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전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고앤두인터내셔널 회장
몽골 국립생명과학대 초빙교수

[평택시민신문] 유난히 춥지 않았던 겨울. 겨울은 한 번쯤 매섭게 추워야 제맛인데하는 아쉬움도 잠시. 이번에는 따뜻해야 할 봄이 따뜻하지 않다. 봄과 함께 4·15 국회의원 선거로 뜨거워져야 할 사회적 분위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바짝 얼어붙었다.

이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얼음짱 속에서도 6년 전 평택에 조직된 한몽AGGA포럼에서는 몽골 환경 전문가와 󰡐한·몽 대기오염과 건설폐기물의 효율적인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2월 17일 제7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2015년 8월 몽골을 방문한 후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환경세미나가 어느덧 7회째를 맞이한 것이다.

그런데 하루 전 긴급연락. 16일 몽골에서 7명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몽골국립생명과학대 부총장 및 교수 3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참한다는 연락을 해왔다. 대학 당국에서 외국 출장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어쩔 수 없었다. 다행이 셀렝게 아이막의 투바드락 부군수와 울란바토르 대기환경연구소 푸제 소장 등 4명이 참석, 국립한경대 환경연구소와 함께 하는 공동세미나는 안성시 자원회수시설(일명 쓰레기 소각장) 홍보실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세미나를 시작하기 전 안성시 자원회수시설에서 준비한 비디오를 통해 󰡐쓰레기 발생에서부터 소각, 그 열로 자원을 회수󰡑하는 전 과정을 관람했다. 안성시는 이제 안성시 인구가 20만이 넘으면서 제2의 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그날 소각장에 모여진 쓰레기들 중 어떤 것들은 귀중한 선물과 음식물을 포장했던 포장지로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 일테면 한순간 사람들을 기쁘게 하다가 소각되고 있었다. 이 과정이 출생해서 성장하다가 사망하고, 끝내는 화장으로 한 줌의 재가 되는 인간의 일생과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자원회수시설 소개가 끝난 후 몽골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해 푸제 소장, 효율적인 폐기물처리 방법에 대해 한경대 안진선 교수, 몽골 대기오염감소를 위한 녹색기후기금(GCF기금) 확보방안에 관해서는 필자가 발표를 하고 종합토론에 들어갔다. 그런데 토론에 참여했던 한경대 김인배 교수는 󰡐쓰레기를 사랑하라󰡑,󰡐쓰레기를 사랑하자󰡑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동안 시민운동 차원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던 나는 한방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쓰레기를 사랑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성찰했다. 쓰레기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그동안 환경전문가들로부터 들어온󰡐쓰레기 사랑󰡑이란 무엇인지 정리해보았다. 첫째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음식을 만들고 난 후 먹다 남은 잔밥이나 반찬은 가능하면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통해 발효해서 텃밭의 거름으로 사용하는 것이 음식물 쓰레기를 최고로 사랑하는 것이다. 몇 년 전 어느 환경운동가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배가 부른데도 앞에 나온 반찬을 다 먹고 있었다. 본인이 환경운동을 한 후 가능하면 먹을 만큼만 먹되 반찬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고기나 삽겹살을 먹더라도 최소한 아주 적게 알맞게 먹는다고 했다. 한 마리의 소나 돼지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사료를 만들기 위해 자연은 더욱 빠르게 사막화되고 있다고 했다.

둘째는 흔히 사용하고 있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제품을 아주 적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텀블러를 더 많이 사용하고, 물을 아껴 써야 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내용은 누구나가 다 아는 평범한 내용이다. 이러한 사례들이 바로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사랑하는 실천 방법이다. 최근 아파트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비양심적으로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로 이어지는 변종 바이러스는 결국 인간이 편하게 살기 위해 생산되는 발전 전기와 환경파괴, 그리고 각종 폐기물들을 마구 버리고 쓰레기 취급할 때 생성되고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이겨내서 다음 네 번째 악성 바이러스는 아예 발생하지 못하도록 쓰레기를 사랑하자.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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