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 

서경순 
월간 『문학공간』등단
평택문인협회 회원
사회복지사·보육교사

꽃의 시절에는 어두운 터널이 있어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맨발로 걸어 들어가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었어요
삶의 전장에 뛰어드는 일은
청춘의 힘이 살아있다는 것이겠지요
어떠한 고난과 
어떠한 함정이라도
문제없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기와 희망이라는 두 낱말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었거든요
절망과 한숨이 즐거운 경탄으로 
바뀌는 경험을 한 것은 
맨발로 뛰어본 다음이었어요
깊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후에는
꿈은 꼭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산다는 것은 꿈꾸는 일이었어요 
우리 꿈꾸며 살아요 

 

산을 오르다

계곡을 지나고 능선을 넘으며
턱밑까지 차오르는 된 숨을 뱉아낸다
높은 꼭대기에 다다랐을 즈음에 맛보는 시원한 바람
산다는 것은 바람의 길을 헤아리는 일
무수한 바람의 길을 헤치며 생을 건너는 일일 것이다
탁 트이는 가슴에 허공을 들인다
발밑에서는 작은 산꽃들이 방긋거리고 있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자연의 순수한 하모니에 귀 기울이며
빈 가슴의 충만을 즐긴다
몸을 적신 땀이 오히려 심신을 씻어주고 사라진다
산, 언제나 그 자리에서 찾아오는 자들에게
길을 내어주고 등을 빌려준다
오르는 자들만이 오를 수 있는 산
나는 때때로 현실의 방향을 놓치거나
헝클어진 일상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때
주저없이 산을 찾는다
오늘도 잠깐의 방심으로
미끄러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자 산을 찾는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산이 좋아 산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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