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평택시민신문] 지역의 일을 지역주민 스스로 결정한다는 지방자치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다.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지방자치의 본질이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 중앙집권적인 지방행정은 시민들의 참여에는 관심이 없었다. 시민들은 단지 통치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시민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중앙’지향적이었다. 중앙정부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지방행정의 일차적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대표를 스스로 선출하고 이 대표들이 유권자인 시민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여 지방행정을 이끌어가며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현대 지방자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방행정이 관료화하지 않고, 즉 공무원중심이 아니라 시민중심의 행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현대 행정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며 또 변화를 선도하여야 한다. 이 변화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지방행정도 물론 변화하는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의 변화가 관료제 내부의 시각과 관점에서의 변화였다면 지금의 변화는 관료제 외부로부터의 변화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부의 힘은 시민사회이다. 지방행정의 새로운 변화는 시민사회의 관점에서 시민이 중심이 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공무원 중심의 발상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민들의 시각에 의한 지방행정이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다. 사회변화의 속도와 폭이 갈수록 광범위해지는 현실에서 행정체제 내부의 역량만으로는 이 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행정체제 외부의 시각에 의한 변화가 더욱 요구되는 이유이다.

행정체제 외부의 힘은 시민사회이다. 시민중심의 변화는 시민사회의 역량을 전제로 한다. 시민사회의 역량이 강화되어야만 시민중심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시민사회의 역량은 시민의 역량을 전제로 한다. 지방자치의 역량은 시민의 역량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시민의 역량에 대한 불신이 깊게 깔려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특히 지방자치를 논의할 때는 ‘시민의 역량 없음’을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사회이다. 이는 시민의 역량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 시민의 역량은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를 위한 시민들의 역량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시민역량 강화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시민사회의 조직화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민단체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특히 지역을 단위로 한 시민단체의 기능 활성화는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개인의 역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민의 역량을 조직화하는 일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시민단체 활동은 지역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며 이는 결국 지방행정에 대한 견제와 변화를 이끌어 가는 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 평택시의 공식 구호이다.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의 전제는 시민의 역량이다. 지방행정체제가 지역사회를 일방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중심에 서서 지역의 일을 자발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평택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 중심의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 시민단체, 시민의 역량이 강화되어 한다. ‘새로운 평택’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구호에 그치지 않는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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