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발 권력독점과 독재의 강렬한 공포

김종기 문화비평가

[평택시민신문] 검찰개혁의 핵심은 정치 중립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통제이다. "객관의 중립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것이 현대과학이 규명한 진실이다. 우리는 존재하지도 실현될 수도 없는 정치 중립이라는 현학적 미사여구로 개혁을 위장하고, 국민의 통제를 차단하며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특권을 공고화하려는 검찰의 의도를 직시해야 한다. 특권 세력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고, ‘열린 사회’의 적들이며 민주의의를 붕괴하는 개혁의 저항자들이다. 우리가 즐겨 쓰는 ‘나라다운 나라’의 요체는 모든 권력이 국민의 통제 안으로 들어오고 장악되는 것이며 통제되지 않는 특권의 반칙과 불공정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이다. 국민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고 공정한 룰과 기준의 적용을 받는 사회이다. 룰이 공정할 때 사람들은 수긍하고 승복하고 통합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고 인간의 잠재력과 사회의 활력이 살아난다. 불공정과 불의가 횡횡할 때 인간은 좌절하고 사회는 공허하고 국가는 침체되어 간다.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특권과 반칙이 존재한다. 선출직의 특권과 반칙은 차라리 양호하다. 그들은 4년마다 선거라도 치른다. 선출직보다 더한 공무원들과 공공기관들의 특권, 법으로 통제되지 않는 전문직종과 대기업 ‘귀족 노조’ 및 종교집단의 공고한 특권, 심지어 이장과 통반장, 아파트 대표의 특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가를 장악하는 진정한 거대 특권은 경제안보를 방패삼은 경제재벌, 언론자유와 권력의 견제를 무기삼은 언론재벌, 그리고 정치중립을 이용해 국민의 통제 밖에서 군림하는 검찰과 사법부의 권력이다. 특히 검찰은 국가의 독점 권력인 ‘국민에 대한 합법적 폭력’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국민을 잡아가고 압수수색하고 심문하고, 죄목을 지어서 재판에 넘겨 죽이거나 감옥살이를 시키는 기관이다. 검찰의 수사권과 체포권, 압수수색권과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은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는 가장 본질적이고 강력한 통치 권력이다. 구시대 독재자들이 국민을 통제하는 가장 유효하고 유용한 수단이었다. 민주화는 바로 이러한 통치 권력에 대한 국민의 합법적 통제를 강화하여 제한하고 견제하고 분권화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민주국가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통치 권력의 집행권한이 검찰에만 집중되고 독점되고 있다는 것은 경악스런 아이러니이다.

드디어 검찰이 검찰개혁을 표방하는 법무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중 지명자의 가족을 전광석화와 같은 작전처럼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장관 청문회가 끝나기 전 시나리오처럼 지명자의 부인을 기소했다. 이것은 수단이 되어야할 검찰이 스스로 권력이 되어서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 것이고,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의 대의 정치를 부정한 것이다. 작금 검찰의 행위는 국민이 선출한 최고권력 대통령이 통제할 수 없는 거대권력이 대한민국에 존재함을 보란 듯이 보여줬고, 검찰 권력에 도전하는 자를 어떻게 합법적으로 능멸할 수 있는지를 국민과 정치권을 향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들이 독재시설 저항했던 국민을 탄압하고 죄목을 씌우고 전임 대통령까지도 죽음으로 내본 그 수법과 행태를 보여준 것이다. 그들의 권력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합법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고하고 정밀하며, 법을 어기고 저항하는 것은 곧 불법이고 부도덕하다는 사회적 대명제가 있기에 너무 치명적이다.

이러한 검찰 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민주화와 정치중립의 과정에서 더욱 공고화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다. 다른 권력기관의 자의적 불법과 탈법이 통제되면서 검찰의 상대적 권력이 강화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면서 국민의 통제가 차단된 것이다. 이제 검찰은 누구에게도 견제 받거나 통제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것이다. 그들은 독점적 권력과 정보력을 이용해 언론의 여론전, 경제재벌의 자금력, 이해를 함께하는 정치세력의 전투력을 조직화하고 동원하는 역량까지 갖춘 느낌이다. 작금의 검찰과 언론과 정치권이 보여준 일사불란한 여론몰이와 공격력은 이러한 추론을 가능케 한다. 국민들의 대립과 분열은 그들이 성장하는 양질의 토양이다. 그들은 진보의 아이콘인 공정과 정의의 허상을 까발림으로써 국민의 공분과 공감을 끌어내고, 개혁의 진정한 주체가 검찰 자신들임을 보여주는 상징까지 확보하고 큰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털면 먼지가 안 나올 수 없는 모든 국민들에게 저항하기 힘든 두려움과 공포까지 심어줌은 물론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기로에 선 순간이다. 대한민국이 모든 거대 특권을 해체하고 공정과 정의로운 나라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거대한 특권의 연합체가 국민과 국가위에 군림하는 독점 독재국가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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