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한 제25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도시개발에 따른 지역사회 갈등 해소방안’이라는 주제로 11월 27일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로컬포럼은 최근 평택 브레인시티산업단지 개발사업에 강제 수용된 선일콘크리트와 공장 이전 부지인 오성면 주민의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으나, 주민 대표가 불참하고, 참석이 예정됐던 이기형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이 당일 현장에서 토론 참여가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번 포럼은 갈등 해결전문가의 진단과 업체의 입장을 듣는 자리로 진행됐다. 평택지역신문협의회장인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포럼은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의 ‘지방자치시대 지역갈등 양상과 갈등 해소방안’ 기조 발제와 원종식 선일콘크리트주식회사 대표이사와 박정인 평택시 자치행정협치과 협치총괄지원관의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공기관이 결정해야할 사안 
민간에 떠넘겨 갈등 촉발

 

평택시 대책 미흡
이전 어려운 기업 대책 마련 있어야

 

브레인시티 개발에 강제 수용된 선일
이주 대책 촉구

좌장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최근 도시개발에 따른 갈등 현안으로 오성면 양교리 지역 레미콘 공장 입주가 지역사회 현안이 되고 있다. 1차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으나 업체 측에서 2차 접수를 한 상태여서 또다시 갈등이 예상된다. 이번 갈등은 사안이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들도 많다. 지역 언론에서는 당면한 갈등을 회피하거나 누군가에게 떠맡기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이번 사안을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네 분의 토론자 중 주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문을 통해 불참을 통보하면서 개발행위 인허가를 신청한 특정 기업이 토론의 주체로 참석하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토론회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깊은 우려를 전하고 법적 제도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토론회가 마련된다면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은 주요 사안에 대해 공론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주체로서 이해 당사자 모두를 초청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말씀드리며, 업체를 빼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반쪽 토론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어서 이해 당사자를 균등하게 불렀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기형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도 처음에는 참석하겠다고 했지만, 주민이 참석하지 않고 이해당사자만 있는 자리에서는 발언이 불편하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오늘 로컬포럼 기획에서 의도한 바와 같이 허심탄회한 입장과 함께 지역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기조 발제  지방자치시대 지역갈등 양상과 갈등 해소방안

 

정책 결정 책임 회피로 민간 갈등 촉발
평택시, 기업에 대한 이전 관리 아쉬워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

이번 갈등의 원인은 평택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할 사안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갈등에 대한 평택시의 대처를 보면 상당히 아쉽다. 평택시는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해관계 당사자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설득해야 한다.

우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선일콘크리트 측은 레미콘 공장 입주가 1차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으나 2차 접수를 다시 한 상태이며 노동자들은 조속한 해결과 생존권 보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민들로 구성된 비대위는 재신청은 부당하다며 결사반대하는 입장이다. 가중 피해에 대한 우려나 기업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 같다.

이어 제시된 대안을 살펴보면 선일 콘크리트 공장은 환경시설 개선 및 철저한 관리를 통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비대위는 법 제도적인 개선 등을 통해 공장이 브레인시티 내에 있는 현재의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갈등 원인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평택시가 대책이 미흡했다. 기업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보인다. 도시공사를 포함해서 이전이 어려운 경우 대책 마련이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보인다. S공장은 이전 주변 지역주민 설득에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제도적 해결은 도시계획위원회가 부결되는 경우와 승인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부결되는 경우 현 위치로의 이전이 불가능하다. 그런 경우 제2의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 부분에서 평택시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승인이 나는 경우 예정된 부지로 이전하게 된다.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 기업이야 당연히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동시에 평택시도 주민 지원에 대한 또는 환경 개선에 관한 방안이 동시에 마련이 돼야 그나마 주민을 설득할 수 있다.

비제도적인 해결은 도시계획위원회 결정과 무관하게 또는 도시계획 심의 없이 해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여기는 세 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S공장과 비대위가 타협하는 경우, 그래서 S공장이 환경이나 주민 피해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고 비대위가 이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조금 더 가능성을 높이려면 평택시와 S공장이 공동으로 노력해서 주민에 대한 보상 정도가 아니라 주변 지역주민이 우려하는 환경적 피해를 저감하고 안정적 삶의 조건이 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은 공장이 재승인 요청을 포기하는 경우다. 그런 경우 자구책 마련에 평택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제2의 장소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도 평택시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평택시가 정치적으로 결단하는 것이다. 브레인시티 내에 계속 있기 어렵다는 조례 같은 것이 있겠지만 그것의 예외를 만드는 것이다. 조례 개정을 통해 특별한 경우에도 시민 통합 차원에서 지자체장이 정치적 결단을 하고, 관련 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이 만든 공론장, 인식 아쉬워
이해당사자 모두 참여 요청 
주민대표 불참

토론

33년 함께 해온 지역의 중소기업
사업자, 대책 마련 함께 고민해야

원종식 선일콘크리트주식회사 대표이사
원종식 선일콘크리트주식회사 대표이사

당사는 33년 동안 평택시민과 함께 살아온 레미콘 전문 중소기업이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레미콘 제조 기술 연구에 앞장서 왔다. 평택시 발전 정책과 법에 따라 공장 부지와 건축물이 두 번 수용됐다. 1차는 평택물류단지 개발사업으로 공장 부지 절반이 수용됐지만, 인근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2차는 브레인시티 사업으로 공장 부지와 건축물이 전부 수용됐다. 당사는 공익을 우선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 두 번의 수용을 모두 받아들였다. 2017년 사업자에게 브레인시티 내 입주를 신청했으나 사업자의 업종 제한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3년 3월 회사는 사업자에게 법에 의한 공장 이주 대책 수립을 요청했으나 사업자는 추가 공장 이주 대책 수립 계획은 없다고 회신했다.

2023년 4월 사업자인 도시공사는 공장 강제 철거를 통지했고, 5월 4일 법원에서 강제 철거 집행이 들어왔다. 우리는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는데, 왜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할까? 회사가 오성면으로 이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업자가 더 이상 이전 계획수립을 추진하지 않아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7일 도시계획위원회 부결 이후 당사는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10월 5일 공장 이전 승인을 재신청했다. 첫째, 모든 공장의 친환경화를 위해 도심형 지역 자연 친화형 완전 밀폐형 공장으로 혁신했다. 둘째, 지역민과 직원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분진과 소음 이중 차단을 위한 설비 추가, 미세먼지 자동 측정 장비, 자동 소음 측정 장치 설치 등 엄격한 환경 관리를 위한 추가적 수단들을 강구했다. 셋째, 1개월마다 주민참여 감시단 평가와 의견 청취 정례화, 마을 발전기금으로 기업의 사회적 환원, 6개월마다 제3자 외부 전문기관에 대기 환경 영향평가를 의뢰해서 주민에게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겠다.

저희는 반대하는 주민과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 성실히 만나고 성실히 듣고 진솔하게 대화하겠다. 오해는 적극적으로 풀고, 비난은 대안을 제시하여 긍정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 저희는 평택시의 암적인 존재가 아니다. 저희도 평택시민이고 건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싶다. 저희한테만 맡겨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다 같이 모여서 어떤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전 공론화와 조율의 과정 아쉬워
지역사회 존재 위해 갈등 바라봐야

박정인 평택시 자치행정협치과 협치총괄지원관
박정인 평택시 자치행정협치과 협치총괄지원관

우리 사회는 아직 어떤 갈등이 생겼을 때 충분히 공론을 통해서 조율해가는 과정을 만들어낼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갈등이 생기기 전에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시작마저도 갈등이 아주 최고조로 올라간 뒤에야 어쩔 수 없이 시작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오늘 갈등 같은 경우는 사실은 민간이 갈등하거나 주민이 갈등해야 할 사안이 아닌데 오히려 민·민 갈등처럼 만들어진 것이 안타깝다.

지금은 지역주민 간에 누구는 찬성하고 누구는 반대하는 민·민 갈등처럼 되는 아주 묘한 상황에 와 있다. 이 갈등은 해결되기가 어렵다. 진짜 아픈 사람은 그 동네에서 몇 세대를 함께 살았는데 이 사안 하나 때문에 입장이 달라 서로 원수가 돼버리는 사람이다. 최소한 평택에서도 이런 갈등 상황이 예측된다면 초기에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나중에는 아무리 잘 해결하려 해도 사실상 상처가 남는다. 어느 한 편을 들자는 얘기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갈등을 바라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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