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숙
전국농민회 총연맹 고문

[평택시민신문] 요즘 평택 포승공단에서 아침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가 흘러나오고 있다.

바로 현대위아 평택공장 앞의 풍경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8월 10일까지 울산공장으로 발령이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울산공장으로 출근을 거부하고 평택공장 출근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출근을 한다고 호락호락 공장문을 열어 줄 리는 만무하다.

노동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노동자들의 출근을 막지마라” “법원판결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의 엔진을 생산해서 납품하는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이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으로 잘 알려진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동안 현대위아 평택공장에서 불법파견을 진행하였다. 이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법원 소송을 통해 불법파견이 인정되었다. 현대위아에서 직접고용 하라는 1,2심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과 정규직 전환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는 아닐까. 대기업이 힘없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강압적 노동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사회정의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1,2심이 그리 판단했다면 다른 요인이 제출되지 않는다면 대법원 판단도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자동차 엔진 생산 포승공단 
현대위아 평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 울산공장 부당발령 
맞서 출근 투쟁 중

21세기 패러다임 전환 시기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윤리경영 외면하는 
불법 행위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위아 측에서는 공장임대차가 종료하였고 평택공장 1차 협력업체가 바뀌어 진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의 노동자 회유설과 노노간의 갈등조장 등이 노조측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그 이면엔 또 다른 속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속내란 다름 아닌 최근 설립된 현대위아 자회사 ‘WHI’다. WHI는 평택 제1공장에 터를 잡고 엔진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까지 평택 2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직원 20여 명을 채용했다고 한다. 이들의 채용조건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취하 한다는 조건이다. 회사가 노동자들과 합의서를 작성하고 지정일까지 관할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평택 2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마지막 대법원 판단에 우위를 차지하려는 속셈인 듯하다.

참으로 지난한 노동탄압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대기업의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대위아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위아는 우리 사회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 노동과 자본은 균형을 맞추어가야 기업과 사회가 발전한다. 19세기적 노동관으로 기업을 영위하려고 하는 것은 사회변화와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행위이다. 이는 기업의 발전이란 측면에서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노동자들의 주장은 돈 몇 푼 더 받자고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인격체로서 동일한 근로조건과 인격적 대우를 요구 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주장이 그리 무리하게 들리지 않고 또한 법원의 판단도 그러하다. 이것은 이제 우리사회가 21세기에 안착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21세기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때라고 한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책 패라다임을 바꾸어 내고 있지 않는가.

내돈주고 노동력을 산다는 단순한 사고로는 기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은 사회와 함께 가는 상생의 모습을 앞장서서 끌고 나가야 하는 윤리와 책임이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지역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의 부당함에 대해 그냥 있을 수 없어 작은 발언이나마 드려 보는 것이다. 현대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하고, 불법적 행동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 행동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통해 다시 현대위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