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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가 사회안전망 훼손하는 빌미되선 안돼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08.14 10:21

권현미 사무국장 
평택 건강과생명을지키는 사람들

[평택시민신문]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노-재팬 운동이 뜨겁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일본제품 안 쓰고 안 사기,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대일본 관련 뉴스는 애국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재들,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를 수출 규제해 우리 경제 발목을 잡으려는 듯한 일본의 저의는 매우 불순하다. 포토 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리이미드 레지스트 등 소재인데 현재 비축분과 반도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소재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논의들을 뉴스로 접할 때 마음 한켠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불편하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불화수소는 독성이 매우 강한 기체로서 습기와 접촉하면 부식성과 침투성이 매우 높은 산을 만들기 때문에 맨눈에 노출될 경우 각막을 급속히 파괴하여 실명 우려가 있다. 또한 이를 농축해 플루오린화 수소산의 형태로 만들 경우 강한 부식성으로 인해 유리까지도 녹일 수 있는 초강산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2년 구미에서 누출되어 큰 피해를 남긴 사례가 있으며, 특히, 평택은 삼성반도체 평택공장이 들어서면서 불화수소의 원료가 되는 특수가스들을 다루는 공장들이 따라 입주하여 지속적인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9일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원내 회의와 언론을 통해 이달 중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둔 화평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 및 화관법 (화학물질 관리법)개정안 제출을 예고했다. 신의원은 “화평법과 화관법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R&D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걷어낼 필요가 있다”면서 화학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걸림돌” “ 불필요한 규제 ”로 표현했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 뿐이 아니다. 대일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화학물질에 대해 파격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경제 전문가들의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다. 어서 매우 우려스럽다.

필자가 평택건생지사(평택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 사무국장으로서 전국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와 연대해 활동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의 양은 엄청나고 그 많은 화학물질들의 유독성이나 해악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게 미미하다는 것이다. 화학물질들은 유해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채 양념으로 식품에 첨가되기도 하고, 옷에 바르고, 책에 바르고, 화장품과 휴대폰에도 쓰여 진다. 그리고 이를 생산해내는 기업들에 대한 규제와 법률들은 너무도 허술해서 구멍이 숭숭 뚫린 커다란 그물망에 비유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규제를 완화하자 주장하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관계 법령들은 지금도 매우 허술하다. 얼마 전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발화점이 고작 40도에 불과한 화학물질들이 지하에 보관되어 있다가 폭발한 사고가 가까운 안성에서 있었다. 그리고 소중한 소방관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사회 안전망을 훼손하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화평법과 화관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그 방향은 더 촘촘하게 규제하고, 까다롭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다.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한 해법을 산업안전 절차 간소화나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연장 등에서 찾는 편법은 안 된다. “개싸움은 국민이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고 SNS를 달군 글귀에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이유를 되새겨봐야 한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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