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평택시민신문] 지구촌이 몇 달째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918년을 휩쓴 스페인독감을 소환한 건 가공할 전파력 때문이다.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열기마저 뒤덮어버릴 만큼 악성 바이러스는 우리네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관련 뉴스를 접하는 심정이 하루하루 조마조마할 뿐이다. 문제는 예방을 위해 저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다 보니 산업 생태계가 붕괴 지경에 이른 점이다. 일자리 감소로 실업급여 신청과 고용유지지원금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 위기를 느낀 정부와 지자체는 서둘러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찬반이 엇갈렸던 무상급식의 결과가 좋았듯이 부디 생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큰 사달이 난 원인은 무엇일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지가 중국이든 아니든 전문가들은 형편없이 망가진 자연환경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 책임은 난개발을 부추긴 세력들이 져야 마땅하다. ‘아나바다운동’에 게으른 이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근검절약은 인류 공동체에서 늘 유효한 가치이자 덕목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오늘날 모두가 겪는 뼈아픔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기저 질환을 가진 고령자의 치사율이나 세대를 불문하고 금연을 권면하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못된 바이러스가 끈적끈적하게 기도를 틀어막아서란다. 그런데 요즘 눈에 띄게 맑아진 하늘을 보며 심호흡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차제에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절감하는 건 다행스럽다.

어쨌거나 한국 정부의 발 빠른 대처에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올라가는 그래프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프랑스와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의 정상들이 대한민국을 향해 방역 체계에 대한 지원을 간청하고, 얼마나 다급한지 진단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직접 공수해 가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 헌신적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고마운 손길이 있다. 열악한 현장을 굳게 지키는 영웅들이 없었다면 이처럼 슬기롭게 난국을 돌파하기는 어려웠을 터다. 특별히 정은경 질병본부장의 치밀한 일처리는 퍽 놀라울뿐더러 국내외 기자들이 쏟아내는 의문점들을 소상히 답하는 자세야말로 공직자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언제 자느냐는 질문에 1시간보다는 더 잔다는 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반면에 이 와중에 경제 논리를 앞세워 올림픽 개최를 고집한 아베 총리의 처지가 참 딱하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늑장 대처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둘 다 판단 미숙에 따른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참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이비 종교인들이 촉발한 사태라서 그렇거니와 일부 기독교 맹신자들의 행태 역시 개탄스럽다. 혹여 남에게 피해를 입힐세라 매사 조심하는 사회구성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의 깊게 살필지어다. 매스컴을 통해 생생히 보다시피 딴 나라처럼 사재기를 서슴지 않는 민낯을 부끄러이 여기거든 말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활력소는 희망의 힘이다. 배려와 나눔은 상생의 지름길이다. 백신 개발의 기대치와 전 국민 의료시스템의 강점을 확인한 바도 한껏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그럴수록 막바지 병원균 퇴치를 위한 ‘국민건강 행동수칙’은 기본이다. 나아가 해괴한 변종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한다. 평소 면역력을 길러야 회복 탄력성이 생긴다. 똑바로 걷기나 가벼운 등산 등 몸에 맞는 운동은 필수다. 준법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자고로 품격이란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는 법이다. 바야흐로 우리 국민의 선진의식과 국격을 세계만방에 떨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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