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을 맞으며

김기수 본지 발행인
김기수 본지 발행인. 사진=박윤경기자

2022년이 저물어 간다. 한 달 남은 이 해를 보내며 우리 사회를 돌아본다.

연초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은 계속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려나 하는 시점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미국발 금리인상의 여파가 몰려왔다. 실물경제가 급속히 냉각됐다.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마음은 그리 편안하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10.29 이태원 핼러윈축제 현장의 참사를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3월 9일 대선 이후 5월 10일, 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청와대 이전과 용산시대 개막 등으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했다.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 국민의힘은 승리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이후 정국은 집권당이 정치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피로감만 안기고 있다. 취임 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20퍼센트 초반까지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30퍼센트 초반에 머물고 있다. 야당은 정치탄압이라 이야기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들이 비리혐의로 잇따라 구속되고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도 본격화하며 연말 정국은 그야말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이다.

 

 

‘재태크’와 ‘부동산 투자’가 유일한

관심사로 등장한 지역사회

급속한 개발로 인해 지역사회

정체성과 구심력 거의 사라져

그래도 ‘지역에서 희망찾기’ 계속돼야

 

평택 상황은 어떨까. 삼성전자 대규모 사업장 건설공사와 각종 개발 및 건설공사로 평택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역동적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고금리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경기 침체의 파고를 피할 수는 없었다. 쉼 없는 개발 드라이브에 시민들은 너도 나도 ‘재태크’와 ‘부동산 투자’에 온통 정신이 팔렸던 상황이라 급격한 경기침체로 내 재산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평택시민들은 상당 기간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 할 수도 있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답게 급속한 개발로 인해 평택시민의 정체성이나 지역사회 구심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지역의 각종 이슈도 분산되고 시민 전체의 관심을 끌 만한 특별한 쟁점과 현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행정 당국의 일방적 시정 홍보 속에 가끔 개발이나 환경관련 돌발적 사안들이 발생하는 정도이다.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개략적으로 되돌아본 나라 상황과 지역 상황이다. 물론, 힘들기만 하거나 부정적인 사건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희망적인 사건들도 분명 많았고 특히, 평택은 여전히 역동적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넘치는 지역이다. 그러나, 올 한 해는 우리에게 멈춤이 무엇인지, 우리가 지금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해주는 해였던 듯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류의 에너지 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 등 국제적·전지구적 이슈에 더해 국내 정치·경제적 환경 악화와 극단으로 다시 치닫는 남북의 대치 상황, 지역경제의 침체 등 분명 올 한해 여러 상황이 좋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대로 내년을 맞아야 한다면 국민들은 무엇을 희망하며 새해를 맞을지 정말 암담할 것 같다. 내년은 분명 올해와 다를 것이라는 분명한 낙관과 희망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그러한 희망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민이, 평택시민이 직접 희망을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국민과 평택시민이 깨어 있는 주체로 희망을 만들어나가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창간 26주년을 맞는 평택시민신문의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부족함이 너무 많이 느껴진다. 지역언론의 공공적 역할은 갈수록 더 필요하고 중요해지는데 지역언론을 둘러싼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평택시민신문은 올 한 해 열심히 달려오며, 지역사회 공론장 역할을 하려 최선을 다했다. 지역에서 희망찾기에 나서는 평택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나침판 같이 중심을 잡아주는 지역언론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창간 26주년을 맞기까지 응원해주고 후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과 평택시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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