한 유해화학물질 보관 창고업을 운영하는 K업체 화재로 인해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K업체는 위험물, 유해화학물질 전문 창고업 업종으로 인화성, 유독성 유해화학물질을 보관하며 빠른 배송을 목표로 영업을 하는 대규모 물류창고이다. 화재진압과정에서 살수된 소방수와 함께 누출된 독성화학물질이 산업단지 우수관로, 실개천을 따라 지방하천 관리천-국가하천 진위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오염수 한 달이 다 되도록

처리 못해 환경과 생태에

심각한 악영향

화재가 발생한 1월 9일 밤 다음날인 10일 오전에 시퍼렇게 질린 물이 관리천을 통해 진위천으로 흘러가는 충격적인 장면을 발견한 주민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평택시청 환경지도과 공무원은 관리천 제방 도로를 따라 오염원을 추적하며 이동하다 화성시청 공무원들을 만나 화학사고 관련 정보를 파악한다. 평택시청은 화학사고 발생 사실을 즉시 통보받지 못한 상황에서 관리천이 오염된 후 ‘독성화학물질 누출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관리천 하류 평택시는 긴급하게 굴삭기를 동원해 하천을 가로막는 ‘방재둑’을 설치하고, 폐수 운반 차량으로 고농도 오염수를 폐수처리업체로 위탁 처리하는 사후조치를 한다. 그러나 이미 7.4km 평택시 구간에 독성화학물질이 녹아있는 오염수가 가득 고여있는 상황이다. 화성시가 화재 발생 상황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며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사회 알 권리 조례’에 따른 인근 주민 상황전파는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평택시의 피해 범위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독성물질로 오염된 평택 관리천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대백로 무리

 

인근 농촌 주민, 노동자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긴급문자메시지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후 뒤늦게 보냈다. 청북읍, 오성면 주민들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에는 너무 느린 대응 속도로 보인다. 평택시 관리천의 독성물질 오염수 수거 작업에 필요한 기간이 1월에서 2월로 연장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화학사고 발생 초기에 화성시에서 오염수를 차단했다면 오염수 수거 작업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평택시 관리천으로 오염수가 퍼져나가고, 간헐적으로 내리는 눈, 비와 한파로 인해 오염수 수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탱크로리 폐수 운반 차량으로 약 10만 톤의 오염수를 처리하고 있으나, 23일 지나도 오염수 수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7.4km 하천 주변 농경지에서 자연적으로 스며드는 빗물, 눈 녹은 물을 원천 차단할 수 없다. 화재로 누출된 ‘에틸렌다이아민’은 체내에 흡수되었을 때에는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코와 목 호흡계에 자극을 주어 기침, 목의 통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는 독성이 있다. 현장에서 방재 작업하는 인력의 안전을 고려한 신중한 작업이 필요하다. 평택시는 2월 15일 관리천의 정상적인 통수를 목표로 오염수를 처리할 ‘활성탄 흡착기’ 12대를 설치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활성탄 처리수 수질을 투명하게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 독성물질로 오염된 하천수를 활성탄 처리로 3등급 수질로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에 국가하천 진위천으로 방류할 것을 촉구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산업 밀집한 
평택과 용인, 화성 등 
경기남부 일대에 유해화학물질 
보관 업체 증가 추세 

관리천 ‘방재둑’에 고여있는 오염수 처리가 장기화하며 하천 토양오염, 지하수 오염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리천 주변 농경지에는 축산농가, 비닐하우스 시설 농가들이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어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다. 관리천 현장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한 경기남부하천네트워크 환경단체들은 피해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관리천 제방에서 오염수 수거 작업하는 탱크로리

 

지방하천 관리천은 화성시 정남면 서봉산 줄기 남측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향남읍 관리를 관통해 양감면을 지나 평택시 청북읍 한산리, 토진리 사이 남쪽으로 향하다 백봉리, 오성면 안화리 사이 경계를 이루며 흘러 화력발전소 옆에서 국가하천 진위천으로 합류한다. 화성시 양감면에는 지방산업단지와 공장, 물류창고들이 농촌 마을 산자락에 난개발 상태로 조업하고 있다. 청북면 토진리, 한산리, 백봉리 일대는 논과 비닐하우스, 축산농가 등이 있고, 하류 오성면 일대는 평야가 펼쳐진다.

 

평택호 유입 유해물질 차단하고
농산물 안전과 
시민 생명 지키기 위해
산단 허가조건 강화와 
상수원보호구역 보전 비롯한 
특단의 대책 절실히 필요

평택시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협력업체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가 추가로 조성되며 유해화학물질 보관 창고업체 수가 최근에 증가 추세에 있다. 평택시, 용인시 일대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추가로 건설되어 다양한 유해화학물질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을 창고에 일정 기간 보관하다 고객사가 필요한 시기에 빠르게 배송 공급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이다. 특히 평택항을 통해 수입한 유해화학물질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창고 입지로 고속도로 교통의 요충지 평택시 청북읍, 화성시 양감면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고속도로 청북IC 인근 지역에 농촌마을을 압도하는 대규모 물류창고와 중소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다. 개별 공장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에 반도체 첨단부품 장비산업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H-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산업단지 개발 인허가 과정에서 화학물질 누출사고 발생에 대비해 오염수를 일시 차단할 수 있도록 완충저류지를 설치하는 허가조건을 보완해야 한다.

관리천 인근 축산농가들이 지하수를 가축에게 공급하고 있다.

 

경기남부 진위천 상류 용인시 남사읍, 이동읍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관리천 독성물질 누출사고를 바라보는 평택 농민들의 가슴 속은 타들어 간다. 관리천이 독성물질로 인해 시퍼런 색으로 오염된 충격적인 영상이 주요 언론사 뉴스로 전파되어 평택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단지가 모두 경기남부지역, 평택호 유역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생각난다. 이미 평택시민이 이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팔당상수원 물을 반도체산업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광역상수원 공급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평택시는 진위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보전해야 한다. 유사시에 비상 식수원을 확보하고,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해 하천 자정기능 있는 상수원보호구역이 더 소중하다. 반도체산업이 평택시를 100만 대도시로 성장하는 추진력이지만, 환경보전과 경제발전의 균형이 깨지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렵다.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오염된 관리천에서 대백로가 독성물질에 중독된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 중금속이 먹이 연쇄를 따라 대백로와 다양한 생물들, 식물들 속에 축적되고 농축된다면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줄까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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