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섬기는 마을공동체 사역으로 패러다임 바꿨다

 

 

작은도서관은 활동조직들 거점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하며 공동체 활성화

이충동 부영2차아파트 상가건물 3층에 사랑나무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도서관 역할도 하면서 평생교육기관이나 사랑방 역할도 한다. 평택시에는 2021년 8월 말 현재 총 63개소의 사립 작은도서관이 있다. 통상 작은 도서관은 10평 이상의 공간에서 열람 좌석 6석 이상, 총 장서 1000권 이상을 구비하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등록이 된다. 종교시설 내에 있거나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활성화된 곳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많다. 설립 주체의 의지나 이용자의 호응도, 운영프로그램 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띤다. 사랑나무작은도서관은 통상의 작은도서관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작은도서관이라고 하기엔 어르신치매예방사업, 돌봄사업, 디지털 교육, 상담‧코칭 사업 등 지역주민과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이충동 아파트 인근 주민 뿐아니라 평택 전역에서 오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일원이면서 작은도서관이라는 거점을 이용해 다양한 평생학습기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긴다는 안태용(52) 관장을 만났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0년 지산동에 송탄사랑교회를 개척하며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전통적 방식의 목회활동을 2년 정도 해 오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하게 되었다. 여러 방안들을 고민하다가 마을도서관을 하면 지역공동체와 더 가까워질 수 있고 많은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2013년 8월에 마을도서관을 시작하게 되었다. 

목회자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1999년 신학대학교와 2003년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부교역자로 목회현장에서 활동하다 2010년부터 개척교회 사목활동을 하며 교회 공동체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교회가  폐쇄적이고 닫혀있는 공동체로 머물면 사회와 연결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마을공동체, 사회공동체와 가깝게 균형을 이룰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생각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마을공동체 사역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쳤다. 마을도서관은 그 시작점이었다. 2013년 다른 곳에서 시작했다가 2016년 12월 이곳 부영2차 상가건물로 옮겼다.

마을공동체와 함께 하는 작은도서관은 종교를 떠나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사업 영역은 어떠한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을 듯하다.
작은도서관을 하나의 거점 공간으로 해서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는 다사리소통방이 있고, 경기도의 디지털배움터 교육이 진행되고 있고, ‘마음n코칭센터’와 코칭연구소, 우리마을돌봄공동체사업, 보건복지부 바우처사업으로 정서발달을 돕는 오케스트라 활동, 북부노인복지관과 연계된 어르신근로지원 근로처 역할, 치매극복선도기관 역할, 평생학습관 역할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100세 청춘 다묵교실’같은 어르신들의 동아리활동도 이루어지고 있다. 교회공동체와 도서관 역할은 기본이다. 
남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코칭학을 전공하며 주민들을 상대로 코칭상담도 하고 있고, 평생교육사이면서도 평생교육사 실습을 지도하는 전문교육사로 지금까지 약 80여명의 교육사를 양성했다. 평택시작은도서관협의회 부회장 역할을 하며 이곳에 협의회 사무실을 두고 있다. 

다양한 역할과 활동조직들을 보니, ‘마을공동체와 함께 하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듯하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교회 헌금의 100퍼센트를 작은도서관에 기부하고 기부금으로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컸다. 교회 공동체 예배 공간은 평소에는 교육실과 강의실로 활용하고, 음악발표회나 어린이 연극공연, 독서캠프, 마을주민 특강 등이 이루어지는 동네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도 운영비용의 90퍼센트 정도는 헌금으로 충당하고 지자체 보조금 등은 10퍼센트 정도이다.

교회는 조직과 사업 지원하고
협력하되 직접 관여 안 해

활동 지속성 위해 돌봄과 교육
중심 사회적 협동조합 구상 중

헌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면 독립성은 있겠지만, 혹 교회공동체에서 선교활동과 관련해서 불만이 제기되지는 않는가.
기존 교회들은 교회가 헌금을 후원하므로 주체적‧주도적으로 활동을 펼쳐나간다. 이곳에서는 교회는 철저히 지원만 한다. 다른 모임이나 단체들이 자발적‧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지원하고, 마을공동체와 주민들의 활동과 경제적 문제 등 각종 의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려 노력한다. 이곳을 전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보람도 많을 듯 하다.
2014년부터 바우처사업으로 보육원 아이들이나 다문화 가정, 새터민 가정에 대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만 18세가 넘는 아이들은 보육원에서 나와야 하는데, 사회적응이 안되는 아이들이 임금을 착취당하거나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보육원을 나온 아이들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내 집처럼 생각하고 봉사활동도 하며 대학도 다닌다. 아이들의 부모같은 마음으로 앞으로 이 아이들의 남은 생애를 책임지며 돌봐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크게 느끼지만, 이 아이들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나이드신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이나 사업이 많은 듯 하다.
그렇지는 않다. 초기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다. 경기도 특화사업으로 진행하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인 ‘우리마을 숲 속 공동체’ 체험 교육은 1년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아이들 200명을 대상으로 생태마을 공동체나 사라져가는 숲 보호 등을 교육하고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평택에 신도시가 많이 생기고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상대적으로 이충동 일원이 구도심이 되면서 노인층을 케어하는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활동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돌봄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려 한다. 앞서 말씀드렸던 보육원 퇴소 아이들을 중장기적으로 돌보고 코칭과 상담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지역아동센터 운영과 청년경제공동체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칭 사랑나무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과 관심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구상하고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시민단체 활동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사업을 더 체계화해 사회적 경제 영역인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면, 협동조합 안에서 더 안정적으로 다양한 돌봄과 교육사업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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