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 교수, ‘소사원돌미륵’
최근 다른 곳으로 옮겨져
원상 복귀와 소사원 일대
역사문화공원화 거듭 주장

비지정문화재인 ‘소사원 돌미륵(소사동 석조미륵입상)’이 최근 토지주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돌미륵은 2014년 평택문화원에서 ‘평택문화유산 연구조사’ 용역을 하며 문화유산적 가치가 있으니 지정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평택시에 건의한 바 있던 문화재로 최근 토지주가 안중의 모 사찰에 기증하자 시민단체들이 원상회복을 주장하고 나섰다.

윤시관 문화재지키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마을 공동체에서 관리해온 미륵불을 개인 소유물처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은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평택시는 비지정문화재라 토지주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어 곤혹스런 처지다. 시민단체들은 평택시가 소사동 대동법시행기념비 주변 훼손에 이어 인근 돌미륵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자 평택시의 문화재 관리 의지를 질타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승종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10월 5일 금요포럼이 주최한 ‘소사원 돌미륵의 문화적 가치’라는 특별 강연에서 “소사원 돌미륵은 향토문화유산으로 개인처분은 안되며, 원상복귀하고 소사원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교 정치 상징 대동비와
민간 신앙 상징 돌미륵 
한곳에 있는 것 특별한 의미

백승종교수가 10월5일 시민사회재단 회의실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강의하고 있다
백승종교수가 10월5일 시민사회재단 회의실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강의하고 있다

백교수는 얼마전 주변 지역이 훼손돼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사동 대동법시행기념비가 역사적‧문헌학적 관점에서 국보급 문화재라며 적극 보존을 평택시에 촉구한 바 있다.

소사원 돌미륵(소사동 석조미륵입상)이 위치한 삼남길 소사원은 양성현의 가장 남쪽에 있던 경기지방의 최남단 관문으로 1894년 갑오개혁 때까지 존속했다. 온양온천에 가던 임금이 쉬어갔다는 기록이 있는 소사원 인근에는 대동법시행기념비와 돌미륵이 있어 역사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백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소사원의 대동비와 돌미륵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상징적 조합이라며, 대동비는 김육이라는 훌륭한 유교 정치가가 백성을 위해 참된 정치를 펼친 것을 상징한다면, 돌미륵은 당시 불교와 민간신앙을 통해 모든 백성에게 평화와 소원성취를 상징하게 했던 불교의 미륵신앙으로 두 역사 문화 유산이 소사동이라는 한 곳에서 조화롭게 만나고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교수는 유적과 유물은 역사적 공간이 있어야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며, 일제에 약탈됐던 문화재도 가져오고 전란으로 파괴됐던 유적도 복구하는 상황인데, 있는 유적과 유물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행정은 무슨 행정이냐고 질타했다.

백교수는 유물 유적의 가치를 후손에게 올바로 전승하고 문화도시 평택을 만들기 위해 평택시와 평택시민은 소사원 돌미륵을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제 위치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백교수는 대동법시행기념비와 돌미륵, 소사1동 뒷산인 소사동 당산 등이 있는 소사원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지정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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