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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은 청산해야 할 구시대 적폐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20.02.19 15:20

나정희 평택미래전략포럼 사무국장

[평택시민신문] 제승방략은 조선시대의 군사 체제다. 적의 침공이 있으면 주변 지역의 군사들을 미리 정한 지점으로 모이게 한 다음, 중앙에서 파견한 장수로 하여금 이들을 지휘하게 하는 방어 체제를 말한다.

한마디로 제승방략은 병력은 지방에서, 전문 지휘관은 중앙정부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장수를 중앙에 묶어두어 군사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여 지방 통제와 방어를 동시에 겸하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임진왜란 때 모든 단점을 노출하면서 폐기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신립의 탄금대 전투이다. 신립은 북방의 여진족 토벌에 혁혁한 공을 세운 조선시대 최고의 명장이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삼도순변사로 충주로 출진했다.

왜군과의 전투를 벌일 장소를 물색하는데 막하 군졸인 김여물은 새재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매복과 유격전을 건의했으나 부하장수인 이일은 “매복전을 펴면 억지로 동원되어 애착이 없는 병사들이 전부 도망을 칠 것”이라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자 신립은 군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장수의 말을 따라 병사들의 후퇴가 불가능한 배수진을 결정하고 충주 탄금대에서 왜군과 전투를 벌였다.

그 결과 3만여 조선군은 10만여 일본군의 집단총격으로 대패하였고 그 자신은 탄금대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자결하였다고 한다. 그 후 왜군은 한양까지 파격지세로 진군하였다. 이와같이 제승방략은 현지 사정을 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모은 병사를 신뢰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중앙에서 파견된 장수가 적과 싸우도록 하는 것이라서 패배를 예약해놓고 승리를 천운에 맡기는 필패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4월 15일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불과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평택을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전략공천은 상대당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지역구에 중앙당 공천기구가 당내 인물이나 외부영입 인사를 공천하는 제도이다.

즉 당지도부가 해당 지역구민 및 당원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임의로 공천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평택은 도농복합 도시이며 보수적 성향이 강한 도시이다.

특히 평택을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보다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 지역이 더 넓은 선거구이기 때문에 평택갑 지역에 비해 더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은 특성상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본 사람에게 표를 주지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데 지역 연고까지 없는 이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 평택을 지역은 국회의원 1인당 인구수가 대략 35만으로 평균 국회의원 1인당 약17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최상위 지역에 해당된다. 다른 지방의 전략공천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유권자를 상대해야 하는 곳이다. 불과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인물이 과연 얼마나 많은 유권자를 만나고 설득하여 승리에 필요한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평택은 전국 평균에 비해 투표율이 상당히 낮은 지역이다. 최근 지방선거에서도 평택지역은 53.3%의 투표율을 기록하여 전국 평균 60.2%, 경기도 평균 57.3%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낮은 투표율이 의미하는 바는 평택시민과 잦은 접촉이 없는 인물이 하는 선거운동의 대부분은 헛수고로 돌아갈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5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략공천으로 외부인사를 공천한다는 것은 임진왜란 때의 제승방략과 같이 필패 전략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전략공천으로 외부인사가 투입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전략공천 자체가 일방적이고 하향식으로 후보를 정하는 방식이므로 쌍방적이고 상향식으로 후보를 선출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시스템공천을 최대로 하고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기존 방침과도 어긋난다. 평택시민의 의견은 물론 당원들의 의견조차 배제한 전략공천은 수개월 동안 밤낮없이 선거운동을 했던 예비후보들과 그들을 응원했던 당원과 지지자들을 무시한 횡포이자, 그들의 모든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반민주적 폭거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중앙당의 이러한 전횡은 당원들의 사기를 꺾고 평택시민들에게는 정치혐오를 일으켜 이번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무기력으로 표출되어 민의를 왜곡하는 선거결과를 만들 것이다. 또한,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력은 불신과 반목의 깊은 수렁에 빠져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오랜 시간을 소모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전략공천은 이번 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의 전략공천 제안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며, 당원과 평택시민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선 참여를 보장하여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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