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네트워크와 그린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독특한 도시숲 조성의 전략을 작동한다면
평택시의 도시숲은 분명 모범적인 성공사례 될 것

홍광표 교수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사단법인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평택시민신문] 도시숲이란 말 그대로 도시에 조성된 숲을 말한다. 그러니까 도시숲은 인공자연이 되는 셈이다. 물론 도시공간에 본래부터 있던 천연적인 숲도 도시숲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인간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조성된 숲을 도시숲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시숲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산림청에서 도시민들에게 자연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시에 숲을 조성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도시숲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도시숲을 만들게 된 목적은 도시에 자연을 공급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숲이라는 것이 자연생태를 품고 있는 하나의 유기체적 요소이기 때문에 자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에서 도시숲은 실로 오아시스와 같은 기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도시숲이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도록 의미가 확장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도시숲이 도시에 자연을 공급하고,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도시숲 조성을 위한 분명한 방향의 설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방향을 설정하지 않은 도시숲 조성의 결과는 우리 주변에 나무 몇 그루 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니면 도시의 자연적 맥락을 연결하기 위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이러한 것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인가?

목적이 분명해졌으면, 도시숲의 조성위치와 도시숲의 조성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것은 도시의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적 여건이 어떠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도시숲이 천연자원과의 연결성이 매우 중요하고, 인공환경의 영향성과 밀접하게 연관지으면서 조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시숲 조성이 도시마다 그 도시의 환경을 반영한 독자적인 틀을 가지고 조성되어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평택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또 다른 의사결정 요소로는 도시숲 조성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어디까지 도시숲을 조성할 것인가 그리고 어느 것부터 시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만 경제적이고 실효적인 도시숲을 조성할 수가 있을 것이다. 정해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가장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논리가 도시숲 조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인자가 될 터인데, 그렇다면 평택은 이 부분에서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인가?

도시숲 조성의 목적과 방향이 결정되었으면, 이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차례다. 평택의 전략적 도시숲 조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으로 나는 그린네트워크와 블루네트워크를 동시에 작동시켜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일반적인 도시에서 생각하는 도시숲 조성은 도시에 존재하는 기존의 녹색환경과 도시숲을 연결시키고, 정주지 주변에 녹색환경을 조성하는 그린네트워크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이러한 도시숲 조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택은 다른 도시와는 매우 다른 환경적 여건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물길이 평택시를 나무의 줄기와 가지처럼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환경적 특성을 가진 도시에서 가로수 심고, 학교숲 만들고, 아파트 주변에 녹지를 조성하는 정도로 도시숲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평택시가 얻을 수 있는 도시숲의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는 일이 될 것이다.

블루네트워크는 120년 전에 미국의 시애틀에서 시험한 공원계획의 전략으로 성공한 모범적 사례이다. 시애틀은 바닷물이 시애틀 전역에 구석구석 유입되는 환경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제대로 활용하여 도시에 물의 네트워크를 결합한 것이 바로 시애틀의 블루네트워크인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수환경적 측면에서 볼 때, 평택시와 시애틀은 많이 닮아 있다. 물론 시애틀은 바닷물, 평택은 강물이라는 것이 다를 뿐인데, 바닷물보다는 오히려 강물이 건강한 식물환경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더 유리한 조건이 된다. 따라서 안성천과 진위천 및 다수의 소하천을 평택 도시숲 조성의 줄기로 삼고, 그것에 산과 들 같은 자연환경과 사람들이 이루어낸 인공환경을 붙여서 엮어낸다면 오히려 시애틀보다 더 훌륭한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블루네트워크와 그린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독특한 도시숲 조성의 전략을 작동한다면, 평택시의 도시숲은 분명히 모범적인 성공사례가 될 것이 확실하다.

평택시의 도시숲 조성이 평택의 중요한 자원이 되어 평택이 살기좋고,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선다. 그런데 그것을 누가 만들어 내야 할 것인가? 도시숲 조성은 시 차원에서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하고,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시행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평택에 사는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을 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블루네트워크와 그린네트워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평택시의 도시숲 조성은 평택시민, 전문가집단, 평택시가 결합되는 도시숲 조성 아이디어뱅크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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