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랑 평택농민회 전회장 1주기를 추모하며

임흥락
평택농민회 부회장
본지 지면평가위원

[평택시민신문]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식량 수입 국가에 속한다. 수요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3%로 떨어진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정세가 농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장 농업 고용노동력이 급감하면서 농업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 정부 차원의 전략 곡물 재고 비축분 확대와 식품 및 필수품의 한시적 수출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식량안보 위기를 우려한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의 전략 곡물 재고 비축분을 확보했다. 이동 제한에 처한 소비자들은 급진적 매수를 발생시켜 러시아, 우크라이나,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은 주요 곡물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였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은 국경 폐쇄 또는 전국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처럼 국제적인 전염병의 확산으로 세계적인 식량 수급의 불균형이 지속되는 현실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에 나타난 엄연한 현실 이야기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 농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체험 활동을 주요사업으로 하던 체험 마을은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급식 계약 재배를 하던 농가도 대체할 판매처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반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청정지역인 농촌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농산물 유통구조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모든 분야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는 지금 우리 평택은 얼마나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민교육을 위한 온라인 교육은 준비되는지, 소규모 온라인 거래에 대한 지원 사업은 확대되는지, 농업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의 수급에는 대책이 있는지, 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면역력에 좋은 농산물을 어떻게 생산하고 판매할 것인지 등 농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 고령화되고 기초가 무너져가는 농촌이라지만 지금이라도 코로나19 이후의 농업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많은 농민단체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도를 계속 제시해 왔다. 공공급식의 확대, 주요 곡물별 자급률 법제화, 기초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 등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 수급에 대한 요구를 꾸준히 해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7월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고 이근랑 평택농민회 전 회장이 유난히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견하며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셨던 그분. 농민에겐 관대했고 자신과 기득권에겐 엄격했던 농민운동가 고 이근랑 전 회장이 돌아가신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오는 7월 29일에 1주기를 맞는 그는 지병인 신부전증으로 인해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이후 30년 동안 일주일에 세 번을 투석 하면서도 농민운동에 소홀하지 않았던 활동가였다. 농민수당 실현을 위해 애쓰던 이근랑 전 회장은 심지어 생명줄과도 같았던 투석 일정을 바꿔가면서도 농민을 위한 활동에 빠지지 않는 다소 무모한 운동가이기도 했다. 유난히 정이 많던 그는 지역의 어려운 활동가들과 같이 식사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라며 틈만 나면 점심 약속을 하고 밥 사주는 것이 취미였다. 식량의 무기화를 예언하며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강조하시며 자신의 농사일이 아무리 많아도 주위 농민들의 어려움엔 주저 없이 나서던 오지랖 넓은 고 이근랑 전 회장은 지금의 농업, 농촌의 당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셨을까?

농민운동가 고 이근랑 전 평택농민회 전 회장 추모 1주기를 맞아 우리 평택농업의 미래를 위해,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 농민을 위해 평택시의 행정과 우리 농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업을 잘 개척하고 대처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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