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복지회 부설 평택성폭력상담소 통계분석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 지난해보다 4%p 늘어
가정폭력은 2017년 108건서 242건으로 증가

[평택시민신문]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알려지며 사이버 성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는 가운데 평택시도 사이버 성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원선복지회 부설 평택성폭력상담소는 6월 11일 2019년 ‘상담 통계 분석’을 발표했다. 상담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나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접수된 성폭력 상담 건수는 총 442건, 가정폭력은 242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 성폭력 484건, 가정폭력 162건과 비교하면 성폭력 상담 건수는 8%가량 소폭 감소했으나 가정폭력은 5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정폭력 상담 눈에 띄게 늘어
경찰서 연계 상담 증가가 원인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평택시 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를 통해 이뤄진 상담규모는 전체 1033건이다. 이 가운데 성폭력 상담은 442건(42.8%), 가정폭력은 242건(23.4%) 건으로 전체 상담의 절반 이상(66.2%)을 차지했다. 가사 상담은 258건(25.0%), 기타 상담은 91건(8.8%)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상담 건수도 성폭력 192건, 가정폭력 34건 등으로 2018년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이는 상담이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 모두 진행된 결과로 성폭력 재발을 막기 위한 가해자 사후 교육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담 통계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가정폭력 상담 건수다. 성폭력 상담은 지난 2018년에 비해 42건이 줄었으나 가정폭력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80건이 늘은 242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다.

가정폭력의 피해 유형은 신체적 폭력이 234건으로 전체의 약 96%를 차지했다. 이 외에는 정서적 학대(5건), 경제적 학대(2건), 성적학대(1건) 순으로 접수됐다.

가해자는 배우자인 경우가 전체 242건 중 91%인 219건이었으며 직계존속 5%(13건), 직계비속 3%(8건), 과거 배우자 1%(1건)으로 나타났다. 계부모나 함께 사는 친족에 의한 경우는 상담소에 접수되지 않았다.

가정폭력 상담이 늘어난 원인은 경찰서와 연계된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서에 가정폭력 사건이 신고되면 형사사건을 제외하고 가정 회복을 위해 등급에 따라 상담소와 연계해 상담이 우선 진행되기 때문이다.

평택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동훈 경감은 “경찰관은 전문가가 아니라 깊숙한 가정사를 묻기도 어렵고 설령 듣는다 해도 심리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며 “최근에는 가족구성원이란 특수성을 감안해 원만한 관계회복을 위해 전문기관과의 상담을 많이 연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2018년 각각 4300여 건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4100여 건으로 소폭 감소했다”며 “관계개선을 통해 가정폭력의 재발을 막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상담소와 연계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사례를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중 미성년자 22% 차지
7세 미만 아동 가해자 사례도

성폭력 상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강간과 성추행이 줄고 사이버 성폭력이 늘어난 점이다. 지난해 강간과 성추행 관련 상담은 2018년보다 각각 54건, 41건이 줄었으나 사이버 성폭력은 10건 늘어난 37건으로 집계됐다.

가해자 연령대도 점차 어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해자 중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42건 중 95건인 약 22%로 2018년 18%와 비교할 때 약 4%포인트가량 늘었다. 특히 7세 미만의 아동이 가해자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고발 결과를 살펴보면 불기소의 경우 3건(1%)으로 2018년 27건(5.6%)보다 줄었으며 합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소하는 경우는 예년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n번방 사건, 리벤지 포르노 유출 등에 따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처벌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평택성폭력상담소 김지숙 부소장은 “사이버 성폭력은 최근의 사회적 이슈로 인식이 바뀌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에 도움과 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을 통해 도움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고 초등학생이 가해자인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데 미디어의 영향”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에 따라 어릴 때부터 왜곡된 성에 대한 학습이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이 절실한 상황으로 성문화센터의 설치가 시급하다”며 “지금의 성폭력 예방 교육은 한계가 있어 성문화센터에서 피부로 와닿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성에 대한 인식이 바로잡히면 성폭력 예방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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