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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세상영농조합 이혜인 대표평택 로컬크리에이터가 만든 우리 술 ‘호랑이배꼽 막걸리’
박민아 기자 | 승인 2019.09.04 11:14

[평택시민신문] 한반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봤을 때, 배꼽 자리에 위치한 평택에서 만들었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 호랑이배꼽 막걸리. 100% 평택에서 나는 쌀과 암반수를 사용해 100일간 저온 숙성을 거쳐 만드는 평택지역 특산주다. 호랑이배꼽 막걸리를 탄생시킨 서양화가 이계송(71) 화백은 2000년대 여행한 남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영감을 받아 고향 평택에서 술 만들 계획을 세웠다.

호랑이배꼽 막걸리의 생쌀 발효는 생과를 껍질째 사용하는 와인 제조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화백이 시작한 양조장은 이제 포토그래퍼 출신의 막내딸 이혜인(39)씨와 가족이 함께 운영한다. 밝은세상영농조합의 양조장은 공장형이 아닌 70년이 지난 고택을 양조장으로 사용해 상업양조를 하는 곳 중에서도 규모가 작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이라고 불린다. 2대째 예스러움을 간직하고, 그곳에서 예스러운 술을 이어가고 있는 이혜인 대표, 그녀를 만나 우리 술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밝은세상영농조합 이혜인 대표

로컬크리에이터 이혜인 대표

저를 소개할 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요. 사진가, 양조가, 평택문화해설가, 로컬 크리에이터. 이중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내 고향 평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로컬 크리에이터’입니다. 평택은 공업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 지역은 원래 전형적인 농업지역이었어요. 아버지가 처음 술을 만들게 된 계기도 평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고, 저 또한 그런 생각에 동의하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단순히 술을 만들고 파는 사람이기보다는 지역의 문화, 예술, 농촌다움을 지켜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평택에서 나는 쌀만 가지고 술을 만드는 사람인데 이 자연, 농촌이 없으면 술을 만들 수 없잖아요. 요즘 저의 가장 큰 화두는 ‘지속가능한 농촌이 가능해야, 지속가능한 우리 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지속가능함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농촌을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가’라는 좀 더 넓은 개념으로 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양조장을 물려받게 된 계기는?

‘물려받았다’라는 말은 저희에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에요. 저 혼자만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4명의 식구들이 모두 함께 이뤘고 현재에도 다함께 진행형이기 때문이죠. 대학을 가면서부터 고향을 잠시 떠나 서울과 해외에서 사진작가로 일을 했었어요. 처음에는 도시생활이 너무 신나고 늘 새롭고 좋았었는데, 어느 날 부턴가 도시생활이 점점 힘들어졌달까요? 역시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초록을 보고 살아야 한다고... 그 때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워낙 술과 미식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아버지가 개발하신 호랑이배꼽 막걸리를 맛보고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함께 만드는 사람이 됐습니다. 보통 귀농‧귀촌하는 분들은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토박이입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기보다 고향이 얼마나 좋은지 깨우쳤고, 그래서 다시 돌아온 사람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다보니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아요.

호랑이배꼽 막걸리의 특징은?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비옥한 땅에서 생산한 평택 쌀로만 만들어집니다. 막걸리는 보통 쌀을 쪄서 밥이나 떡, 죽으로 만들어 누룩을 더해 발효시켜 만들지만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익히지 않은 생쌀을 사용해서 술을 만들어요. 생과일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와인제조 기법에서 착안했죠. 익히지 않은 쌀로 술을 만들면 일반 막걸리보다 발효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려요. 40일 발효하고 2~5도에서 저온숙성까지 거쳐 총 100일의 숙성기간을 가집니다. 숙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의 미숙주를 마시면 트림이 나온다거나 속이 불편할 수 있는데, 저희는 충분히 숙성된 완숙주를 판매하죠. 또, 아스파탐 계열의 인공감미료 같은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성분으로만 만들었기 때문에 숙취가 거의 없다는 평이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호랑이배꼽 막걸리를 찾는 이유는?

상품을 알리기 위해 따로 홍보나 광고를 하진 않아요. 정말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전국에서 찾는 술이 됐습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 상품을 찾는 걸까? 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 업계 분들이 호랑이배꼽 막걸리처럼 네이밍과 스토리텔링이 완벽한 술은 처음 봤다고 말하시더라고요.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제품은 네이밍과 스토리텔링까지 컨설팅 업계가 만들어내지만 저희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억지로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에요. 저희가 이곳에 살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를 제품의 이름과 스토리로 엮었기 때문에 굉장히 자연스럽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거죠. 지역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은 게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밝은세상영농조합의 모든 제품 한자리에

평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역 특산주

평택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호랑이배꼽 막걸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평택과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저희 술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아 평택이 호랑이배꼽 자리에 있었구나’라는 반응들을 보이세요.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로 이어지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실제로도 ‘평택의 풍요로운 농업을 기반으로 이렇게 좋은 술이 나왔습니다’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지역이 우리 술을 홍보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역을 소개하는 거죠. 그만큼 평택을 기반으로 평택다운 지역 특색을 가장 잘 살린 술이기 때문에 전통주라는 포괄적인 표현보다는 지역 특산주로 소개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소호’라는 증류주 같은 경우는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문화상품 개념으로 만들었습니다. 식문화의 정점에 술에 있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련된 제품으로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최대한 이 지역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외부에서 알아주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지역 분들이 많이 찾고 알아주세요.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 분들의 사랑을 받는 술이 됐으면 합니다.

박민아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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