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문화예술포럼과 평택문화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3 알파문화예술포럼-알파탄약고 공간 재생 운동과 미군 역사 아카이브 구축’ 토론회가 10월 13일 합정동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이수연 대표 / 알파문화예술공원추진위원회

 

이수연 알파문화예술공원추진위원회 대표는 “미군이 당장 내일 이전해도 시민이나 정치권에서 연구해서 이전하는 게 아니다. 지난 6월 21일 발표한 ‘이전 권고합의안’에 대한 대답은 누구도 할 수 없는데 빨라도 내년 말까지는 가야 언제 이전할지 구체적으로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알파탄약고 합의 서명권고는 2002년도에 국회 비준을 받은 것이다. 알파탄약고 이전은 2008년에 하기로 했는데 계속 늦어진 것이다. 예정대로 내년 말까지 기다려보고 나가기만을 원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고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밝혔다.

 

김방 / 전 국제대학교 총장

 

김방 전 국제대학교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알파탄약고 반환을 앞두고 지역사회의 의미 있는 공간으로서 다양한 활용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운동의 성과와 과제

 

황우갑 사무국장/알파문화예술공원추진위원회

 

17년간 이어온 민관 협력

공간문화재생운동

알파탄약고 이전에 지역사회

역량 집중해야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운동은 2005년부터 17년 동안 이어져 왔다. 그 결과 세 가지의 구체적인 성과를 얻었는데 첫째,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으로 일부 탄약고 존치가 확정됐다. 특히 2006년과 2007년 집중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탄약고는 반환 이후 계획에서 사라지고 아파트 부지 등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평택의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업으로 진행된 구체적이고 모범적인 성과다. 지역발전을 위해 역대 시장의 일관된 지원과 평택시의회 의원, 국회의원, 공직자 등의 협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셋째, 지역사회에 공간문화재생의 소중함과 학습조직 구축이 지역사회 변화를 이끌 가능성을 보여준 운동이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첫째, 지역사회의 역량을 알파탄약고 이전 운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둘째, 반환과 활용에 대비해 몇 가지 원칙에 대한 지역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려는 노력도 원칙을 갖고 실천하고 군사산업시설 공간재생을 평택시의 미래 창조 문화전략으로 인식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알파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평택시와 지역사회가 협력해서 향후 반환 시기, 반환 이후 과정, 공간 활용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야 한다. 넷째, 반환 이후 알파탄약고는 주제를 가진 문화재생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알파탄약고 관련 역사 자료 수집과 정리, 알파탄약고와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 근무 군인 등에 대한 자료 수집, 알파탄약고 건설 등 지역 주민들의 자료 수집, 민세 안재홍과 알파탄약고의 장소성 등 아카이브 구축을 해야 한다

 

주한미군 주둔 이후 평택의 변화와 지역사회 관계

 

금보운 학술연구교수/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미군기지와 70년을 함께 한

평택지역 역사

확장된 미군기지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

평택지역의 미군과 지역사회 관계에 관한 연구는 용산 미군기지의 확장 이전 사업이 실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시기의 연구는 평택으로 미군기지가 이전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역 주민의 대응 등을 분석하는 연구였다. 평택은 정전협정을 위해 약속된 ‘한미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미군이 주둔한 이래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를 보유하기까지 70년의 지역 역사를 미군기지와 함께하고 있다. 평택에 들어선 대규모 산업단지 역시 미군기지의 확장에 따른 지역 대책으로 고려된 것인 만큼 미군기지가 평택의 사회·경제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미군 주둔을 위한 기지를 건설하면서부터 형성된 미군과 주민의 관계는 이후 미군의 안정적인 기지 운영을 위한 대민정책으로 확대되어 보다 정책적으로 형성되었고, 한국경제 규모의 성장과 민주화라는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변화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다시 확장된 미군기지와 함께 미군기지와 평택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래의 관계를 조망하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미군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과거의 기억은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원형 보존 원칙으로 
지금부터 아카이브 구축해야
냉전공간 상징성과 평화지향성 메시지에 담아야

 

토론

 

서승갑 교수/동서울대

 

주한미군과 평택지역사회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것은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패러다임의 변화로 파생되는 평택의 변화는 미흡하게 처리된 느낌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평택의 주한미군 주둔의 가치는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군 소비가 지역에 미친 영향으로 볼 때 현재 평택 미군기지의 상업망 분포자료가 있는지 궁금하고, 그 변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미군 주둔 반대 운동이 평택에서 비교적 원만하게 정착된 계기도 궁금하다. 특히 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 측 분담금 비중이 확대됐는데 이것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

 

김기수 발행인/평택시민신문

 

알파탄약고 문제는 이제부터 지역사회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긴장감 있게 대처해야 한다. 신속한 이전과 반환 이후 환경정화 문제도 갈등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사전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반환받은 공간에 대한 활용인데 지역사회에서 합의한 적이 없으므로 구체화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대한 원형을 보존한다는 대원칙하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지역사회 중론을 이끄는 과정 자체가 성공적인 결실을 위한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다. 미래 세대와 지역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큰 시각에서 문제를 보아야 하고 논의를 이끌 주체나 조직의 틀을 만드는 것도 지역사회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박성복 사장/평택시사신문

 

2005년부터 평택 지역사회에서 시작된 평택시 고덕면 미군기지 반환 예정지인 미군 알파탄약고 활용방안 연구가 시간이 많이 경과함에 따라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시대적 트렌드에 맞춰 대대적인 수정을 해야 한다. 예전부터 거주해온 시민뿐만 아니라 새롭게 고덕국제신도시에 이주해온 입주민의 의견도 섬세하게 듣고 반영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알파탄약고 활용계획 수립은 이제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원점에서 새롭게 논의하고 방향을 수립해야 하는 시작 단계다. 반환되는 알파탄약고는 ‘냉전에서 평화로’ ‘냉전의 공간을 평화의 공간으로 꽃피우다’라는 냉전 공간의 상징성과 평화 지향성을 메시지로 담아야 한다.

 

오치성 주민자치위원장/고덕동

 

2023년에 진행된 알파탄약고 이전 협의 권고문과 더 이전에 진행된 계약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현 협의 권고문이 계획대로 이행되는 데 있어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민·관이 참여하는 알파탄약고이전위원회를 만들어 LH 평택사업본부와 상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원회의 역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시 이전 탄약고의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들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알파탄약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지속해 알파탄약고에 관한 관심도를 높임으로써 이전 관련 책임자들을 지속해서 압박할 필요가 있다.

 

방유미 이사/민세아카데미

 

알파탄약고와 관련된 아카이브 구축을 이야기한 부분을 보면 주로 역사 자료, 구술 자료에 집중되어 있는데, 활용방안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함께 수집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1980년대를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 미군기지에 관한 주민들의 대응과 요구가 달라졌다는 내용이 있다.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이 나타난 이유로 “주민들이 자신의 공간 활용 방향을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했는데 “공간에 대한 개인 인식의 변화”가 어떤 의미인가. 평택의 정체성은 미군기지를 빼놓을 수 없게 됐는데 알파탄약고의 반환과 공간 재생을 통해 미군기지 주둔지라는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기수 기사 / 사진 최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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