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함께 기억하고 행동합시다”

[평택시민신문]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평택기억행동’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온라인 캠페인 ‘기억·약속·책임’을 지난 7일 시작해 16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취지로 올해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 행사를 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전개됐다.

평택기억행동은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법으로 16일 오전 10시 묵념, 마스크에 노란 리본 새기기, 노란 리본 달기·만들기 등의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또 이들 공동행동을 사진 또는 동영상으로 기록함으로써 새로운 추모의 의미를 형성해 평택의 행동으로 4·16 연대에 전달할 계획이다.

기억행동 관계자는 ”공동행동을 통해 시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온라인 추모 문화를 형성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택기억행동은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연대체로서 평택시청소년단체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30여 개로 이뤄졌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평택 청년들

평택기억행동의 캠페인에 참여하는 평택 청년들을 만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할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이들에게 던진 질문은 ①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문제점은, ②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가, ③세월호와 같은 참사를 막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등이다. 각 질의에 대한 평택청년의 답변을 정리해보았다. 

 

 

“어른들의 말은 항상 옳은 것일까?”

조수민(22·평택대3)

① 구조가 아닌 ‘탈출’을 한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었고, 희생자들은 선생님과 승무원들의 말을 듣고 기다리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선생(先生)은 먼저 인생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아마도 그날의 상황이 제게 닥친다면 저도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되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참사는 제게 큰 혼란을 주고 이 질문을 하게 합니다. “어른들의 말은 항상 옳은 것일까?” 6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질문합니다.

② 어떻게 기억을 해야 하지 그들의 슬픔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요?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내 주변이 바뀌더라도 4월 16일 그날이 오면 꼭 그들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사건으로 희생자가 더 생기지 않도록 제가 눈감는 그 날까지 기도하면서 그들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③ 무엇보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개인의 민감도도 높이고 정부의 대처도 잘해야겠죠.

 

“참사 막으려면 슬픔에 공감할 수 있어야”

강현구(24·평택대1)

①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제가 가장 크게 느꼈던 문제는 어른들의 무책임함입니다. 조금만 책임감이 있어서 승객들과 학생들에게 신속하게 대피하라고 방송만이라도 했다면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기피한 행동이 세월호 참사를 남겼다고 봅니다.

② 당시 세월호의 아픔은 어느덧 어른이 된 제게 책임감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줬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 때의 아픔과 슬픔을 잊지 않고 기억해 또 다른 아픔을 깃댄 날이 이제는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③ ‘나랑 상관없어’라는 생각은 또 다른 참사를 낳을 수 있습니다. 참사를 막으려면 먼저 그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슬픔에 공감하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다른 행동으로 기억하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기억에 대한 책임을 부여합니다. 이 책임감은 더 연결되어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행동할 것”

김유정(25·흥사단 청년아카데미)

① 고등학교 3학년 봄, 당시 학교 자습시간의 적막함을 깨고 들려온 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기억납니다. 헐레벌떡 뛰어와 우리가 작년 수학여행에 탔던 세월호가 사고 났다는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사고가 나기 1년 전에도 불안정했던 그 배를 왜 계속 운행했을까요? 사고가 나야만, 누군가가 죽어야만 그제야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원망스럽고 한탄스러웠습니다. 또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그 모습들에 화가 났었습니다.

② 세월이 흘러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나의 작은 움직임이 비록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온 마음 다해 희생자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혀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해 보려고 합니다.

③ 사고가 발생한 후 변화의 바람이 불어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고 보완하여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요!

 

[기고] “세월호는 우리에게 심리적 걸림돌이 돼야 한다”

김영정
평택평화센터 회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요즘이지만 봄은 왔다. 벚꽃이 꽃비를 내리며 4월 16일을 맞이하고 있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서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한 지 6년이 되고 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했던 선원들은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했고 국민은 TV 생중계로 세월호의 침몰과정을 지켜보았다. 침몰 후 구조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실종자 9명을 포함해 304명의 희생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얼마 전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어르신이 TV 속 세월호 배지를 달고 있는 어떤 국회의원 후보를 향해 “여행가다 사고로 죽었는데 아직도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교통사고 난 사람들 다 보상해 주느냐, 그만큼 보상을 했으면 되었지 언제까지 우려먹을 것이냐”며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계셨다. 할아버지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은 세월호가 침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도 많았던 터라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지 말아야 할 것은 스스로 하는 질문이다. ‘혹시 그럼 나는 어떤가?’ ‘우리는 어떤가?’라는 물음에 자유로울 수 있는가?

독일 거리에는 슈톨퍼슈타인이라는 황동판이 7만5000개가 있다. 우리나라 말로 걸림돌인 슈톨퍼슈타인은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마을 주민의 이름과 희생된 해를 적은 보도블록이다. 독일인은 일상에서 매일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희생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경계하고 또 경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있어 심리적 걸림돌이어야 한다. 이 시기만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국가는 왜 국민을 구하지 못했는지, 우리가 그렇게 말했던 안전한 나라는 얼마만큼 왔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마음 한구석에 걸림돌을 갖고 있어야 다시는 세월호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7년이 지나 다시 봄을 만나고 또 10년이 지나도 말이다. 그리고 이는 내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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