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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살 이군자 할머니, 미술학도를 꿈꾸다3수 끝에 고졸 검정고시 합격
김윤영 기자 | 승인 2020.07.01 12:04
이군자(79)씨

[평택시민신문] “새로운 것을 알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올해 79세에 접어든 이군자 할머니는 3번의 도전 끝에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요새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활기찬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배움

이군자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태어나 1945년 8.15 광복 즈음부터 평택에서 살아왔다. 어연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었으나 6.25전쟁 등으로 배움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25살에 결혼해 10남매의 맏며느리가 됐다. 이후 수년 전 작고한 남편과 사이에 3남매를 두고 살다 보니 어느새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게 됐다.

“항상 공부를 계속 하고 싶었습니다. ‘아는 게 힘이다’라고들 하잖아요. 제 내면을 채워줄 양식을 욕심내며 살았지요.”

이 할머니는 18살에 동네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익혀 <명심보감>을 읽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20년 전부터는 동양화를 배워 여러 대회에서 상도 타고 개인전도 열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은 늘 채워지지 않았다.

“이러다 평생의 한으로 남을 거 같았어요. 수년 간 망설이다 4년 전 집 근처에 검정고시기관인 ‘상록평생학교’를 찾아갔죠.”

오랫동안 갈망하던 배움은 단비 같았다. “신기하게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과학 시간에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공식이 생각나더라고.”

 

미술대학 진학 준비 중

이 할머니는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2번 실패하고 3번째 합격했다. 입시 실패의 원인은 국어. 그는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듣도 보도 못한 문장이 나오는 ‘국어’ 과목이 제일 어려웠다”며 “합격할 때 국어 점수가 48점인데 그전에 얼마나 못했는지 28점 맞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노력하면 뭐든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수학도 정말 어려웠다”며 “요즘 학생들이 왜 수학을 포기하는지 알 거 같다”고 웃었다.

중졸·고졸까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온 이 할머니는 이제 또 다른 계단을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20년간 동양화를 그려온 경험을 살려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동양화를 문인화, 민화, 수묵화 순으로 차례로 익혔어요. 대학에 가서 전문적으로 한국민화를 배우고 싶습니다.”

이 할머니는 “평택 근처에 통학할 만한 미술대학이 없어 고민”이라며 “정 안 되면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할 생각”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이 할머니는 “평생의 한으로 남을 뻔한 배움에 대한 갈망을 풀 수 있었던 건 상록평생학교 덕분”이라며 “제게 도움을 주신 이한칠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민아카데미 상록평생학교는 1993년 개교한 평택지역 유일의 성인 초등· 중등학력 인정 기관이자 검정고시 기관으로 지난 27년간 250여 명의 검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하며 소외계층 평생학습에 힘써왔다.

지난 5월 치러진 1차 고졸 검정고시에 이군자 할머니를 비롯해 모두 5명의 성인학습자를 최종 합격자로 배출했다. 김윤영 기자

김윤영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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